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차이나거리, 외면된 채 방치
잊혀진 차이나거리, 외면된 채 방치
  • 문일철 기자
  • 승인 2018.02.21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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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얼 기자
 “전주에 차이나거리가 있다고요? 전혀 알지 못했는데…”

 지난 12일 전주를 찾은 관광객 한모(29·여)씨가 던진 말이다.

 익산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씨는 “한옥마을 관광 후 객리단길을 구경하다 차이나거리를 알게 됐다”며 “처음에는 차이나거리를 잘못온 줄 알았다. 중국 관련 상점은 찾아볼 수 없었고 대부분 상점도 닫혀 있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전주시가 완산구 다가동에 수억원을 투입해 조성한 ‘차이나 거리’가 시민들에게 잊혀진 채 방치되고 있다.

 최근 전주시는 ‘차이나거리’와 한 블록 떨어진 곳에 45억8천여만 원을 들여 전라감영길을 조성 중이다.

 이에 인근 상인들은 기존 테마거리는 무관심으로 방치한채 보여주기식 공사만 몰두 하는게 아니냐는 비판을 쏟아냈다.

 ‘차이나거리’는 지난 2004년에 전주시에서 중국 소주시와 자매결연을 기념하고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시행한 사업이다. 예산 13억5천여만원을 투입해 약 250m가량의 거리를 중국 분위기의 공간을 연출하기 위해 조성했다.

 그러나 조성된지 10년이 넘은 현재는 중국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는 일반 거리와 다를게 없어 ‘차이나거리’의 명칭의 의미를 상실했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21일 오후 1시께 다가동 차이나거리. 차이나거리에 들어선 일부 상점들은 굳게 닫혀 있었고 그나마 영업 중인 상점은 도심 속에 있을 만한 카페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음식점과 식료품 판매점뿐이었다. ‘차이나거리’와 어울리는 것은 소주시의 용의 움직임을 형상화한 가로등 뿐이었다.

 이곳을 취재해 본 결과 상인들은 전주시가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차이나거리를 방치하지말고 예산 등을 반영해 활력을 불어 넣어주길 바라고 있었다.

 28년째 차이나거리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주민 조모(67)씨는 “처음 차이나거리 조성 당시 관광객과 중국 화교들이 많이 찾아 붐볐던 시절이 있었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관리가 안 돼 시민과 관광객이 유입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상점들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고 말했다.

 이에 전주시도 별다른 방도가 없는 입장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차이나거리 조성 이후 배정된 예산은 수년째 없다”며 “차이나타운 말고도 기존에 조성된 테마거리에 대한 정책은 전무한 상태다"고 일축했다.

문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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