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한지, 위기인가 기회인가”
“전통한지, 위기인가 기회인가”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8.02.2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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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한지 부활을 위한 대토론회
21일 전통한지를 부활시키기 위한 토론회가 전통 한지 생산자인 한지 장인들과 주요 거래자인 서예가, 한국화가 등 관련 종사자들이 모인 가운데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열렸다.
 “전통 한지, 위기인가 기회인가.”

 점점 사라져가는 전북 한지에 대해 생산자인 한지 장인들과 주요 거래자인 서예가, 한국화가 등 지역 내 관련 종사자들이 모여서 전통 한지의 명맥을 잇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21일 전주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는 ‘전통한지 부활을 위한 대토론회’가 열렸다.

 전북경제통산진흥원(원장 홍용웅)이 주최하고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주관한 이번 대토론회는 서예가와 한국화가, 전통문화 종사자, 한지 관련 종사자, 유관기관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번 토론회는 현 정부의 한지 정책과 한지 사업 전반에 관한 실태 점검, 전통 한지의 원형 복원을 통해 바람직한 활용 방안을 제시하고자 김호석 화백을 비롯해 국립수목원 정재민 박사와 임현아 한지산업지원센터 연구개발실장, 박후근 행정안전부 서기관, 이철량 전북대 명예교수 등이 발제에 나섰다.

 이날 발제에 나선 박후근 행정안전부 서기관은 지금까지 기록보존용 한지 진흥정책의 미비점을 지적하는 한편 정부의 한지 사용 의무화, 문화재 수리 등에 사용되는 한지 품질기준 마련, 행안부 훈장용지 개선사업 후속조치 추진 및 정부차원의 수요 확산 등 구체적인 실천과제를 제안했다.

 박후근 서기관은 “역사와 유물 속에만 머물고 있는 한지를 기록매체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전통한지의 표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수묵화가로 활동 중인 김호석 화백은 “현재 전북 한지산업에서 필요한 일은 전통한지의 재료와 제작 기법을 고증해 원형을 복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화백은 “우수한 한지 제작은 닥 섬유 고유의 특성을 살리고 한지의 본질을 발휘했을 때 가능하다”며, “국내에서 외면한 전북 한지가 외국에서 인정받는 현실에 대해 이제는 전북이 답할 차례”라고 지적했다.

 임현아 한지산업지원센터 연구개발실장은 “조선시대 한지와 현대의 한지를 물리 화학적 특성으로 비교한 결과, 조선시대 한지는 현대 제조기술로 재현이 어려울 만큼 높은 평량과 밀도를 갖춘 최고의 품질 수준을 나타냈다”며, “전통한지가 부활하기 위해서는 조선시대 한지의 특성을 계승하고 품질을 개선해 최고 품질로 세계와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량 전북대 명예교수는 서화용 한지로서의 전통 한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이철량 명예교수는 “전통 한지의 장점은 보존성이 있다는 것이고 단점이라 하면 보풀이다”라면서, “그런데 서화용 한지는 그 쓰임새에 있어 매우 예민한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한지의 표면 상태에 따라 발묵과 필선이 제한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 명예교수는 “서화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지가 필묵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러한 특징을 감안한다면 서화용지로서 한지는 다양해야하며 무엇보다도 붓질과 먹의 표현에 섬세하고 부드러운 맑은 빛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오태수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은 “문화가 국가 경쟁력인 시대에 한국 문화의 대표인 한지가 세계 시장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우리에게는 과거 전북의 전주한지가 지닌 국제적 명성을 되살려야 할 책무가 주어져 있기 때문에 한지산업지원센터가 국내 한지 연구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한지 장인들과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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