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강 앞둔 대학가, 방 구하기 전쟁터
개강 앞둔 대학가, 방 구하기 전쟁터
  • 문일철 기자
  • 승인 2018.02.2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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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산시 원광대 입학을 앞둔 신입생 박모(20)군은 어머니와 함께 학교 인근 부동산을 둘러보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개강을 앞두고 학교와 가깝고 저렴한 방을 구하가 위해 발품을 팔았지만 박군의 어머니가 생각한 원룸 월세 방은 20~30분 걸어서 갈 정도로 멀기 때문이다.

 박씨 어머니는 “아들이 기숙사에 떨어져 대학교 주변 원룸을 알아봤다”며 “학교인근의 방들은 월세가 비싸 매달 월세를 내기가 부담돼 전세방도 알아봤지만 학교 인근은 월세 방뿐이다”며 한탄했다.

  이처럼 새 학기를 앞두고 대학기숙사 경쟁에 밀린 학생들의 시설이 좋고 저렴한 방 구하기 전쟁은 원광대와 전북대 뿐만아니라 도내대부분 대학가 주변이 비슷한 실정이다.

 20일 오전 11시 익산시 원광대 대학가.

 원광대 대학가 주변 공인중개사사무소 3곳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학교 인근 전세방은 1곳뿐이었고 월세 방은 위치와 시설에 따라 20~41만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했다. 또 일부 원룸들은 년세(1년 월세를 한번에 납입)를 받고 있었다.

  공인중개사 이모(47·여)씨는 “최근 개강을 맞아 대학가 주변 원룸을 구하러 오는 학생들이 많지만 저렴한 방을 찾기란 하늘에 별 따기보다 더 어렵다”며 “학교와 인접한 원룸들은 매물이 거의 없으며 원룸 주인들은 월세를 선호해 전세방 매물은 찾기 힘들고 월세 가격도 저렴하지 않다”고 말했다.

 원광대 인근 한 부동산에 따르면 개강을 앞두고 학교 주변 원룸을 찾는 학생들이 급격히 늘었다.

 원광대 재학생 이모(21)군은 “부모님이 등록금을 내주셔서 더 이상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아 저렴한 곳을 알아보고 있다”며 “학교와 가깝고 시설이 좋은 원룸은 대부분 월세가 35만원이 넘어간다”며 한숨 쉬며 말했다.

 전주 대학가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날 오후 2시 전주시 전북대 대학가.

 전북대 정문 근처에서도 방을 찾는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방을 찾는 학생 김모(20)군은 원룸 주인 A(58)씨에게 ‘학교에서 거리가 가깝지 않으니 저렴하게 해주세요’라며 월세인하를 요구했다.

 A씨는 “학교와 가까운 원룸들은 가격이 비싸도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다”며 “곧 개강인데 그 전까지 방이 다 나갈 거 같다”고 말했다.

 도내 대학가에서는 기숙사를 확충해 달라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광대 재학 중인 조모(24)군은 “학교 측은 기숙사 수용률을 늘려야 한다”며 “1년 원룸 방세만으로도 1년 동안 기숙사비와 식비까지 납부해도 돈이 남는다”고 말했다.

문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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