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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희망인가 허상인가
최낙관 예원예술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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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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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여러분, 제가 대통령이 되어 가장 먼저 한 일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한 것입니다. ‘사람중심 경제’라는 국정철학을 실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중략) ‘사람중심 경제’의 핵심에 일자리가 있습니다. 정부는 좋은 일자리 확대를 위해 (중략) 정부 지원체계를 전면 개편했습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시작되었고, 8년만의 대타협으로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16.4%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신년사에서 제 일성으로 밝힌 자신의 국정철학과 정부의 책무이다. 촛불의 힘으로 새롭게 탄생한 문재인정부는 이제 국민들에게 더 정의롭고 더 평화롭고 더 안전하고 더 행복한 삶을 약속해야 하는 ‘나라다운 나라의 건설’에 온 힘을 기울에야 하는 의무를 지고 있다. 사람중심의 경제와 일자리, 특히 임기 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와 최저임금 인상은 문제인정부의 정체성과 성과를 가늠할 중요한 척도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문재인 정부의 목표설정은 이미 대통령후보시절부터 구체화한 사안이었고 지난해 5월 취임 후 첫 행선지로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정치권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문재인정부 정책에 대한 공세수위를 높이면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화에 대한 허상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방향에 대한 정치적 비판뿐만 아니라 현장에서의 혼란과 불협화음 또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논란의 출발점은 물론 일차적으로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 즉 정규직 전환에 필요한 임금, 전환대상, 규모 등이 모호할 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정규직전환 심의위원회의 존재감 없는 미미한 역할수행에 기인하고 있다. 예컨대 위원회가 열리지 않아 기간만료로 인한 비정규직 근로자의 해고는 물론 전환제외 대상자로 결정되는 경우에도 해고를 피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 지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언론에 공개된 전북도내 정규직 전환대상자는 모두 4,766명으로 보고되고 있다. 14개 시군 중 정읍시가 정규직 전환심의위원회를 통해 전환대상자 338명 중 153명을 그리고 김제시는 전환대상자 403명 중 83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을 뿐, 나머지 지자체는 논의만 무성할 뿐 답보상태에 있다. 산술적으로 단순 계산해봐도 현재까지 진행률은 약 4.9%에 불과할 뿐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러한 상황이 지속하고 반복되면서 오히려 비정규직 일자리마저 지키지 못하는 그래서 생계마저 위협받는 제도적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실제로 전라북도에 당초 계약직 근로자 524명 가운데 정규직 전환심의 대상자로 390명이 명단에 올랐지만, 심의위가 노동계 반발로 공전을 거듭해 이미 계약기간이 만료된 305명이 직장을 잃어버리는 황망한 경우가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자치단체마다 정규직 전환기준이 다를 경우, 진입에 실패한 탈락자들의 반발과 혼란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과연 정규직 전환에 실패한 다수들을 제도적 희생자로 볼 것인지 아니면 개인적 무능함에 기인한 실패자로 볼 것인지 그저 답답할 뿐이다.

 현장에서는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가 정규직 ‘전환제외’ 심의위원회로 변질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결국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 선언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셈이다. 논란을 잠재우고 성공한 정책이 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는 물론 지자체들도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만 한다. 현장에는 분명히 사람이 먼저인 나라다운 나라를 위한 답이 있기 때문이다.

 최낙관<예원예술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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