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복지국가의 빛과 그림자 ‘스웨덴 일기’
최고 복지국가의 빛과 그림자 ‘스웨덴 일기’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01.3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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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스웨덴의 한 장관이 초콜릿을 사는 데 법인 카드를 사용해 물의를 빚은 사건이 뉴스를 장식한 적이 있다.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였던 장관은 사임을 했다. 스웨덴은 바로 그런 나라다. 개인의 사생활에는 무척 관대하지만, 공직자의 부정부채는 아무리 사소해도 결코 용서하지 않는다.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로 불리는 스웨덴에서 9년째 살고 있는 나승위씨가 명랑하지만 진중한 스웨덴 관찰기를 펴냈다.

 ‘스웨덴 일기(파피에·1만7,000원)’에는 스웨덴의 23가지 표정이 오밀조밀하게 담겨 있다.

 저자는 운전면허 시험장과 응급실에서 겪은 에피소드, 초등학교 교실에서 보여지는 평등의 가치, 마트의 셀프 스캐너 등 소소하고 가벼운 이야기에서 출발해 교통안전 시스템과 무상의료, 공직자의 청렴, 무상교육 등 사회적 문제까지도 이야기를 확장해나가면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그 중에서도 저자가 책에서 강조하고 있는 스웨덴의 정신이자 철학이라고 할 수 있는 개념은 ‘라곰(Lagom)’이다.

 ‘라곰’은 지은이의 말을 빌면 “극단에 치우치지 않은 중간, 중도 등의 뜻으로 스웨덴 사람들의 정신 속에 들어 있는 독특한 개념”이다. 이런 라곰의 정신을 중시하는 스웨덴 사람들은 1등을 우대하지 않고, 튀는 엘리트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상천국으로 불리던 스웨덴에도 점점 빛이 바래고 있는 라곰 정신과 개인 중시에서 파생된 독거인 문제, 점점 심각해지는 학력 저하 등 새로운 과제가 등장하고 있다. 스웨덴의 빛과 그림자를 꼼꼼하게 들여다본 저자의 탐구생활 덕분에 막연하게 단어로만 떠올렸던 복지의 구체적인 실체가 보다 선명하고 입체적으로 머릿속에 그려지게 될 터다.

 김제 출생으로 한국에서 라디오 구성작가와 시나리오작가로 활동하다 2009년 가족과 함께 스웨덴으로 이주해 살고 있다. 무역회사 NSW&Nordic AB를 운영하고 있으며 스웨덴과 한국의 문화 교류 증진에 많은 관심을 갖고 여러 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책으로 ‘스웨덴, 삐삐와 닐스의 나라를 걷다’가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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