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두 아들 ‘3부자’, 기자생활 100년의 글자취
아버지와 두 아들 ‘3부자’, 기자생활 100년의 글자취
  • 이방희 기자
  • 승인 2018.02.2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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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와 두 아들의 기자 생활 100년을 기념하는 책이 출간돼 화제다. 1청언백년(淸言百年) : ‘3부자 기자’ 100년의 글자취’라는 제목의 이 책은 박규덕(1935~1998) 전 전북일보 주필, 박종권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 박종률 CBS 논설실장 3부자가 직접 쓴 칼럼과 논평을 발췌해 엮었다.

 이 책에는 같은 언론인이면서도 다른 지향을 가진 3부자 기자가 독특한 시선으로 1970년대부터 지금에 이르는 동안의 중요한 사건과 이슈들을 해석한 글을 접할 수 있다. 3부자는 모두 ‘기자’로 출발해 ‘논설위원’을 거쳤고, 언론인으로 입문한 신문사나 방송사를 단 한 번도 옮긴 적이 없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특히 ‘3부자 기자’는 국내 언론계에 흔하지 않은데다 3부자가 언론인으로 활동한 기간이 100년을 넘은 것도 눈길을 끈다.

 언론인의 길을 함께 걸었던 ‘3부자 기자’에게는 올곧은 저널리즘이 관통한다. 故 박규덕 씨는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 군(軍)을 가시가 많아 울타리가 제격인 탱자나무에 비유하며 군의 정치 개입을 비판하다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고초를 당했다. 큰 아들인 박종권 씨는 중앙일보 노동조합 발기인과 전임을 거쳐 한국기자협회 수석부회장으로서 공정언론을 구현하는 데 노력했고, 작은 아들인 박종률 씨는 한국기자협회 초대 직선 회장에 당선된 뒤 연임하며 저널리즘 복원에 힘썼다.

 책의 추천사를 쓴 정세균 국회의장은 “깨끗한 말과 글인 ‘청언(淸言)’을 국민에게 전하려는 ‘3부자 기자’의 고통과 안목을 느낄 수 있으며, ‘3부자 기자’와 함께 격동의 대한민국 반세기를 찬찬히 뒤돌아보는 기회를 갖는 것은 무척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역시 추천사를 쓴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청언백년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소통의 기록이며, ‘3부자 기자’의 100년은 척박한 미디어 생태계 속에서 저널리즘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부풀게 한다.”고 평가했다.

 故 박규덕 씨는 1957년 전북일보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한 이래 40여년을 오로지 전북일보에만 몸담으며 편집국장, 주필, 논설고문을 지낸 향토 언론인이다. 큰 아들인 박종권 씨는 1986년 중앙일보 기자를 시작으로 중앙엔터테인먼트앤드 스포츠 대표이사, 일간스포츠 편집인, 중앙일보 논설위원, JTBC ‘사건반장’ 앵커를 거쳐 현재는 내일신문과 아주경제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다.

  작은 아들인 박종률 씨는 1992년 CBS 기자로 입사한 뒤 아침종합뉴스 앵커, 워싱턴특파원, 논설위원을 역임하고 현재 CBS 논설실장으로 재직 중이다.

 한편 청언백년(淸言百年) 제자(題字)는 故 박규덕 전 주필의 친동생이자 유명 서예가인 하석(何石) 박원규 씨의 작품이며, 출판기념회는 27일 오후 5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개최된다.

 이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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