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VR 세상 눈앞 <5>구글의 디자인 가이드라인
AR/VR 세상 눈앞 <5>구글의 디자인 가이드라인
  • 김민섭
  • 승인 2018.01.1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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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가상현실 디자인

 디지털 디자인에는 다양한 분야가 있다. 그리고 분야마다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다. 웹 디자인에서는 그리드, 레이아웃을 지켜야 하고, 모바일 디자인은 구글과 애플이 각각 제시한 가이드라인이 있다. 웹 디자인과 모바일 디자인에서는 위 가이드라인을 지키면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가상현실에도 디자인 가이드라인이 존재할까?

 물론 있다. 비교적 역사가 오래된 웹과 모바일보다는 부실하지만, 가상현실 선두기업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가상현실에서의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와 UI(User Interface,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웹과 모바일에서의 그것과 다르다는 것이다. VR 선두기업 중 하나인 구글이 가상현실을 디자인할 때 어떤 것을 고려하는지 정리해보았다.
▲ 감각기관과 시각적 자극의 차이는 멀미를 유발
  #1.. 멀미를 줄이는 디자인

 멀미는 사용자가 기대한 느낌과 실제 느낌이 다를 때 일어난다. 자동차에서의 멀미를 생각해보자. 운전자는 차의 방향을 바꿀 때 방향 전환을 미리 알고 있다. 하지만, 창밖을 보지 않고 있던 탑승자는 갑작스러운 움직임을 느낀다. 예상하지 않은 움직임에 탑승자는 멀미가 난다.

 가상현실에서 멀미가 나는 이유도 비슷하다. 실제로는 움직이지 않는데, 가상현실에서 움직이면 멀미가 날 확률이 높다. 구글은 VR 멀미를 피하기 위한 생리학적 고려사항을 디자인 가이드라인에 정리해놓았다. 그중 세 가지를 소개하겠다.

▲ 인터페이스를 배치할 공간
  첫째, 사용자가 움직임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게 하라.

 사용자가 ‘자동차 탑승자’처럼 느끼면 안 된다. 사용자는 자신이 의도한 대로만 움직여야 멀미를 피할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이 움직임 도중이나 움직임 후에 무엇을 보게 될지 예측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앱은 일부러 사용자가 움직임을 제어할 수 없게 하여 긴장감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예를 들면, VR 롤러코스터 같은 앱이 그렇다.

 둘째, 사용자가 가상현실 속에서 움직여야 한다면, 일정한 속도를 느끼게 하라.

 실생활에서 우리의 감각 기관은 속도의 변화는 느끼지만, 일정한 속도는 잘 느끼지 못한다. 시속 300km로 일정하게 달리는 기차에서 편안함을 느끼다가, 기차가 감속하면 몸이 기우는 것처럼 말이다. 사용자가 VR에서는 가속하는데 현실에서는 가만히 있다면 머지않아 멀미를 느낀다. VR 멀미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용자를 일정한 속도로 움직여야 한다.

▲ 표지판이나 거대한 광고판
  셋째, 바닥을 만들고, 바닥에 움직이지 않는 물체들을 배치하라.

 우리는 바닥이 없는 곳에 서 있을 수 없다. 가상현실 속에서도 바닥이 있어야 안정감이 생긴다. 더해서, 바닥 위에 고정된 물체를 배치하면 사용자는 자신의 이동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바닥과 고정된 물체 없이 사용자 눈앞에 움직이는 큰 물체가 나타난다고 상상해보자.

 사용자는 그것을 보고 자신이 움직이는지, 물체가 움직이는지 헷갈린다. 감각기관과 시각적 자극의 차이는 멀미를 유발한다.

 VR 체험 후 멀미를 호소하는 사용자가 많다. 하드웨어의 성능 때문인 경우도 있지만, 위에서 제시한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통해 몇 가지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2.. VR 사용자 인터페이스 만들기

 실생활에서 길이를 재는 단위로 ‘mm, cm, m’가 있듯이, 웹과 모바일에는 ‘px’라는 단위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VR에서는 어떤 단위가 쓰일까?

 시계와 스마트폰은 몇 cm 거리에서, 랩탑과 모니터는 수십 cm 거리에서, 그리고 표지판이나 거대한 광고판은 수 m 거리에서 마주한다. 각각의 디스플레이는 그것을 보기에 알맞은 거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어떨까. 분명히 스마트폰 속 글씨 크기가 대형 광고판의 글씨 크기보다 작은데, 내가 느끼는 글씨 크기는 같다. 이런 경우 거리에 상관없이 시각적으로 느껴지는 글씨 크기는 같으므로, 거리보다 글씨의 아랫면과 윗면이 만드는 각도와 관련된 단위가 필요하다. 구글은 그 단위를 dmm(딤, distant-independent millimeter)이라고 정의한다. 1dmm은 1m 떨어진 곳에 있는 1mm의 크기, 2m 떨어진 곳의 2mm 또는 0.5m 떨어진 곳의 0.5mm를 가리키는 단위다.

 1dmm당 1px을 대입하면 적당한 화질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실험을 통해 얻어진 문자와 버튼의 적당한 크기는 아래와 같다.

 스마트폰의 버튼 크기가 사람의 엄지손가락 면적을 고려해 정해졌듯이, 디자인의 요소는 하나하나가 사람을 고려해서 정해진다. 다음은 인터페이스를 배치할 공간에 관해서 이야기해보겠다.

 인터페이스를 배치하기 전에 인체공학적으로 사람의 시야를 먼저 살펴보자. 사람의 시야는 210º에 달하지만,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영역은 수평선 기준 위아래로 약 30º다. 이 60º의 영역에 중요한 UI를 배치해야 한다.

 VR 인체공학이 눈 다음에 고려하는 요소는 목이다. 목은 위로 꺾었을 때는 최대 60º, 밑으로는 최대 40º, 그리고 양옆으로는 최대 55º다. 100º~ 110º의 영역이 제자리에서 HMD(Head Mounted Display)를 움직여 볼 수 있는 영역이다.

 마지막으로 사람의 머리는 수평선보다 약 10º~15º 아래를 향하지만, 눈은 살짝 위로 치켜뜬다. 그래서 가상현실 시야의 중심이자 커서 역할을 하는 중앙의 점(레티클, Reticle)은 수평선 정중앙이 아닌, 수평선 6º 아래에 있어야 한다.

 이렇듯 가상현실의 UI는 웹과 모바일의 그것과 다른 특징을 보인다. 가상현실은 사각형의 화면이 아니므로 기존 2D 디자인을 그대로 답습해서는 안 된다. 그뿐만 아니라 VR에서 쓰이는 HMD와 입력장치는 전에 없던 기기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특징 역시 고려해서 디자인해야 한다. 가상현실만의 특징을 잘 고려해 문제를 해결해나간다면, 분명 좋은 디자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출처: Google I/O ‘15 “Designing for VR”, Google I/O ‘17 “Designing Screen Interface for VR”> 

 김민섭 ㈜마로마브 VR디자이너

 

 <필자소개> 필자 김민섭은 최문조(전주고 출신) 대표와 함께 ㈜마로마브를 공동 창업했다. ㈜마로마브 VR디자이너로 활약하고 있는 필자는 울산과학기술원에서 산업디자인&인간공학을 전공했다. 현재 AR/VR 청년인재들로 공동 창업된 (주)마로마브에서 필자는 VR디자인 세계를 창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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