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명선현대무용단 특별 기획전 ‘여정’
강명선현대무용단 특별 기획전 ‘여정’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02.2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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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현대무용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지역에 근간을 두고 1999년 창단된 민간 현대무용단이 있다. 그렇게 한 해, 두 해, 여러 해를 보내면서 매번 새 역사를 써온 젊은 피의 무용가들. 어느덧 무용가, 안무가, 기획자, 연출가 등으로 성장해 각자의 위치에서 인생의 몸짓을 선보이고 있는 단원들이 기나긴 여정을 거슬러 올라 의기투합했다.

 올해 창단 20주년을 맞은 강명선현대무용단이 22일부터 29일까지 우진문화공간 전시장에서 특별 기획전 ‘여정’을 선보인다.

 이번 기획전은 무용단이 걸어온 그동안의 발자취를 돌아볼 수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더불어 공연장이 아닌 전시 공간에서 소통의 시간을 갖는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이에 대해 강명선 대표는 “창단 20주년을 준비하면서 공간이라는 개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이 됐다”고 말한다. 무용은 신체의 움직임을 매개체로 생각과 감정, 느낌을 표현해낸다는 점에서 어떠한 장르의 예술보다 시간과 공간의 문제는 영원한 숙제라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들은 현대무용의 긴 여정, 저 멀리 보이는 길 끝을 향해 달려가며 어떠한 가치를 찾고있는 것일까?

 이를 위해 무용단은 지난해 7월 부산을 출발해 제주를 거쳐 부안에 이르기까지 아름다운 바다를 배경으로 현대무용수들의 퍼포먼스를 영상과 스틸사진으로 기록하는 작업을 펼쳤다. 한 여름에는 작렬하는 태양에 맞서, 초겨울에는 매서운 추위에도 끄덕없이 움직였던 몸짓은 한 무용수, 한 무용단이 살아있음을 선언하는 그 자체였다. 그들은 강했고, 부드러웠다. 때로는 훈훈하게, 혹은 날카롭게 발걸음을 옮기며 자유로운 몸짓을 담아냈다.

 이번 프로젝트의 영상과 사진촬영에는 탁영환 감독과 김종선 작가가 참여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오랜 세월 무용단과 함께 많은 에너지를 교감하고 가능성을 그려왔던 작가들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환상적인 호흡도 기대를 모으는 대목이다.

 이번 기획전을 통해 지난 1999년부터 2018년까지 쉼 없이 달려온 강명선현대무용단의 시간은 한 편의 초상화로 남게 됐다. 앞으로 2030년까지 계속될 무용단의 여정에는 어떤 그림이 그려지게 될지, 그 작지만 소중한 미래를 가늠해보는 일도 전시를 관람하는 방법일 수 있다.

 강명선 대표는 “특별한 기획전을 기획하면서 파란 장미를 생각하게 됐는데, 이는 기적을 의미한다. 우리 무용단에게는 지나온 시간이 기적이고, 앞으로 맞이할 날이 기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지난 20년이라는 세월을 낙오자 없이 함께 동고동락하면서 걸어왔다는 점에서 뜻깊고, 단원들의 에너지 덕분에 무용단의 더 나은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전주를 시작으로 봄과 가을에 각각 익산과 부안으로 이어진다. 대중에 가깝게 다가가 현대무용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자 하는 무용단의 의지인 셈이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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