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로 앞당겨진 졸업식의 ‘명암’
1월로 앞당겨진 졸업식의 ‘명암’
  • 문일철 기자
  • 승인 2018.01.15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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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2월에 실시됐던 졸업식 통념을 깨고 전북 지역 12개의 초중고학교에서 지난해 12월말부터 졸업식을 치렀다.

 일부 학교 측은 지역적 특성 때문에 등하교가 불편해 졸업식을 앞당겼다.

 이는 겨울방학이 끝나고 학생들이 등교해도 바로 봄방학이 이어져 정상적인 교육이 어렵다고 판단해 효율적인 학사운영을 위해 기존보다 이른 1월에 졸업식을 앞당긴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졸업식과 관련해 학부모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월 졸업식을 반기는 학부모들은 봄방학이 없어지고 졸업식과 겨울방학을 같이 진행하기 때문에 방학기간이 길어 어학연수를 보내기도 좋고 부족한 과목과 새 학기 준비를 충분하게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봄방학기간 학부모들이 자녀를 데리고 여행이나 사회적 프로그램을 참여하는 반면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현재 중학교 2학년생 자녀를 둔 양모(43·여·남원시)씨는 “겨울방학이 끝나고 봄방학까지 며칠 간 학교에 다니는 것이 비효율적인 것 같다”며 “졸업식을 이달초에 실시함에 따라 방학기간이 종전보다 길어져 자녀가 평소 관심 있던 영어캠프, 과목별 현장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주지역 2개 초등학교는 2월에 졸업식을 할 경우 겨우내내 내린 눈으로 등·학교가 불편해 질 것을 우려해 지난해 12월 29일과 지난 9일로 졸업식을 앞당겨 실시하기도 했다.

 반면 1월 졸업식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가장 큰 이유로는 졸업식 이후 개학 사이의 2개월간 공백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저소득층이나 맞벌이 가정의 경우 학생들이 학교와 가정에서 장기간 방치돼 사춘기의 학생들이 탈선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또 일부 학부모들은 졸업식 이후 학교가 학생 관리에 손을 놓으려 한다는 주장도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강모(41·군산시)씨는 “길어진 방학 동안에 자녀가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걱정이다”며 “학원을 보내자니 학원비가 너무 비싸서 엄두도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강모씨처럼 긴 방학으로 사교육 때문에 경제적으로 부담을 가지는 부모들도 늘고 있다.

 현행법상 학교 운영 방침상 학사 일정에 지장이 없을 경우 졸업식은 12월말이나 1월초에도 가능하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1월 졸업식과 겨울방학은 학교구성원(교사·학부모·학생)의 회의를 통해 협의된 학교재량으로 결정하고 있다”며 “1월 졸업식을 검토해서 바람직하다고 결정되면 확대권장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문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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