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과 자존감
작심삼일과 자존감
  • 안호영
  • 승인 2018.01.09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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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으로 가득한 2018년 새해가 시작되고 열흘이 지났다. 그러나 이 즈음이면 신년벽두에 세운 금연, 다이어트, 공부 등 다양한 다짐이 ‘작심삼일(作心三日)’로 끝나버렸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굳게 먹은 마음이 사흘을 못가서 흐지부지된다는 뜻의 ‘작심삼일’이라는 말은 꽤 오래전부터 생긴 듯하다.

 ‘작심(作心)’이라는 말은 맹자집주(孟子集註)의 등문공 하(下)권에서 “(간사한 말이) 마음에 일어나 그 일을 해치고, 그 일에 일어나 그 정치를 해친다”는 문장 중 ‘작어기심(作於其心)’이라는 단어로 등장한다. 여기다 고려시대의 정책과 법령이 일관성 없이 사흘거리로 바뀌었다는 것을 비유하는 ‘고려공사삼일(高麗公事三日)’이라는 속담의 부정적 의미가 차용되어 탄생한 말로 생각된다.

 목표를 정하고 ‘작심’을 했으면 끝까지 완수해서 성공을 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사람은 현재의 즐거움에 빠져 미래의 만족을 포기하고 안주하는 일이 더 많은 듯하다. 때문에 유혹을 견디고 ‘작심삼일’의 굴레를 벗어날 방법에 대한 고민과 학술적 연구도 많았다.

 가장 유명한 것은 1966년 미국 스탠퍼드대 월터 미셀 박사연구팀이 진행한 마시멜로 실험이다. 4세 아이들 653명을 대상으로 마시멜로가 든 그릇을 두고 먹지 않고 참는 시간을 확인했다. 이 실험이 유명해진 진짜 이유는 15년 뒤 실험에 참여한 아이들을 추적해 분석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인내하지 못한 아이들은 비만, 약물중독, 사회부적은 등의 문제를 안고 있었고 유혹을 잘 참은 아이들은 또래에 비해 학업성적과 교우관계가 좋았다.

 이 실험에서 유혹에 저항한 시간이 긴 아이일수록 자아존중감이 높게 나타났다. 자존감은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고 어떤 성과를 이루어낼 만한 유능한 사람이라고 믿는 마음이다. 자존감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대한 긍정인 반면 자신감은 경쟁 가운데서 자신에 대한 긍정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 존 노크로스 미국 스크랜턴대 교수나 피터 허먼 캐나다 토론토대 심리학과 교수는 결심을 성취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목표 설정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루기 어려운 비현실적인 목표를 세우기 때문에 행동을 변화시키는데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자존감을 낮추는 부작용만 나타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년에 세운 계획을 성공적으로 완성하고 싶다면 자존감을 높여 ‘작심’을 흔드는 나쁜 유혹을 물리치고 목표를 단계적으로 세분화하여 성취할 때마다 자존감을 향상시키는 긍정적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개인뿐만 아니라 회사와 조직, 나아가 국가에도 적용될 수 있다. 2018년에는 국민의 열망을 담은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 또 지방선거를 통해 좋은 지역일꾼을 뽑고 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많이 확보한 신규사업 국가예산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전북발전을 이뤄야 한다. 이러한 새해의 목표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자존감이 높아져야 하고 목표를 향한 세분화된 실천의지가 필요할 것이다.

 전북도민 모두 우리가 가진 잠재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자존감 회복과 새로운 비전을 공유하는 심기일전의 자세가 필요하다. 여기에 세부적 목표를 잘 세워서 한 단계씩 이루어 나아가고 성취의 기쁨을 함께 나눈다면 가장 큰 발전을 이룬 한 해로 2018년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다.

 안호영<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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