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명소 익산 나바위 성당
천주교 명소 익산 나바위 성당
  • 익산=김현주 기자
  • 승인 2018.02.0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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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7월, 나바위 성당은 그 독특한 건축양식의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문화재 제318호로 지정됐으며 해마다 많은 외지인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익산=김현주 기자
  2월, 꽃을 보기에는 아직 이르고, 눈이 많이 내리지 않은 지역 익산은 설경(雪景)을 보기에는 그리 쉽지 않다.

 새로운 것에 감탄하고 싶어지는 겨울의 끝자락에서 매섭게 달려들던 한파가 잠시 사그라졌다 싶으면 익산 망성면에 위치한 나바위 성당으로 떠나보자.

 ‘나바위 성당’ 잘 정돈된 산책로 계단을 따라 아주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산 정상에서나 맛볼 법한 상쾌함이 콧구멍으로 들어온다.

 ‘에이∼ 허당이네’ 하며 실망하는 순간, 나바위 성당이 눈앞에 나타나 매력을 뽐낸다.

 # 독특한 매력을 지닌 도시, 익산

 익산은 ‘4대 종교의 성지’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도시다. 익산에서는 보광전의 닫집과 천정벽화가 아름다운 숭림사(불교), 원불교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원불교 총부(원불교), 조상들의 지혜와 독창성이 돋보이는 두동교회(기독교) 아울러 동서양의 조화가 어우러진 나바위 성당(천주교)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다.

 익산의 대표적인 천주교 산물인 나바위 성당은 우리나라의 최초 사제인 김대건 신부가 첫발을 내딛은 축복의 땅이자 ‘첫 마음의 성지’로 불린다.

 1845년 10월, 김대건 신부가 ‘페레올’ 주교, ‘다블뤼’ 신부와 함께 나바위 화산 언저리에 닻을 내렸다.

 이러한 김대건 신부의 발자취를 기념해 나바위 성당이 건립됐는데, 프랑스인 베르모렐(한국명 장약실) 신부가 1906년 신축해 이듬해 완공했다. 당초 순수 한옥 목조 건물로 지어졌지만 10여년간 증축을 거듭하면서 한옥과 양옥을 교묘하게 결합한 건물로 형태가 바뀌었다.

 1987년 7월, 나바위 성당은 그 독특한 건축양식의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문화재 제318호로 지정됐다.

 # 동서양의 조화가 절묘한 퓨전 건축물

 우리 한옥의 목조 빛깔과 서양 고딕양식의 위엄함을 함께 담고 있는 나바위 성당의 모습은 볼수록 신비롭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며 보이는 성당의 앞면은 고딕양식의 3층 수직종탑과 아치형 출입구로 꾸며져 있다.

 건물 옆쪽으로 돌아서면 한국적인 미를 보여주는 전통목조 한옥형태의 지붕과 벽면, 서까래가 드러난 복도 등이 뾰족하고 직선적인 성당의 모습과 전혀 어색하지 않게 어우러진 모습은 마치 원래 한 가지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한없이 넋을 놓게 된다.

 나바위 성당은 천주교가 이 땅에 정착하면서 완전한 서양식 건축을 짓지 않고, 한국 전통적인 목조건축과 조화되도록 절충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성당 내부로 들어가면 중앙통로 한가운데 당시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의 한국의 유교문화를 반영해 남녀가 따로 미사를 볼 수 있도록 자리를 구분하는 칸막이 기둥이 세워져 있다. 기다란 창문에는 한지에 그린 채색화가 스테인드글라스를 대신하고 있다.

 # 볼거리가 가득∼ 나바위 성당은 막연한 명소가 아니다!

 성당 뒤편에는 야외 미사를 볼 수 있는 제대와 ‘평화의 모후’ 성모 동산이 있고, 화산 정상까지 ‘십자가의 길’이 고즈넉하게 이어져 순례자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소박하면서도 깊고 고요한 정취가 묻어나는 산책로에는 순교를 상징하는 조각품들이 서 있어 더욱 각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산책길을 따라 화산의 정상에 오르면 ‘김대건 신부 순교 기념비’와 ‘망금정(望錦亭)’이 있다.

 화강석 축대 위에 설치된 순교 기념비는 총 높이가 4m50cm로, 김대건 신부가 타고 왔던 ‘라파엘호’를 연상해 지어졌다.

 또, 망금정에 오르면 사방이 시원스럽게 한 눈에 들어오며 아름다운 금강이 눈앞에 펼쳐진다. 그 아래로 깎아지른 듯한 암벽에는 마애삼존불상이 희미하게 남아 두 종교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추운 날에 먹는 추어탕이 더 맛있다!

 나바위 성당의 아찔한 매력을 충분히 감상했다면, 이번엔 인근에 위치한 따끈따끈한 구들장에 앉아 진한 추어탕으로 얼었던 속을 달랠 차례다. 외관은 허름하지만, 나바위 성당을 찾는 사람이라면 한 번씩은 들렀다 가는 곳,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25년 전통의 추어탕 맛 집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그 옛날 역사적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고즈넉한 겨울 풍경부터 맛깔 나는 먹거리까지, 몸과 마음의 휴식을 찾는다면 호젓한 이 겨울 익산 나바위 성당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익산문화재단 관계자는 “나바위 성당은 국내 유일의 독특한 건축물로 인정받아 국가문화재로 지정됐다”고 전하며, “익산지역에는 천주교, 불교, 원불교, 기독교 등 4대 종교의 성지가 있는 곳으로 동서양의 조화가 잘 어우러진 지역으로 종교적 차원을 떠나 연인과 가족들이 익산을 찾아 들러본다면 색다른 추억을 쌓게 될 것이다”고 전했다.

 익산=김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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