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준비, 우리 농산물을 애용하자
설 준비, 우리 농산물을 애용하자
  • 유재도
  • 승인 2018.02.1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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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모레면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이다. 설은 우리 민족의 전통을 살리고 자주 만나지 못했던 가족, 친지간의 정을 나눌 수 있는 명절 중 하나다. 독자들의 마음은 벌써 고향과 친지들에게 가 있는 듯하다.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날에 우리는 정성껏 제수를 차려놓고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한복을 입고 웃어른께 세배하며 떡국을 먹는다. 이렇듯 설날은 우리 민족의 전통과 얼을 잇는 소중한 날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소중한 날을 우리 농산물이 아닌 수입 농산물이 대신하고 있다. 그리고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다. 물론 해외여행을 다녀온 국민들도 늘고 세계 음식점이 많이 생기면서 수입 식품을 찾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지만, 값이 싸다는 이유로 수입 식품을 선택하는 고객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에 들어온 외국산 식품의 수입규모가 28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 16일 내놓은 ‘2017년 수입식품 동향’에 의하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들여온 외국산 식품의 수입액은 250억 8,772만달러(약 28조4,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보다 7%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수입물량은 1,829만 3,759톤으로 6%, 수입건수는 67만 2278건으로 7.5% 늘었다. 금액으로는 쇠고기 24억6,378만달러로 1위였고, 돼지고기 16억3,765만달러, 정제·가공용 식품원료 15억6,306만달러, 대두 6억122만달러, 밀 5억4,979만달러 등 순이었다.

 특히 일부 유통업체에서는 값싼 수입산 농축산물로 설 선물세트를 준비하고 있어 농업인의 근심은 더욱 깊어진다. 명절 때마다 우리 농산물이 소비 특수를 못 누리며 오히려 가격이 떨어지고, 소비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까 걱정스럽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지난달 17일 청탁금지법이 허용하는 농축수산물 선물 상한액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조정되었다. 농업계는 늦었지만, 농축수산물 상한액 조정이 다행이라고 반기는 듯하지만 실상 품목에 따라 농가들의 반응은 다르다. 선물 수요가 가장 많은 과수농가들은 적지 않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으며, 화훼농가들도 선물 상한액 조정에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에 한우·인삼 농가들은 여전히 미온적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법 적용 대상에서 농축수산물을 제외하거나 추가적인 금액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고향세(고향사랑 기부제도) 도입 또한 우리 농산물 소비촉진과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정부가 고향세를 2019년부터 시행하겠다고 구체적인 일정을 밝힌 가운데 ‘한국형 고향세’를 어떻게 만들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향세 성공을 위해 지역 특산물을 답례품으로 제공하고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역 특산물을 답례품으로 제공하면 기부 활성화뿐 아니라 우리 농산물 소비촉진, 농산물 판로확대, 지역의 일자리 창출의 효과가 있다. 실제로 2008년부터 고향세를 운영해온 일본 역시 답례품 제도를 도입해 지역경제에 숨통을 트이게 하였다. 일본 나가노현 아나정(町)이 대표적인 사례다. 농가 고령화로 놀리는 땅이 많아 골머리를 앓던 아나정은 답례품으로 쌀을 증정하기 시작, 쌀 수요가 급증해 휴경지를 다시 경작했으며, 2014년 고향세 모금 실적 1위를 기록한 히라토시는 지역 일자리 창출 우수사례로 꼽힌다.

 멋진 전통과 얼이 깃든 소중한 설날을 농업인의 정성이 가득 담긴 우리 농산물로 맞이하는 것이 어떨까. 소중한 가족과 보내는 뜻 깊은 설날을 값싼 수입 농산물로 채우는 선택은 전통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행위다. 안전한 먹거리인 우리 농산물 애용으로 농촌과 농업인에게 희망을 주고 가족 간의 정을 더욱 돈독히 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

 유재도<전북농협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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