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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이중성
이동희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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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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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기회는 이중성을 갖는다. 우스갯소리로 ‘기회는 찬스다’라는 말이 함유하고 있는 것처럼, 기회는 그 계기가 이끌어가는 방향에 따라서 정반대의 결과를 낳기도 한다. 어느 사물이나 어떤 동작은 마땅히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그 반작용에 밀려 부정적이고 퇴보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하는 것은 사회나 개인이나 마찬가지다.

 사회적으로 볼 때, 해방공간에서 ‘남북분단’은 단일민족을 찢어놓는 비극적 사건이었다. 그러나 남쪽은 이 기회를 자본주의적 민주체제를 선택하고 그 방향으로 에너지를 응집했다. 우여곡절을 겪고 피맺힌 고통을 치르기도 했지만, 우리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에 들어설 수 있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북쪽은 그 기회를 민주주의라는 허울에 공산주의적 경제체제를 접목하려 했지만, 그 결과는 역사가 증명하듯 참담하기만 했다. 이 모두 똑같이 주어진 기회를 어떤 방향으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얻어진 결과임은 자명하다.

 며칠 있으면 세계가 주목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가 펼쳐진다. ‘88 하계올림픽대회’와 ‘2002 월드컵 축구대회’에 이은 세계의 주목을 받는 국가행사다. 이번 동계올림픽대회에는 약95개국 5만여 명의 선수와 임원들, 경기를 관람할 세계인들이 방문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됨됨이를 알릴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이다.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는 이런 기회마다 민족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왔다. 주어진 기회를 긍정적인 자기 발전의 ‘찬스’로 활용해 왔음을 우리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겼다.

 그런데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에서 세계인을 맞이해야 할 강원도의 숙박업소들이 이번 기회를 떼돈을 벌 수 있는 절호의 ‘찬스’로 여기고 소위 바가지요금을 부른다고 한다. 세계인들에게 우리나라의 안방을 보여주며 우리 삶의 진정성을 다해서 맞이해도 시원찮을 판에, 한국과 한국인들을 ‘바가지요금’으로 그들을 골탕먹이는 나라요, 민족으로 인상 지우지 않을까, 적이 염려스럽다.

 인간의 성정은 사는 곳의 동서나, 피부색의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좋은 것’에 대한 인상을 오래 간직하는 버릇이 있다. 여행지를 물색할 때, 여행사가 주는 정보나 공적인 홍보물보다는 이미 다녀온 사람들의 평판에 의하는 경우가 많다. ‘입소문’은 그 어떤 홍보물보다 그 영향력에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하다. 소위 ‘맛집’을 찾는 사람들이 의지하는 정보도 바로 그 ‘입소문’이다. 어떤 지역, 어떤 음식점에서 만드는, 어떤 음식이 ‘맛있다’는 입소문을 찾아서 식도락가들이 전국을 헤매고 다니는 것이 오늘의 실정이다. 그런 맛집마다 식도락가들의 행렬이 장사진을 치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지 않은가!

 강원도의 음식점과 숙박업소들도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대회’는 ‘입소문’을 낼 수 있는 ‘찬스’다. 세계인들이 찾아오는 흔치 않은 기회를 긍정적인 자기 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러자면 먼저 한탕주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런 다음 강원도가 지닌 자연의 아름다움보다 더 고운 강원도의 ‘인심’을 보여주면 그만이다.

 단 17일 동안 펼쳐지는 올림픽대회 동안만 떼돈을 버는 것보다 두고두고 강원도, 나아가 한국을 다시 찾고 싶은 나라로 만드는 일은 주어진 ‘기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렸다. 끊이지 않고 솟아나는 화수분처럼 보물이 될 기회를 스스로 박차는 꼴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 그리고 이런 기회의 이중성은 강원도-도민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우리 모두가 공유해야 할 마땅한 가치인 셈이다.

 “강릉시 남대천 하구/ 날아오르는 외다리 왜가리/ 한 마리// 동료들 공격을 견뎌내고/ 물고기사냥도 하고// 저렇게 하늘로 통하는 다리를 놓다니/ 부러진 다리로 길을 잇다니// 현대자동차 공장 철탑/ 다리 묶은 외다리 비정규직/ 한 사람// 동료들 외면을 견뎌내고자/ 먹이사냥도 함께 하자고// 저렇게 하늘 향한 철탑에 다리를 묶다니/ 묶인 다리로 길을 내다니”-<졸시「길을 내는 법」전문> 새로운 길은 ‘앞서 가는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다른 새의 공격을 이겨내며 외발로 꿋꿋이 먹이사냥을 하는 왜가리처럼, 정규직 동료들의 외면에도 ‘사람 있음’을 왜장치는 철탑 위 노동자의 외침처럼, 내가 먼저 주어진 기회를 긍정의 활력으로 살려내는 사람만이 결국은 ‘새로운 길’을 내는 것이다.

 이동희<시인/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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