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한 최저임금이 교육개혁이다”
“적정한 최저임금이 교육개혁이다”
  • 강주용
  • 승인 2018.01.04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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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업을 하는 친구가 최저임금 때문에 걱정이라고 2017년 연말 모임에서 불만을 토로했다. PC방을 하고 있는데, 최저임금이 인상되어 운영조차도 힘들다고 한다. 경영의 어려움을 너무 쉽게 최저임금 인상 탓으로 돌리는 것이 아쉽다. 사업 경영 악화를 최저임금 인상으로 돌리는 것이 정당할까? 내 자녀가, 내 친구가, 내 친인척이 정상적인 생활이 보장되는 임금도 받지 못하고 일한다면 과연 그 말이 나올 수 있을까?

 최저임금을 단순한 자본주의 시각에서 보지 말고 교육제도와 관련지어 보자. 최저임금은 경쟁적이고 살인적인 우리 교육제도와도 연관되어 있다. 자본주의에서 임금은 너무나 중요하다. 우리 사회는 더 높은 임금을 받을 목적으로 교육을 활용하는 측면이 강하다. 정상적인 임금을 위해 좋은 대학에 진학해야 하고, 좋은 대학을 위해 개성이나 적성에 맞는 교육을 하지 않는다. 그저 성적을 위한 경쟁적인 교육을 하는 측면이 강하다. 지금 문재인정부가 아무리 블라인드 채용 등의 방법으로 대학 서열화를 막아 보려 하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 정도일 것이다. 교육제도 개혁을 최저임금의 현실화, 즉 최저임금으로 정상적인 가족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체계가 형성된다면 경쟁적이고 비이성적인 교육제도를 바꿀 수 있다.

 2018년도 최저임금은 전년도 6,470원에서 7.530원으로 16.4%로 인상했다. 2014년도 7.2%, 2015년도 7.3%, 2016년도 7.3%, 2017년도 7.3%의 과거 인상 평균에 비교하면 2배가 올랐으니 인상폭이 큰 것은 사실이다. 최저 임금을 경제적으로만 보지 말자. 살인적인 입시교육의 문제도 최저 임금과 상관성이 높다는 것을 고려하자. 적정한 최저임금의 사회구조를 만든다면 경쟁적이고 비이성적인 대학 입시에 모든 것을 거는 청소년들의 교육제도를 근본적으로 고칠 수 있다.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일류대학에 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자기의 적성과 행복보다는 더 많은 돈, 즉 임금을 위해 성적지상주의 교육에 치중하는 것이 확실하다.

 자살은 우리나라 청소년의 죽음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부상했다. 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도 2009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6년째 경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 자살 순위도 한국이 1위이다. 청소년 자살률은 더욱 심각하다. 세계적으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청소년(10-19세) 인구 10만당 자살자수는 2001년 3.19명 이었는데 2011년 5.58명으로 무려 57.2%나 증가했다. 10대 자살률은 상승했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10대 사망원인을 들여다보면 심각성은 확연해진다. 전체 중 대략 1/3에 해당하는 10대 사망원이 자살이다. 2016년도 통계청 13-19살 청소년 자살 충동은 학교 성적 40.7%, 가정 불화 22.1%, 선후배나 또래의 갈등 8.3% 경제적 어려움 1.7% 기타 27.3%이다. 학교 성적이 거의 반을 차지하고 나머지도 학교 성적과 관련이 있다.

 결론적으로 학생의 적성과 성격을 고려하지 않고 학교 성적에만 집중하는 이유는 많은 임금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교육을 이용하는 데서 온다. 학업이 자기의 부와 연관된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교육구조의 모습이다. 하지만, 어떤 일을 해도 생계에 지장 받지 않는 최저임금이 보장된다면 학업성적의 부담감은 없어질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의 정상화는 교육의 정상화로 갈 수 밖에 없다. 중산층이 감당할 수 없는 교육비가 감소하면 교육구조는 변한다. 지금 당장최저임금 정상화가 어려움을 줄 수도 있으나, 정상적인 최저임금이 형성된다면 성적지상주의, 과도한 경쟁 교육 등을 자연스럽게 고쳐진다. 최저임금의 정상화로 모순된 교육제도를 고칠 수 있다. 교육제도만을 고쳐서 교육을 바르게 할 수 없다. 인성교육을 강조해도 최저임금이 최소한 생계를 받쳐 주지 않는다면 교육제도는 고칠 수 없다. 이점이 최저임금 현실화의 큰 의미이다. 

 

 강주용<전북교육청지방공무원노동조합 사무총장·11기 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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