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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사표(出師表)의 계절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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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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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전북 자존의 시대를 확실히 열겠다”며 사실상의 출마선언을 한 데이어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많은 입지자들이 저마다 지역사회를 이끌 최고의 동량(棟樑)임을 자처하며 나서고 있다.

전국 동시 지방선거가 몇 달 앞으로 성큼 다가오면서 출사표(出師表)의 계절을 또다시 맞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지방자치제도가 시작된 지 23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의 지방자치는 제대로 뿌리를 내리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선되고 나서는 지역사회 보다는 자신의 영달과 번영을 위해 또 자신을 당선시키는 데 일조했던 사람들의 보은을 위해 더 신경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항상 지방선거가 끝날 때면 당선자들이 선거법 위반 시비 때문에 법정에 서는 경우가 허다하며 각종 비리와 불법행위에 연루된 단체장이 임기 대부분을 법정을 오가며 보내는 경우도 많았던 게 사실이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면서 지방자치제도에 대한 환멸감이 유권자들 사이에서 퍼져가고 있다.

지방자치가 실시되면서 지역발전은 고사하고 비리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쓰는가 하면 기초의원서부터 도지사까지 심지어 교육감까지 선거로 뽑다보니 국가적인 낭비가 심하다는 의견도 팽배하다.

이제 우리는 어떤 지도자를 뽑아야 할까.

돌이켜 보면 역사 속 우리 지도자들은 유감스럽게도 그다지 존경을 받지 못해왔다.

고려시대 몽고의 침략에 맞서 60년 항쟁을 벌렸던 주역들은 그 시대를 영위해 가던 귀족들과 무장들이 아니라 노비를 비롯한 하천 민들이었다.

귀족들은 자기 한 목숨 살겠다고 강화도로 도망가 있는 동안 세계 최강의 몽고군에 맞서 싸운 것은 정규군도 아닌 일반백성들이 대부분이었다.

고려사회에서 짐승만도 못한 대우를 받던 천민이나 노비들이 우리강산을 지키기 위해 변변한 무기도 없이 침략군에 맞서 목숨을 버렸던 것이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6.25전쟁 때도 “국군이 공산군을 물리쳐 북으로 진군하고 있으니 안심하고 각자의 생업에 종사하라”는 이승만 대통령의 말만을 믿고 피난을 가지 않았던 시민들이 많았다.

그러나 대통령 자신은 방송을 하기 전날 밤 이미 서울을 빠져 나갔고 그 방송은 서울이 아니고 대전에서 한 방송이었다.

국방부 장관이었던 신성모는 부산에 배를 띄워 놓고 있었다. 부산까지 적의 수중에 넘어갈 경우 일본으로 도피하기 위해서였다.

다른 나라의 상황은 어떠했을까.

6.25 전쟁 중에 미8군 사령관이었던 벤플리트의 아들이 전투기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전사했고 중국 최고 권력자인 모택동의 아들도 중공군으로 참전했다가 전사한 것을 생각하면 지도층 인사와 자녀들의 병역기피가 당연한 것처럼 만연돼 있는 우리사회와 비교된다.

일본이 세계의 강자로 떠오를 수 있었던 배경에도 기득권층의 도의적 책임감이 나름대로 강하게 발휘됐기 때문이다. 러일전쟁을 승리로 이끈 총사령관 노기가 함대를 이끌고 시모노세키 항구로 돌아올 때 일본의 많은 어머니들이 부두로 몰려갔다.

전쟁에서 승리 했지만 전사자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이 노기 장군에게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전사한 아들 셋의 유골을 안고 내리는 노기 장군을 보고는 모두가 통곡을 멈추지 못했다.

이 같은 사실을 비춰볼 때 우리사회에서 책임을 가져야 하는 지도층은 권한과 특혜만 누리려 했을 뿐 이에 걸맞은 의무와 책임을 철저히 회피해 온 게 아닌지 돌이켜 볼 대목이다.

우리 지역사회의 새로운 지도층을 뽑는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이제 우리는 자신의 아집만을 내세워 대다수 시민들의 바람을 외면하는 후보가 아닌지, 자신의 안위만을 위해 책임을 망각하고 권한과 특혜만을 누리는 후보인지, 아니면 지역사회를 위해 자신을 과감하게 희생하며 모범을 보일 수 있는 후보인지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이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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