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국격, ‘대통령 전용기’ 도입 관심
높아진 국격, ‘대통령 전용기’ 도입 관심
  • 청와대=소인섭 기자
  • 승인 2018.02.1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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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아진 국격에 따라 ‘대통령 전용기’ 도입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4대 메이저 국제 스포츠대회(하계올림픽·동계올림픽·FIFA월드컵·세계육상선수권)를 치르면서 이같은 요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한항공과 장기임차 계약으로 운영되고 있는 ‘공군 1호기’로 불리는 대통령 전용기의 임대만료 기간이 2년가량 남자 국가안보의 핵심 설비인 대통령 전용기의 구매에 대한 여론이 다시금 높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는 물론 여야 모두 전용기 구매에 대한 당위성과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침체된 경제상황에 대한 정부의 눈치보기와 여야간 극심한 대립으로 인해 대통령 전용기 도입 여부가 정쟁에 휩싸일 가능성이 커 실제 대통령 전용기 구매가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대통령 전용기는 일명 ‘코드 원’으로 통한다. 현재 대통령 전용기는 보잉747-400(2001년식) 기종으로, 대한항공 소속 여객기를 빌려 쓰고 있다. 엄밀히 말해 ‘대통령 전세기’인 셈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2월 대한항공과 5년간 1천157억 원에 장기 임차 계약을 맺고 그해 4월 첫 비행을 했다. 400석이 넘는 좌석을 200여 석으로 줄이고, 일반통신망과 위성통신망, 미사일 경보 및 방어장치를 장착했다. 미사일 방어장치 구축을 위해 300억 원 정도가 별도 투입됐다고 한다. 박근혜정부 당시인 2014년 말 계약 만료에 따라 2020년 3월까지 5년간 1천421억 원에 재계약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때까진 해외 장거리 순방시 대한항공 전세기를 이용했다가 김대중 전 대통령때 아시아나 전세기를 썼다.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시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소속 여객기를 교대로 이용했다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부터는 대한항공 전세기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운용하는 대통령 전용기는 1대 뿐이다. 국격과 국력이 높아지면서 대통령을 수행해야 할 참모진이 늘어나면서 전용기의 좌석 부족으로 청와대 참모진과 취재기자들이 별도의 민항기를 타고 대통령의 순방을 수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은 정상의 해외 순방시 통상 2~3대의 전용기를 운영하고 있다.

 대통령 전용기는 국가 안보를 위한 핵심 설비로 꼽힌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이동시 안전을 보장하고 유사시에는 전용기에 탑승한 채 군을 지휘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각국의 대통령 전용기 관련 예산은 국방 예산에 포함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과 ASEAN(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전용기로 귀국하던 도중 위성전화를 통해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로부터 포항 지진 발생에 대한 보고를 받고 각종 조치를 지시했다. 만약 전용기에 통신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더라면 문 대통령의 즉각적인 상황 조치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에어포스 원’으로 불리는 미국 대통령의 전용기는 ‘하늘의 백악관’이라고 불릴 만큼 우리의 전용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 당시 타고 온 전용기는 보잉 747-200B 여객기를 개조한 VC-25A로, 백악관 집무실에서처럼 비화(암호화) 통신과 화상회의 시스템을 갖췄고, 인터넷과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과 85회선의 전화선이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즐겨하는 트위터도 사용 가능하다.

 또 재급유 없이 1만3천여㎞를 비행할 수 있고 공중에서 지상으로 교신하는 위성통신 장비뿐 아니라 다양한 주파수로 세계 여러 나라와 통신할 수 있다. 대공미사일 회피 기능과 핵폭탄 폭발 시 발생하는 EMP(전자기파) 방해를 막는 장비도 탑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회에서는 전용기 구매 논의가 재점화할 분위기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에 대한 2018년도 예산안 상정 전체회의에서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에서 무산된 대통령 전용기 구매 문제를 현 정부에서 다시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당시 조 의원은 “2020년이면 대통령 전용기 임차 계약이 만료된다”면서 “입찰과 업체 선정 1년, 실제 제작이 2~3년 걸릴 것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구매할지, 다시 임차할지 결론을 내야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반도 주변 강국들은 대통령 전용기를 교체하고 있다. 미국은 1990년에 인도된 현재의 대통령 전용기가 노후화됨에 따라 지난 2015년 전용기를 최신 기종인 보잉 747-8 기종 2대로 바꾸기로 결정해 교체 작업 중이다. 그러나 교체 비용이 40억 달러(4조6840억원)에 이르자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 2016년 구매 계약을 중단시켰고, 보잉사와 논의 끝에 지난해 8월 파산한 러시아 항공사로부터 해당 기종 2대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교체비용을 낮춰 도입하기로 했다.

 일본도 지난 1993년부터 우리의 전세기와 같은 보잉747-400 2대를 이용했으나, 오는 2019년부터는 최신형인 777-300ER 2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청와대=소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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