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찾기 수업 이야기
행복 찾기 수업 이야기
  • 박성욱
  • 승인 2018.01.25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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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프트 웨어 수업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2018학년도부터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이 시행된다. 초등학교는 5,6학년에서 연간 17시간 이상 중학교는 연간 34시간 이상 교육과정에 배정된다. 처음 ICT교육이 교육현장에 적용될 때 여러 가지 부작용을 우려하면서 반론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ICT 교육을 하지 않는 학교가 없다. 세상이 바뀌었다. 2018년 1월 현재 교육을 위해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도 소프트웨어 교육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구이초는 2016학년도부터 전라북도교육청지정 소프트웨어 선도학교로 지정받아서 다양한 소프트웨어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재구성하고 수업 속에 잘 녹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이 소프트웨어 수업을 좋아해야 한다는 것이다. 좋아하지 않고 싫어하는 것은 억지로 해야 한다면 얼마나 힘든 일인가? 우리학교 수업은 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블록을 많이 활용하고 스토리텔링 기반으로 진행한다. 먼저 자연보호, 불조심 등의 주제에 맞게 상황을 블록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로봇을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코딩하면서 움직이게 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몇몇 학교에서 실시하던 소프트웨어 수업이 전 학교에서 실시되려면 우선 선생님들이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소프트웨어 기초 연수, 심화 연수 등 다양한 연수를 통해서 전문성을 쌓아야 한다. 앞 바퀴 교사들이 먼저 힘을 내고 뒷 바퀴 교사들이 잘 따라 오면 무난하게 정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마음을 담은 로봇 수업

아이들은 화면을 통해 보여지는 코딩 수업보다는 직접 움직임이 표현되는 소프트웨어 수업을 좋아한다. 그런 의미에서 로봇으로 하는 소프트웨어 수업에 대한 흥미가 높다. 그러다가 문득 든 생각이 있다. 소프트웨어 수업이 기술 중심 수업이 아닌 문제해결력 신장에 초점을 맞추고 실시하고 있는데 여기에 인성교육 측면에서도 접근 할 수 있지 않을까? 여러 가지 고민 끝에 좋은 아이디어가 생각났다. 특별히 이번 수업은 캄보디아 한인학생들을 위한 교육봉사를 하는 중에 떠올라서 그곳 아이들에게 적용하게 되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수업 중 로봇축구가 있다. 축구를 기반으로 하는데 작은 로봇을 아이들이 조정하여 일정한 규칙 안에서 하는 놀이다. 축구선수들은 골은 넣기 위해 어려가지 어려움을 극복한다. 체력의 한계를 뛰어 넘어야 하고 규칙을 지켜야 하고 상대편 선수를 피해서 끝까지 달려야 한다. 중간에 포기는 없다. 우리들은 모두 살면서 행복해 지기를 원하다. 그런데 이 행복을 방해하는 것들이 참 많다. 게으름, 욕심, 교만 등. 아이들에게 자신의 행복을 방해하는 것들을 생각해 보게 했다. 그리고 그것을 적어서 컵에 붙이게 했다. 로봇 축구경기장 안에 행복을 방해하는 것 내용을 붙인 컵을 고정 시켰다. 이것들을 피해서 행복지점 골대 까지 들어가도록 했다. 그런데 생각한 것 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좁은 컵 사이를 잘 피해서 가야 하는데 고집스럽게 사이를 비집고 가려고 하다보면 로봇이 뒤집어 진다. 욕심이라는 컵에 걸려 넘어지기도 하고 게으름이라는 컵에 걸려 넘어지기도 한다. 뒤집어지고 넘어진 로봇을 다시 일으켜 세우면서 아이들은 생각하게 된다. 아 우리 삶도 이 상황과 비슷하다고 말이다.

 

나를 극복하고 참 마음으로 이루는 행복

수업이 끝나고 나서도 아이들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다. 다들 너무 재미있다고 했다. 로봇이 꼭 자기 같다고 했다. 욕 때문에 친구들하고 사이가 좋지 않았던 일들을 이야기 했다. 게을러서 부모님께 혼났던 이야기도 했다. 여기저기서 빵빵 이야기가 터져 나왔다. 우리 안에는 여러 가지 마음이 뒤 섞여 있다. 욕심 많고 때로는 게으른 우리 자신을 극복하고 함께 나누고 배려하고 부지런해야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은 스스로 깨달아 가고 있었다. 이런 수업을 하고 나면 교사인 나도 힘을 얻는다. 그리고 행복하다. 물론 준비하는 데는 엄청 힘들었지만…….

박성욱(구이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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