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일자리와 ‘脫전북’
청년 일자리와 ‘脫전북’
  • 강현직
  • 승인 2018.01.1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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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활동을 안 하고 하는 일 없이 쉬는 청년이 작년에 30만 명을 넘어섰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청년층(15∼29세)은 30만1천명으로 2016년보다 2만8천명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일할 수 있는 능력은 있으나 일할 의사가 없거나 일할 능력이 없어 노동 공급에 기여하지 못하는 이들을 지칭한다. 교육·직업훈련을 받지 않고 취업도 하지 않는 젊은 층을 의미하는 것으로 소위 니트(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족이다.

 니트족은 무위도식한다는 비난을 받는다. 그러나 니트족 대다수는 노는 게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니트족이 ‘일부러 일하지 않는 청년’으로 잘못 인식되어 있다고 항변한다. 구직활동을 해도 안 되니 좌절감을 느끼다가 결국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하고 취직 준비조차 단념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니트족 비율은 모든 연령 구간에서 OECD 35개국 평균보다 높다. 2015년 기준으로 15~19세 24위, 20~24세 30위, 25~29세 28위를 차지했다. 보건사회연구원은 ‘청년 니트족: 실태와 정책’ 연구에서 우리나라는 청년들에 대한 사회안전망은 무척 약하며 소득 지원 등은 청년이 빈곤에서 벗어나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하지만 경제적 자립을 돕는 데는 충분치 않다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강조한다. 니트족이 늘어나는 추세 속에 구직자의 취업난도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실업자 수는 102만8천 명으로 전년보다 1만6천 명이 늘었다. 실업자 수가 2년 연속 100만 명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며 청년층(15~29세) 실업률도 9.9%로 전년보다 0.1%포인트 올라 200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청년 실업률은 2013년(8.0%), 2014년(9.0%), 2015년(9.2%), 2016년(9.8%)에 이어 5년 연속 8%를 웃돌며 상승곡선을 그렸다. 청년 체감실업률은 무려 22.7%에 이른다.

 전북의 청년 실업률은 전국에서 가장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고용률이 34.3%에 불과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청년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적다 보니 청년이 지역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수도권으로 떠난다. 도내에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할 경우 젊은 층의 ‘탈 전북’은 가속화 할 것이다. 특히 20~29세 청년 인구 순유출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커 가임여성의 감소는 지역 존속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청년 인구의 유출은 지역사회의 인구 감소와 인구의 고령화를 가속화해 지역 활력을 떨어뜨리고 다시 청년 인구의 유출을 확대시키는 악순환을 낳는다. 전북도의 일자리관련 정책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31.4%는 청년일자리를 가장 중요한 일자리 정책으로 꼽았으며 ‘청년유출 방지를 위한 정책방안’을 요구했다, 정부가 올 역대 최대 예산을 쏟아 부어 32만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축소, 건설투자 급감 등이 맞물리면서 일자리 만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자리 확대 특히 청년일자리가 최대 과제로 등장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전북의 일자리 부족과 청년 유출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마땅한 정책도, 적절한 대비도 없이 시간만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전북 경제 성장이 2년 연속 0%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진 않다.

 올해는 6월 지방선거가 있는 해이다. 지방선거의 쟁점이 아직 뚜렷이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경제 성장과 고루 행복할 수 있는 삶의 질을 높이는 일자리 창출, 젊은 층이 맘껏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강현직<전 전북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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