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사태에 대한 소견
한국GM 사태에 대한 소견
  • 이한교
  • 승인 2018.02.2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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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GM은 지난 13일 군산공장을 5월 말 폐쇄한다는 발표를 했다. 이에 전라북도가 혼란에 빠졌다. 설마 했던 일이 현실이 되자 벌집을 쑤신 듯 여기저기서 난리다. 마치 갑작스럽게 당하는 것처럼 놀라고 있으니 씁쓸하기만 하다. GM의 폐쇄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지만, 지난 대선 기간에 어느 후보도 그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전라북도도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것을 보면, 아직도 GM이 한국정부의 지원을 더 받아내기 위한 압박용 카드쯤으로 보는 것 같다.

 그런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선거 운동 때부터 미국 우선주의를 외쳤다. 당선된 그는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는 내 업적’이라고 했다. 이런데도 폐쇄를 번복할 거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위기관리 대처 능력을 상실한 불감증이라고 본다. 비전문가인 필자가 봐도 그들은 지금 폐쇄를 위한 순서를 밟고 있으며, GM은 결국 미국 대통령이 말하듯 북미 최대의 자동차 도시였던 디트로이트로 U턴하게 될 것이다. 그 이유는 현 미국 대통령이 말해서가 아니라, 국내 기업인 현대 조선군산 공장의 폐쇄를 막지 못했는데, 의지대로 할 수 없는 외국인 회사의 철수를 막을 수 있는 능력이 우리에겐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받아들여야 한다. 문제는 군산시다. 이러다가 미국의 디트로이트처럼 파산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앞선다. 사실 디트로이트는 1950년대 인구가 180만 명이나 되었다. 그곳은 미국의 3대 자동차 업체인 포드, GM, 크라이슬러가 자리 잡고 있었으며,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명실공히 세계의 자동차 산업의 메카였다. 그런데 1980년대부터 일본의 자동차공업 선전으로 인하여 점점 쇠퇴하다가 2013년도 인구가 70만으로 줄어들면서 재정 악화로 파산을 당했던 곳이다. 그 결과 공원의 70%가 폐쇄되고, 일부 가로등은 꺼지고, 범죄 발생률은 높아졌다. 공공서비스 질은 낮아지고, 빈집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참혹한 도시로 변했다. 이런 뼈저린 경험을 한 미국이 지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는 것을 뻔히 우린 알고 있다. 설마 우방인데, 가혹한 조치로 우릴 힘들게 못 할 거라고는 생각한다면 그거야말로 난센스(nonsense)의 극치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가장 먼저 근로자들이 받을 충격을 완화해주는 조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가 가지고있는 모든 카드를 동원해야 한다. 또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재발 방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번 사태가 더 심각하게 다가오는 것은 현대 조선소의 철수를 경험하고도 설마 했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이를 깨닫지 못하고 좌면우고 한다면 더 큰 불행에 봉착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제 와서 KDB 산업은행의 책임이라거나, 노사 간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둥, 서로 책임을 전가하려는 듯한 양상은 오히려 GM을 유리하게 만들 것이다. 필자가 보기엔 이번 사태는 총체적 부실이라고 본다. 정부는 알면서도 방치했고, 산업은행은 눈뜬 봉사였으며, 노사가 하나 되지 못한 결과가 폐쇄의 정당성을 확보해 주었다고 본다. 문제는 이 폐쇄의 결정이 국내의 다른 GM에게도 폐쇄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필자의 생각으론 문제를 확대하지 말고 군산GM 공장을 조속한 시일 내에 제삼자가 고용 승계까지 포함한 인수가 이뤄지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본다. 여기서 가능하면 이번 같은 먹튀를 방지하려면 국내기업 우선 정책이라도 펴야 할 것이다. 다음은 정부가 나서서 군산GM과 협력업체 근로자에 대한 단기고용과 실직자 재취업 등을 고민하여 대책을 세워야 한다. 또한, 다른 공장의 노조는 생산성을 향상하고, 사용자 측은 투명경영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정부의 위기관리에 대한 불감증 해소를 위해 낙하산 인사를 중지해야 한다. 이번에 산업은행에서 한국GM에 파견한 이사들의 무관심과 무능이 그 이유다. 낙하산 인사의 가장 큰 폐단은 이질감이다. 이 이질감이 기관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방만한 경영 패턴을 만들어 가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점이 청산해야 할 적폐다. 필자는 우리가 선진국 문턱인 3만 불 시대 진입을 못 하는 이유은 낙하산 인사가 주된 원인이라고 본다.

 아무튼, 군산의 위기 극복은 조금 더디 가더라도 미래를 보고 결정해야 한다. 군산이 정치 운동의 각축장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그리고 지금 우리 국민이 할 수 있는 일은 정부의 판단을 믿고 함께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한 번 돌린 물로는 물레방아를 다시 돌릴 수 없다 했다. 이미 깨진 신뢰를 생각지 않고 정부의 공적자금을 GM에 투입한다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다.

 이한교<한국폴리텍대학 김제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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