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이야기는 우리 그림인 민화입니다. 민화는 말 그대로 일반 서민들이 예로부터 그려온 그림이지요. 외형은 의식하지 않고 생각과 정감을 꾸밈없이 표현한 진실한 그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민화의 소재가 비슷한 그림이 많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민화는 ‘본그림’이라는 일정한 본에 의해 같은 주제를 마치 흉내 낸 듯하나, 작가마다 개성이 드러나게 표현을 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민화는 민간종교가 반영돼 개인의 기원과 믿음의 의미가 부여된 것이 많습니다. 또한 현세의 염원을 기원하고, 동시에 서민의 생활과 함께 그려져 실용성과 대중성을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함께 감상할 작품은 김완순 작가의 ‘모견도’입니다.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는 그림인데요. 나무 아래의 강아지 가족들이 참 평화로워 보입니다. ‘모견도’와 ‘화조구자도’에는 모두 개와 나무가 등장합니다. 개는 한자로 ‘戌(술)’인데 지킬 戍(수)와 모양이 거의 같습니다. 또 나무는 한자로 樹(수)라고 하는데 음절이 같습니다. 이렇듯 개와 나무가 함께 그려지면 ‘지키고 또 지키다’는 뜻이 됩니다.
곧, 설이 돌아오네요. 2018년에는 독자 여러분들의 행복과 건강을 지키고 지키는 특별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 글 = 채지영 교동미술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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