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사습놀이 다시 또 얼쑤! 일어나야 한다 <2>
전주대사습놀이 다시 또 얼쑤! 일어나야 한다 <2>
  • 최정철
  • 승인 2018.03.05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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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에 이어 전주대사습놀이의 발전을 위한 대안에 주목해 글을 풀어가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불필요한 경연 종목들이 있다. 농악 종목은 해마다 출전 단체가 확연하게 부족하다 보니 경비를 제공해 줘도 겨우 두어 단체 정도만 출전하는지라 경연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농악 종목 경연은 폐지하고 대신 한 두 단체씩 초청해서 공연만 하도록 해주는 방식은 어떨까 싶다. 판소리 어린이부 종목과 기존 행사와의 중복성 문제가 거론되는 명고수부 종목 등은 그냥 폐지해도 무방하겠다. 학생부 대회도 재고할 바 크다. 학생부 대회는 이미 입시용 행사로 전락된 지 오래다. 대 전주대사습놀이가 어찌 일개 입시용 행사가 되어야 하겠는가 말이다. 다만 미래 동량을 발굴한다는 의미로 참가 연령 제한을 18세에 맞추어 고등학교 고학년 급 정도 학생들에게 출전 기회를 주는 것은 괜찮을 것이다. 예술이라는 것이 몇 년 배웠다고 쉽게 여물어질 리 없다. 나이 어린 학생들이야 어쩌다 나오는 천재 급 한두 명 외에는 거개 재롱 수준일 수밖에 없으니 만큼 몇 년 더 열심히 공부해서 제대로 숙성된 후 출전하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 외에 몇 가지를 더 제안하고 싶다. 행사 일정을 늘려 잡는 것은 어떨까 한다. 5~7일 정도로 편성해서 평일에는 저녁 시간대를 활용하고, 주말에는 오후부터 밤까지의 시간대를 활용해서 참관객을 예선부터 최대한 확보하자는 것이다. 출전자들도 최소한 1박 이상은 머물게 하자. 그러면 상권에의 호재도 되고 며칠 동안 전주가 벅적거리는 식으로 축제성도 살아날 것이다. 혹은 불필요한 종목 생략에 학생부 폐지까지 이루어진다면 주말 3일 정도 잡아서 금·토요일 이틀 동안에 예선 본선을 치르고 일요일에는 입상자들의 사은(謝恩) 공연을 운영하는 식으로 알차게 구성할 수도 있으리라 본다. 대사습놀이의 외연 확대에 대한 의견들도 그동안 많이 개진된 것으로 안다. 특히 대사습놀이의 대표 종목인 판소리를 앞세워 월드뮤직 페스티벌로 발전시키는 의견도 거론되는 듯한데, 이것은 현행 전주소리축제와 충돌되지 않게끔 서로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하면 길이 있을 듯도 하다. 또 문호를 개방해서 출중한 실력을 갖춘 외국인들에게 출전 기회를 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쇼팽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한국인 조성진 군이 출전, 보란 듯이 우승하는 것과 같은 관점이다. 예술에 순혈주의란 있을 수 없다. 실력만 있으면 검은 눈 파란 눈 가릴 바 아니다. 외국인들의 한류 콘텐츠 추종 정도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는 시대이니 만큼 실질적인 방안을 연구해보기 바란다. 외국인 출전에 대한 문호 개방은 이미 2017년 조직위원회에서 거론되어 대회 요강에도 명기되었으니 느닷없는 제안은 아니다. 내부 자원을 활용해서 비중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리라 본다. 그 한 예로 대사습놀이 경연 종목들의 진수(眞髓)가 모두 동원되는 가무악 공연물을 들 수 있을 것이고, 대사습놀이의 종합 판이 되기에 별미가 되리라 본다. 어느 행사든 대중의 발길을 유혹하는 볼거리(킬러 콘텐츠)는 무엇이 되든지 간에 분명 필요하다. 전주대사습놀이는 전주 시민의 문화적 자산이다. 따라서 특정 국악단체의 ‘항구적 소유’ 인식은 불식시켜야 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행사 주관을 맡아 고생해온 해당 국악단체에는 깊은 경의를 표해야겠지만 대사습놀이는 엄연히 전주 시민의 것이기에 전주 시민의 주도적 참여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그에 적합한 방식이 바로 거버넌스 시스템(Governance System)이다. 지역 주민 대표, 지역 사회 단체 대표, 내외 전문가 등으로 구성하는 조직이 그것이고, 그렇게 구성된 조직에서 모든 계획을 거론 심의 결정하도록 하면 이견이 나오지 않게 된다. 그런 후 대행사 같은 전문가 그룹이 제작하고 조직에서 위임한 책임자가 컨트롤 타워가 되어 모든 사안을 총괄 지휘하는 것이다. 2017년에는 임시로 구성한 조직위원회가 그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고 총괄 지휘 기능은 김명곤 공동조직위원장이 맡아 가시밭길 행사를 무사히 치러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심사위원 인력 풀 조성에 대한 얘기다. 2017년도 경우 시일이 촉박하다보니 심사위원 후보들의 프로필을 충분히 확보하기가 어려웠고 그로 인해 다소 난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충분한 시간 여유를 가지고 전국의 국악단체나 전문가들로부터 자천 타천 심사위원 후보들을 공모 접수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정확한 프로필이 명기될 것이고 유파별 지역별 분류가 가능해지기에 더욱 공정한 심사 체계가 이뤄질 것이다. 올해 경우 6월 지방선거로 인해 그때까지 제작 체계를 갖추지 못한다면 주최 측인 전주시가 선거 이전부터 일찌감치 나서서 여유 있게 인력 풀을 확보하기 바란다. 더불어 2017년도 판소리 명창부 본선에만 시범삼아 적용했던 청중평가단을 점차 타 종목에까지 확대 적용할 것을 바란다. 청중평가단은 심사에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 뿐 아니라 과거 대사습놀이 본연의 민중성을 회복하는 상징이 되기도 하므로 그 중요성은 사뭇 심대하다 할 것이다.

 

 필자는 2017년도 대사습놀이의 슬로건을 ‘다시 또 얼쑤!’로 정했었다. 무너진 위상과 실추된 명예를 되찾아 새롭게 신명을 내어보자는 의미였다. 올해도 내년에도 전주대사습놀이가 계속해서 다시 또 얼쑤! 신명내기를 바란다. 전주의 자긍심, 한민족의 자존심,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로서의 역사가 되어 계속 이어지기를 단심 기원한다.

   

 / 글 = 최정철 문화기획자·축제감독(『성공을 Design하는 축제실전전략』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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