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재생
자원재생
  • 박종완
  • 승인 2018.01.3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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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 골목길에서 폐지를 가득 실은 손수레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를 마주한 자동차 운전자도 상황을 파악할 수 없어 정차하고 있는데, 손수레가 계속하여 차량 쪽으로 접근하자 운전자가 경적을 빵하고 울리니 그 때서야 할머니께서 얼굴을 빼꼼히 내밀며 수레를 멈추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어서 가라고 손짓을 한다.

 요즘은 전국 어디나 각종 생활쓰레기가 넘쳐 나고 있다. 멀쩡한 가전제품이나 생활용품들이 버려지는가 하면, 상술로 인한 과대포장과 상품의 고급화전략 등으로 버려지는 쓰레기도 그 양을 헤아릴 수 없을 지경이다.

 특히나 택배사업이 활성화 되면서 사시사철 길거리엔 빈 박스나 스티로폼이 넘쳐 나고, 명절이라도 닥치면 그 양은 어마어마할 정도로 쌓이는 것을 볼 때면 미화원분들과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울 따름이다.

 동네 어귀의 고물상에 가보면 전자제품, 폐지, 빈병, 고철 등이 종류별로 산더미처럼 쌓이고 이에 걸맞게 요즘의 고물상들은 무슨무슨 자원이라는 상호를 내걸고 있다.

 작은 손수레가 수없이 고물상을 들락거리며 무게를 더 달라고 떼쓰는 할아버지 할머니 성화에 고물상 주인은 천원짜리 한 장을 더 건네시며 차 조심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이러한 훈훈한 정이 있기에 꽁꽁 언 엄동설한이지만 우리네의 마음만은 춥지 않을 것이다.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과 고물상 덕분에 저 많은 자원들이 낭비되지 않고 요소요소에 재활용될 것을 생각하면, 지자체나 범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모든 것이 부족한 시절에 학교를 다니던 세대들은 몽땅 연필을 플라스틱자루에 끼워서 끝까지 사용하거나, 달력이나 기타 종이류 한 장도 버리지 않고 소중하게 재활용 했던 기억이 새롭다. 신문지는 도배할 때 초배지로 활용했고 얇은 습자지 일력은 할아버지께서 봉초담배를 말아 피우는 말지로 제격이었다.

 동네 아이들은 아이스깨끼나 엿장수의 가위소리가 들리면 너도나도 집안에 있는 빈병이나 비료포대 등을 부모 몰래 가져다가, 엿으로 바꿔먹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색깔 있는 병은 안 바꿔주고 깨끗한 대두 소주병이 최고 인기였다.

 한번은 여동생이 많은 양의 엿을 가져왔었는데 일단 먹고 나서 어디서 났냐고 물어보니 뒷마루에 있던 다리미를 엿장수에게 가져다주고 엿으로 바꿔왔다고 하였다.

 큰일이다 싶어 대문 밖으로 뛰어 나가봤으나 엿장수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고학년인 오빠가 동생들하고 사고를 저질렀으니 부모님께 혼날 생각에 앞이 깜깜했던 추억이 지금도 가끔은 필자를 미소 짓게 한다.

 그런데 요즘은 차고 넘쳐서 탈이다. 가정은 물론 모든 조직과 사회구성원이 너나 할 것 없이 부족함이 없이 누리다보니 멀쩡한 물건도 아까운 줄 모르고 심지어 싫증난다고 쓰던 것을 버리고 새로운 제품을 구입하는 세태다.

 물론 국내 소비가 활발해야 국가경제도 발전하기 마련이고, 가진 사람들이 자기 돈을 자기 맘대로 쓴다는데 무슨 대수냐 하겠지만 그래도 자원낭비는 안 될 일이다.

 더구나 자원낭비도 문제지만 우리네 산이며 바다가 산업화 쓰레기로 넘쳐 나선 안 될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겐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을 후손들에게 물려줄 책임과 의무가 있다. 우리네 어른들이 자원을 아끼고 자연을 사랑하는 모범을 실천할 때 비로소 깨끗한 환경을 대대손손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 오래전부터 재이용(Recycling)단지를 지자체마다 선진국 수준으로 만들어 자원낭비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폐자원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이나 활용성을 더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Upcycle) 노력도 칭찬 받아 마땅할 일이다.

 우리가 가진 자연과 자원은 다음 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줄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모두 다 같이 범사에 감사하며 만족할 줄 아는 삶의 지혜가 필요한 이유이다.

 

 박종완 / 계성이지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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