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발 제작자 유배근 명인과 만나다
한지발 제작자 유배근 명인과 만나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8.01.25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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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한지발을 만들고 있는 전북도 무형문화재 제31호 한지발장 유배근 명인이 삼천문화의집에서 대나무 한지발 제조시연과 체험행사를 진행했다.

 (사)전통예술원 모악이 25일 선보인 ‘전주 명인과 함께 하는 지붕 없는 문화장터’에 참여한 유배근 명인은 동네 가까이에서 보다 근접하게 시민을 만날 수 있게돼 즐겁다며 시종일관 훈훈한 미소로 맞이했다.

 전주시가 주최하고 (사)전주문화의집협회, 한국전통문화전당, 버스커즈팩토리가 협력한 이번 행사는 전통 문화와 생활 문화가 함께 근접한 거리에서 만나는 시간이 됐다.

 이날 평일 낮 시간대 였음에도 불구하고 방학을 맞은 학생들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참여해 삼천문화의집 상상카페는 시끌벅적한 모습이 연출됐다.

 참여자들은 극단 명태의 단원들이 펼치는 뮤지컬 갈라공연에서부터 생활문화 작가들과 공예체험을 즐기면서 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신나는 시간을 보냈다. 매서운 추위를 녹일 수 있는 어묵탕과 커피, 따뜻한 음료와 간식거리를 함께 나누는 재미도 쏠쏠했다.

 무엇보다 이날 주목되는 프로그램은 명품 한지발을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의 시간이었다.

 한지발은 닥풀 섬유를 떠서 한지를 만드는 대나무 발을 말하는데, 전주 한지가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는 것도 바로 명품 한지발이 있기 때문이다.

 유배근 한지발장은 “동네에 있는 문화공간에서 주민들을 만나고 한지발 제조 방법을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돼 즐겁다”면서 “사람들이 한지는 잘 알지만 그것을 만들어 내는 한지발은 잘모르는데, 한지발의 중요함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한지발의 표면이 매끄럽지 않거나 좋은 나무를 사용해 발을 만들지 않으면 좋은 한지가 나올 수 없다”면서 “이 발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재료가 있다고 해도 한지를 만들지 못한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어색해하며 명인의 주변만을 서성이던 아이들도 어느새 하나 둘 모여 명인의 손끝을 집중해서 바라보기도 했다. 잠깐의 만남으로 지역의 무형문화재를 오롯이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한지발 하나를 완성하는데 많은 시간과 공력이 들어간다는 점을 느끼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

 직접 한지발 체험에 나선 시민 이영애씨는 “평화동에 거주하고 있는데 벌써 15년째 이곳 삼천문화의집을 자주 애용해 왔다”면서 “사실 개인적으로는 오래전부터 한지공예 작업을 하다보니 명인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가까이에서 한지발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돼 유익했다”고 말했다.

 이번 ‘전주 명인과 함께하는 지붕 없는 문화장터’는 이날 삼천문화의집을 시작으로 효자, 인후, 진북, 우아 등 전주에 위치한 문화의집 5곳에서 프로그램을 이어간다.

 앞으로 지승장 김선애(26일 효자문화의집), 전주낙죽장 이신입(2월 2일 우아문화의집), 선자장 엄재수(2월 21일 진북문화의집), 선자장 방화선(2월 23일 인후문화의집) 명인의 시연행사와 체험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최기춘 삼천문화의집 관장은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전주지역 문화재 명인들은 각 문화의집 권역에 거주하거나 활동하고 있는 명인들로 구성됐다”며 “주민들은 자신의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무형문화재 명인들과 만나게 되는 자리를 통해 문화 자원에 대해서도 알아가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화장터의 공연과 체험은 무료로 참여 가능하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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