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전북대, 원광대 등 도내 양대 의과대학을 가진 대학들도 적극적으로 서남대 재학생을 편입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북대는 의대생 177명을 특별편입학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이미 10일 원서 접수까지 마쳤다. 원광대도 사실상 서남대 의대생이 원하면 모두 받아들이기로 했고 이미 8일까지 1차원서 접수를 마쳤다. 이처럼 두 대학이 서남대생 편입에 적극적인 이유는 이번 기회에 기존의 정원을 늘려 교세를 확장하고 교수 정원 등 정부 등에 후속 지원 혜택을 위한 것이다. 특히 한시적인 정원의 증가가 아니라 향후 신입생 선발 등에 추가 정원을 배당받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교육부는 2019년 신입생 선발에서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원광대와 전북대에 나누어 주기로 결정하였다. 대학가 관심은 2020학년도 이후다. 2020학년도 이후에도 서남대 의대 정원이 전북대와 원광대로 배정될지 아니면 보건복지부가 회수, 다른 지역에 배정할지 미정이다. 복지부는 “한시 배정은 (보건복지부에서 의대 정원) 회수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보건복지부가 보건의료정책 방향에 따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서남대 의대 정원은 이후에도 전북지역에 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남대 폐교로 생긴 정원인 만큼 지역정서도 고려해 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크게 두 가지가 검토 대상이다. 전북대와 원광대가 정원을 나눠 가지거나 제3의 의대를 전북지역에 신설하는 방안이다. 아무튼 정치권, 해당 정부부처, 대학들은 의대 정원을 둘러싼 이전투구가 갈수록 치열한 반면, 정작 해당 대학의 현장에서는 이러한 교육부와 대학 측의 결정으로 인해 혼란에 빠져 있다. 기존 대학의 재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적극 반발하고 있는 것인데 두 의과대학 학생·학부모 등은 “서남대 의대 학생들의 특별 편입학을 강행하면 동맹휴업도 불사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교육시설 확충, 교수 증원과 같은 아무런 대응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서남대 의대 학생들을 편입학시킬 경우 지금도 부족한 강의실과 교육환경 등이 더욱 열악해지고 졸업 후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인턴, 전공의 등의 선발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어 기존 재학생들의 반발도 분명 타당한 측면이 있다.
당초 운영 능력이 없는 설립자에게 의대를 포함한 대학설립을 허가하고 결국 대규모 사학비리와 부실 교육으로 서남대 사태를 지금까지 키워온 정부가 이번에도 그 많은 시간을 허비한 채 혼란만을 가중시키는 졸속 결정만 내어 놓고 있는 듯하여 그 씁쓸함을 금할 수가 없다.
김형준<신세계효병원 진료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부안군 정신건강증진센터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