전주대사습놀이 다시 또 얼쑤! 일어나야 한다 <1>
전주대사습놀이 다시 또 얼쑤! 일어나야 한다 <1>
  • 최정철
  • 승인 2018.03.06 11: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7년도 전주대사습놀이에 대한 총평을 보면, 심사제도 개선에 대한 언론과 국악계의 긍정적 평가, 타 유사 경연대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운영 체계에 대한 지적, 이 둘로 압축할 수 있다. 2017년도 경우는 죽어가는 대사습놀이를 심사제도 개선이라는 심폐소생술로 숨을 돌려놓느라 다른 쪽에는 눈 돌릴 겨를이 없었으나 이제 다른 환부는 또 없는지 맥도 짚어보고 침통도 흔들어 봐야하지 않을까 싶다. 필자는 2017년도 대사습놀이 총감독직을 수행했기에 소회가 없을 수 없고 또 오래 전부터 대사습놀이를 유심히 지켜보면서 생각해 둔 바 있으므로 이 기회에 화두 푸는 심정으로 점고해 보겠다.

 

 먼저 짚을 것은 경연 장소의 분산 배치에 따른 비효율성이다. 이 방식은 무엇보다도 운영인력 확보와 현장 통제력을 어렵게 한다. 경연 장소를 여러 곳으로 배치한 이유야 한옥마을 일대 상권 활성화겠지만 방송사 사정에 의해 오전 10시~오후 1시 경으로 운영되는 경연장에 과연 얼마나 많은 참관객들이 찾아올 지를 생각해 보면 글쎄올시다 이다. 경연장 마다 고작 열 명 스무 명 정도의 참관객이 찾아올 뿐이요 거기에 경연 출전자들까지 얹는다 해도 상권 활성화에 큰 요인이 된다고 보기에는 분명 무리가 따른다. 또 참관객들에게 여러 종목을 순서대로 들여다 볼 기회를 주지 못한다는 것도 문제다. 해결 방안은 간단하다. 경연 장소를 한 곳으로 통합하면 된다. 무형유산원이나 경기전 등으로 일원화해서 운영하면 여유 있는 운영인력 확보, 효율적인 통제 관리, 참관객들의 여러 종목 참관 등이 쉽게 해결될 수 있다. 둘째, 기부금 문제다. 그동안 대사습놀이의 위상 유지와 전주 시민의 자긍심을 대변한다는 명분으로 전주의 독지가 한 분께서 해마다 거금을 쾌척해 왔다. 이 기부금은 분명 대회 운영에 큰 도움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족쇄가 되기도 한다. 시에서도 기부금 액수와 같은 금액을 내놓아서 그 두 뭉칫돈을 오로지 시상금과 심사비로만 써야 한다는 조건이 붙고 있기에 예산 집행 중 혹 여분이 발생해도 타 항목으로 전환 사용할 수 없고, 그로써 예산 운영에의 유연성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기부금을 받더라도 시 예산 매칭 방식은 재고할 것을 권한다. 여분 예산을 타 항목으로 전환해서 쓸 수 있다면 행사를 한결 여유 있게 제작할 수 있게 된다. 전주시는 차제에 거액의 시상금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 아닌, 명예로 승부를 거는 대사습놀이로의 성격 전환에 결단내릴 필요가 있으리라 본다. 셋째, 운영력 부실 문제다. 2017년 경우 대사습놀이에 경험이 없는 파견 공무원 1명과 급조 확보한 기획인력 3명으로 공연 준비하랴 홍보하랴 경연 출전자 접수받으랴 운영인력 확보하랴 현장운영 관리하랴, 고생도 그런 고생이 없었다. 앞으로는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제작 방식을 갖추어야 한다. 전문 인력의 상근 체계가 어렵다면 행사에 맞춰 대행사를 선발하면 된다. 공연, 기획, 홍보, 운영 등 각 분야별로 전문 인력을 가동하는 것만이 확실한 운영력을 보장한다. 대사습놀이 위상 정립에는 대통령상 되찾기도 중요하겠지만 운영력 강화가 선급 사안일 것이다. 넷째, 방송국의 공동주관 참여 방식은 여러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월요일의 본선 생방송 중계를 위해 금·토·일요일 오전 10시부터 경연을 치르다보니 참관객 없는 방송용 행사일 뿐인지라 그로써 축제성이 여지없이 증발하고 있다. 최종 본선을 월요일에 치르는 비효율성도 문제다. SNS 네트워크가 실시간 정보 전달 기능을 더 강력하게 수행하고 있는 시대인 만큼 방송국의 생방송 제작 송출을 이제는 목매어 갈망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방송국은 후원 참여 방식을 취하여 홍보 지원과 녹화 방송물 제작만 담당하기를 권하고 싶다. 방송물도 경연 출전자들의 준비 과정과 대사습놀이 제작 과정 등을 몇 부작 다큐멘터리 방식으로 제작하고 행사 후 좋은 시간대에 전국 방영하면 오히려 많은 사람들에게 대사습놀이에 대한 이미지를 감성적으로 전파함과 동시에 색다른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또 방송 중 화면에 심사위원 프로필 소개를 위해 자막작업을 미리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보안에 철저를 기해야 하는 심사위원 명단을 사전에 입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명단 유출 가능성 제기될 수 있다. 방송국이 보안을 유지해도 뒷말은 생기기 마련이다. 참관객들도 찾아오지 않는 아침 이른 시간부터 정신없이 들고 뛰듯 치르는 경연 진행, 주말에는 편성 시간대를 얻을 수 없기에 부득불 월요일 쓸쓸한 낮 시간대에 생방송으로 본선 대회 치르기, 심사위원 명단 보안상에의 허점 발생 등과 같은 문제점들은 방송국의 참여 수위를 조절하면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 전주문화방송국이 수십 년 동안 대사습놀이의 발전을 위해 공을 들인 것에 대해서는 전주 시민 명의로 송덕비(頌德碑)를 세워줘도 모자랄 것이나 시대 환경도 바뀌었고 현재의 문제점이 한 둘이 아닌 즉, 그것을 인정하고 이제는 발전적 대안에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 글 = 최정철(문화기획자·축제감독)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