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측통행(右側通行)을 생활화(生活化)하자
우측통행(右側通行)을 생활화(生活化)하자
  • 황의영
  • 승인 2018.01.22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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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걷는다. 걷지 않으면 건강을 잃는다. 걷지 못하면 오래가지 않아 죽게 된다. 살아가는데 걷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한적한 길을 혼자 걸을 때는 아무 문제가 없다. 여러 사람이라 할지라도 같은 방향으로만 갈 때면 별문제 없다. 같은 길을 양방향으로 오갈 때 문제가 생긴다. 오솔길에서는 둘 중 한 사람이 길을 비켜줘야 다른 사람도 가고 나도 갈 수 있다. 맨손으로 가는 사람도 있고 물건을 들고 가는 사람도 있고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사람도 있다. 건강한 사람도 있고 나약한 사람도 있고 다른 사람의 부축을 받고 가는 사람도 있다. 사람만 가는 것이 아니고 짐승도 가고 자전거나 수레 우마차 자동차도 간다. 한 방향이 아니고 양 방향으로 간다. 제멋대로 가게 되면 복잡하다. 길가는 사람 모두 내가 먼저 가야 한다. 내 일이 가장 바쁜 일이라고 모두 생각한다. 좁은 길을 많은 사람이 오가게 되면 사람에 뒤엉켜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할 것이다. 서로 내가 먼저 가야 한다고 싸움이 일어날 것이다. 좁은 길에서는 약자(弱子), 힘든 자를 먼저 보내고 두 명이 비켜가는 길은 우측통행을 하자. 그러면 만사형통(萬事亨通)이다.

 길을 오가는데 일어나는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을 해소하고자 규칙을 만들어서 같이 지키도록 하고 있다. 사람 다니는 길과 자동차 다니는 길을 따로 만들어 인도(人道)는 사람, 자동차로(自動車路)엔 자동차만 다니게 한다. 요새는 자전거 전용도로도 만들어 자전거만 다니도록 하기도 한다. 이 규칙을 따르지 않으면 큰 사고가 날 것이다. 사고가 나지 않더라도 불편할 것이다. 사람 다니는 길을 보자. 불규칙하게 오가면 부딪치고 서로 같은 방향으로 비켜나는 경우도 허다할 것이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고자 길 오른쪽으로 가자고 규칙을 정했다. 큰 길이든 작은 길이든 실내든 실외든 어느 곳이든 오른쪽으로만 가면 된다. 길을 가면서 주의 깊게 관찰해보자.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가 걷는 모습이 어떠한가를 살펴보자. 대체로 등산로는 비좁다. 오가는 사람 한 사람씩 겨우 비켜갈 정도로 좁은 곳이 많다. 혼자 걸어도 왼쪽으로 걷는 사람도 많다. 본인이 왼쪽으로 걷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걷는다. 더욱이 친구나 지인들이 단체로 산길을 걸으면 두세 사람이 옆으로 서서 얘기하면서 걷는 사람들도 많다.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은 길을 바로 가지 못하고 비켜나 있다가 그 무리가 지나간 다음에 가야 한다.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다. 길은 나와 우리만이 걷는 길이 아니라 그와 그들도 같이 걸어야 하는 길인데도 이를 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도심의 길에서 걸을 때도 오른쪽으로 걸어야 한다. 그런데 왼쪽으로 걷기 때문에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이 부딪치지 않으려고 비켜가야 한다. 지하도에서도 마찬가지다. 오른쪽으로 가야 한다.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널 때는 더욱 가관(可觀)이다. 건널목에서는 푸른 신호등이 켜져 있는 짧은 시간 안에 길을 건너야 한다.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렸다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건너게 된다. 오가는 사람들이 뒤엉킨다. 어깨가 부딪치고 사람 사이를 곡예 하듯 빠져나가야 하는 경우도 많다. 이런 불편함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건널목 횡단보도를 만들 때 오고 가는 길을 별도로 만들었다. 포장도로 위에 흰색 줄을 끊어서 그어놓았다. 오른쪽과 왼쪽 면적이 같다. 오른쪽으로 길을 건너가도록 출발점에 커다란 화살표를 두 개를 그려놓았다. 그 방향으로 건너가라는 것인데 그 표지를 무시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화살표가 없는 왼쪽으로 가면 건너오는 사람의 길을 내가 가게 되는 것이다. 중간쯤에서 건너오는 사람과 어깨를 부딪쳐야 한다. 부딪치지 않기 위해서는 곡예 하듯 사람과 사람 사이를 비집고 빠져나가야 한다. 왼쪽으로 가면 나도 불편하고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도 불편하다. 남에게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불편을 줘서야 하겠는가? 왼쪽으로 건너는 사람들이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의식 없이 빨리 건너고 한 걸음이라도 덜 걸으려고 하다 보니 왼쪽으로 건너는 것으로 생각한다.

 거창하니 애국애족(愛國愛族), 사회봉사(社會奉仕)를 부르짖지 말자. 길을 오른쪽으로 걷는 것만이라도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실천하자. 우리국민 모두가 자신이 실천하면 된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돌입하는 올해부터는 우측통행하는 것 하나만이라도 완벽하게 실천해보자. 큰 길이든 작은 길이든 어느 곳에서든지 항상 오른쪽으로 걷는 것을 생활화하자. 우측통행도 못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선진국 국민이라고 할 수 있단 말인가!

 황의영<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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