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 예술계 넘어 대학가로 확산
미투운동, 예술계 넘어 대학가로 확산
  • 김미진·김혜지 기자
  • 승인 2018.03.0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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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지역 문화예술계에서 출발한 미투 폭로 사태가 대학가로 확산되고 있다. 본격적인 개강철이 시작되자 졸업생과 재학생들은 하나둘 자신들이 당했던 피해 사실에 대해 잇따라 폭로 하고 있다. 문화예술계에서 시작된 미투 운동은 대학가로 거침없이 번져가면서 한동안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일 도내 한 대학 페이스북 대나무숲에는 2013년에 대학강사 A씨로부터 추행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NGO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진로도 그쪽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A씨의 강의를 듣게 됐다”며 “인권에 관심있는 친구들은 언제든지 메일을 보내라고 하시길래 주저없이 메일을 보냈고 개인적으로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친분을 쌓게 됐다”는 내용으로 시작됐다.

작성자는 “처음에는 인권이라는 불모지에 관심을 가지는 예쁜 제자를 보는 느낌이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이상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며 “수업이 끝나고 조별회식 때 손을 잡고 걸었는데 ‘연애하는 기분이다’라는 말을 해 귀를 의심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어느 날에는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단 둘이 워크샵을 가자며 ‘방은 하나잡고 내가 너 안아주면 되지’라고 말했다”며 “그 의미는 맥락상 격려, 동료, 사제 간에 안아준다는 말이 아니었다”고 분개했다.

작성자는 “그 이후로 단체에 발길을 끊고 수업 이후에는 황급히 자리를 뜨거나 때때로 수업에 나가지 않은 적도 있다”며 “A씨의 눈빛은 스승의 다정한 눈빛이 아니라 사회 초년생을 발가벗기려 했던 눈빛이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심지어 “제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며 ”A씨와 같은 인권 단체에 속해 있는 2명으로부터도 추행을 당해 단체를 떠나게 됐다”고 고백했다.

이처럼 대부분 피해 사실들이 스승과 제자 사이를 빌미로 한 잘못된 권력 구조 속에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나게 되면서 가해자로 지목된 대상자들은 신분상 제재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

최근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전주대 교수 B씨는 (사)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에서 회원 자격이 영구적으로 박탈됐다.

전북연극협회는 지난달 27일에 이어 지난 1일 또 한 번의 긴급 이사회를 열고 전주대 교수 B씨의 회원 자격을 영구 제명키로 해 대학가의 혼란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주대 관계자는 “현재 교수 B씨는 모 학과 학장을 맡았는데 사건이 불거짐과 동시에 사임을 요청했고 보직 해임 처리했다”며 “경찰 수사가 시작되고 추이를 지켜본 이후에 구체적인 징계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도내 대학가의 성추행 관련 갖가지 소문들은 계속해서 회자되고 있는 상태다. 한 대학 교수 C씨는 석연치 않은 이유로 명예 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 여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대학 관계자는 “명예 퇴직을 신청한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태다”며 “지난달 28일자로 C씨가 사직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절차대로 처리한 상태다“고 말했다.

김미진·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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