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계약을 한 달전부터 추진하다 GM 군산공장 폐쇄소식이 알려지면서 차량 계약을 취소하는 고객들이 발생하는 등 일선 대리점, 판매점들은 사실상 영업이 올스톱되고 있다.
26일 전주의 한 쉐보레 판매 대리점. 매장 분위기는 밖에서부터 썰렁했고 실내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전시된 차량 너머로 고객은 아무도 없었고, 2명의 직원만이 자리를 지킨 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쉐보레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고객들이 차츰 줄기 시작하다 최근 군산공장 폐쇄와 철수설이 나온 뒤 설 명절 특수는 고사하고 손님이 뚝 끊겨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또 “전시장으로 차를 보러 오거나 계약을 진행하는 손님이 크게 줄었고, 외근 영업사원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도내 대리점들은 한결같이 “이번 달은 연말연시에 영업을 해 놓은 것으로 어떻게 버텨보는데 당장 3월부터가 걱정이다”며 “직원 판매수당과 전기세 등 지출할 것이 태반이라 사태가 장기화되면 문을 닫아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상당수의 대리점 영업사원들은 별다른 기본급 없이 그때그때 차량 판매수당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실정이어서 어려움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이 같은 판매부진은 크루즈와 올란도 등 GM 군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만이 아니고, 말리부 등 다른 공장에서 생산하는 인기차종에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영업사원은 “연말연시에도 동종업계에 비해 계약이 적었는데, 철수와 폐쇄설이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며 “AS 문제 등을 우려하는 고객들이 계약을 취소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가 극심하다”고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전북도와 군산시 등 지자체는 물론 정부, 정치권의 안이한 대응이 이번 사태의 화를 키웠다고 주장한다.
자영업을 하는 박모(51. 군산시)씨는 “이미 지난해 7~8월께부터 철수설이 흘러 나왔지만 설마설마한 것이 화근이 됐다”며 “5월 말 폐쇄방침이 나자 지자체와 정치권은 부랴부랴 면피성 행동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한국 GM의 1월 판매량은 철수설이 나오기전인 전년 같은달 보다 무려 3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월 1만1천643대가 팔렸으나 올해 1월에는 7천844대로 4천여대가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정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