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 해결은 일자리가 답이다
인구절벽 해결은 일자리가 답이다
  • 이한교
  • 승인 2018.01.2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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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데이빗 콜먼(독일) 옥스퍼드 교수가, 이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인구가 소멸할 국가가 한국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회입법조사처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입법·정책 수요 예측 모형(NARS 21)을 통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한국인은 2750년에 우리가 사는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본 마스다 히로야(지방소멸의 저자) 씨와 같은 방법으로 국내 기자가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도 20년 안에 지자체 중 30%가 제 기능을 상실할지도 모른다는 결과물을 내놓았다. 우리가 왜 이렇게 되었는가. 그것은 인구 절벽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구절벽의 주된 원인은 좋은 일자리가 없어서다. 좋은 일자리가 없으니 삶의 질이 떨어지고 출산율이 저하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인구절벽을 막기 위해서는 모든 정책의 기조를 일자리에 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다시 언급하지만, 정부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어떻게 하든 일자리를 만들어 인구절벽을 해결해야 한다. 안타까운 것은 아직도 그 심각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 먼저 대기업만 보더라도 2016년 12월 기준, 4만1,000개나 일자리를 줄였다. 물론 전문 경영인이 아닌 필자가 판단할 문제는 아니지만, 마치 남의 나랏일처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이러다가 예언처럼 우리민족이 소멸한다면 대기업이 살아남은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때 가서 수습하려 말고 지금 당장 쌓아 놓은 사내 유보금이라도 풀어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나갔어야 할 것이다.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아직도 말과 달리 미래지향적이지 못하고 정치적인 판단이 앞서 있다. 표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결단이 필요할 때 망설이다 놓치는 게 많다. 그중에 하나가 일자리가 보장되는 U턴 기업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다. 이 역시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몇 년 전 우리 전북의 한 지자체에서는 10만 명을 고용목표로 U턴 기업을 유치하겠다고 큰소리치며 언론기사로 도배하다시피 한 일이 있었다. 바로 이뤄질 것처럼 설레발을 쳤지만, 겨우 고용인원 40여 명 선에 그치고 말았다. 그렇다면 왜 오겠다던 기업은 오지 않았을까? 그것은 황당하게도 약속했던 R&D 연구센터 시설을 지자체에서 가동해 주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있었다. 왜 가동을 못 했는지 알아봤더니 소수 업체가 입주해 연구시설 가동이 어렵다고 변명을 했다는 것이다. 참으로 한심스러운 이야기다. 물론 기업이 돌아오지 않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여기서 필자가 지적하는 것은 기업의 입장에서 보지 않는다는 것과 철저한 준비 없이 일단 터트리고 보자는 식의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해외 진출 기업 수가 대략 1만 2,000여 개나 된다. 이 중에 제조업은 5,781개사로, 이 기업들이 현지에서 채용된 제조업의 인원수만 족히 약 286만 명이다. 이 중에 10%, 즉 578개 업체만 국내로 돌아와도 약 28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가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실적은 이웃 일본의 6%에 그치고 있다. 보도내용을 참고하면, 우리나라는 3년(2014∼2016) 동안 U턴기업이 43곳에 불과하고, 일본은 2015년 기준 724개에 달하고 있다. 왜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이고 있을까. 이 또한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일본은 우리와 달리, 다른 나라에 기술을 유출하지 않으려는 애국심에서 서둘러 돌아오는 기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가 U턴 기업이 적은 이유가 정부나 지자체만의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 또한 정부나 지자체의 소극적인 태도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따라서 U턴 기업 지원법(2013년 6월 27일 제정)을 대대적으로 수술해야 한다. 잘은 모르지만, 해외에 나가 있는 기업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그 기업들의 입장에서 모두 규제를 과감하게 풀어줘야 하고, 기업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면서 가지는 모든 역량의 보따리를 풀어야 한다. 그게 바로 서로 위한 상생의 길로 우리 모두를 위한 애국이다. 지금처럼 서로 견제하고, 믿지 못하고 버티는 동안, 인구의 절벽은 더 높아지면서 우리의 소멸은 더 빨리 다가올 것이다. 지금은 견딜만하다고 냄비 속에 개구리처럼 그냥 버티고 있다간 모두 공멸하게 된다는 얘기다. 하루속히 편안한 냄비 속에서 탈출하여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보아야 한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절박함을 깨달아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쳐본들 의미가 없다. 따라서 특히 대기업은 정부의 눈치를 보지 말고 미래를 위해 씨앗을 뿌려야 한다. 정부나 지자체 단체장은 모든 일을 정권연장선에서만 보지 말아야 한다. 더 늦기 전 우리 모두 공동노력으로 일자리를 만들어 갈 때 인구의 절벽이 무너지게 될 것이다.

 이한교<한국폴리텍대학 김제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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