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술계의 최근의 경향을 살펴보자면,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의 뉴드로잉 프로젝트, 소마미술관의 드로잉센터 작가공모 등 ‘드로잉’이라는 반복된 기법이 하나의 전시가 되고 있네요.
그렇다면 ‘드로잉(Drawing)’이란 무엇일까요? 드로잉은 “연필이나 펜, 붓같은 그리개 등을 어떤 대상 위에서 끌어서 선 등을 그리다”에 가까워요. 본래의 ‘끈다’는 뜻이 ‘그림을 그리다’의 뜻으로 파생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펜이나 연필로 스케치하거나 그 수준을 넘어서서, 명암이나 색칠까지 하는 기법을 통틀어 지칭하고 있습니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캔버스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기 전 구상, 즉 에스키스를 말합니다.
그런데 드로잉은 과거의 의미를 벗어나 이제는 그림 그 자체로서, 더 나아가 하나의 미술작품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드로잉은 콜라쥬나 오브제, 그리고 작가에 따라 회화, 판화, 혼합 작업을 통해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작품은 김성민 작가의 ‘경기전’입니다. 작가는 연필로 선 작업 후 연필심의 주재료인 흑연을 이용하여 부조형식의 드로잉작업을 했습니다. 흑연은 다이아몬드나 숯처럼 주 구성성분은 탄소지만, 잘 부스러지는 암석입니다. 또한 흑연은 다른 물질로 마찰 시키면 빛을 발합니다. ‘경기전’은 흑연을 이용함으로써 연필로 그린 그림의 본 성질을 유지하면서 캔버스위에 반복 작업으로 두껍게 되어 입체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드로잉 작품과 비교했을 때 어떤 느낌인가요?
교동미술관에서 25일까지 경기전과 한옥마을을 소재로 한 드로잉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번 주말, 가족들과 함께 한옥마을로 나들이를 떠나 드로잉의 다양한 세계를 만나보면 어떨까요?
/ 글 = 채지영 교동미술관 학예사
작품 = 김성민 作 경기전(45.5 X 37.9, 캔버스에 흑연,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