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의 구멍, 심실중격 결손과 심방중격 결손
심장의 구멍, 심실중격 결손과 심방중격 결손
  • 김기주 기자
  • 승인 2018.01.03 1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개월 된 딸을 둔 김성은(31)씨는 최근 감기에 걸린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 김씨는 아이의 심장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며 의사로부터 심장 초음파 검사를 권유받았다. 검사 결과 아이는 좌심실과 우심실을 구별해주는 막에 구멍이 있다는 심실중격 결손 진단을 받았다.

 이처럼 아이의 심장에 구멍이 있다고 하면 부모들은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 수술을 해야 하는지 앞으로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많은 걱정과 고민이 앞선다. 전북도민일보는 공영화 전북대학교 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의 도움말로 심장에 구멍이 생기는 선천성 심장질환인 심방중격 결손과 심실중격 결손에 대해 알아본다.

 ◆ 심장의 구멍

 심장은 오른쪽 심방과 심실, 왼쪽 심방과 심실, 이렇게 4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오른쪽 심장과 왼쪽 심장 사이에 막들이 있는데, 심방 사이에 있는 막을 심방중격, 심실 사이에 있는 막을 심실중격이라고 한다. 이 중격에 구멍이 있는 상태를 심방중격 결손, 심실중격 결손이라고 한다.

 ◆ 원인과 발생빈도

 심장은 발생학적으로 임신 초기에 형성되는데, 대단히 많은 복합적인 단계를 거쳐 형성된다. 선천 심장병은 이러한 발생 단계 중 복합적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단순히 구멍이 있는 것부터 복잡 기형 심장병까지 매우 다양한 종류를 가지고 있다. 이 가운데 심방중격 결손과 심실중격 결손은 비교적 간단한 심장병에 해당한다. 이 두 가지 심장병은 사실 유전 질환이라고 하기는 조금 어려운 것들이고 아직도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전체 선천 심장병의 발생 빈도는 생존아 1000명당 8-10명 정도이고 사산아(3-4%)나 유산아(10-25%)에서는 빈도가 더 높다. 나라마다 질환의 빈도는 약간 다른데, 우리나라 통계로 보면, 생존아 전체 선천 심장병 중 심실중격 결손이 1/3로 1000명당 3명 정도, 심방중격 결손이 1/5로 1000명당 1-2명 정도 빈도로 발생하고 있다. 심방중격 결손은 여자에서 더 흔하고 성인에게서 처음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성인에게서 처음 발견되는 선천 심장병의 1/3이 심방중격 결손이다.

 선천 심장병이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하지만, 부모나 자녀가 선천 심장병이 있는 경우 다음 아기에서 선천 심장병이 나타날 위험도는 증가한다. 가족 내에 1명이 선천 심장병이 있는 경우에는 2-6%, 2명이 있는 경우는 20-30%까지 증가한다.

 ◆ 증상

 심실중격 결손의 임상 증상은 구멍의 크기와 그 구멍을 통해 새는 피의 양, 즉 폐혈류량과 관련이 있다. 구멍이 작은 경우에는 증상이 없고 우연히 심잡음이 청취되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구멍이 중등도 크기인 경우는 생후 2-3개월경부터 가벼운 심부전 소견을 보일 수 있고, 흉부 X선 사진에서 심장이 약간 커져있을 수 있다. 구멍이 크면 생후 3-4주경부터 심부전 증상이 나타나고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심해진다. 여기서 심부전 증상은 체중이 잘 늘지 않고, 빠른 호흡을 쉬거나 가슴이 눈에 띄게 들썩거리게 숨을 쉬는 것, 수유를 한 번에 하지 못하고 중간 중간 쉬어 먹는 것, 잦은 하기도 감염, 과도하게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이다.

 심방중격 결손의 증상은 구멍의 크기에 따라 매우 다르다. 설사 구멍이 크다 하더라도 증상이 전혀 없는 경우도 많다. 심장에 구멍이 있으면 그 구멍을 통해 많은 피가 비정상적으로 오른쪽 심장으로 많이 흐르게 되는데, 이 때문에 호흡이 가빠지고 운동 시 호흡 곤란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들이 나타나기 전에 진찰 시 심잡음으로 알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때는 태어나서 어렸을 때는 심잡음이 안 들리다가 자라면서 새롭게 심잡음이 들리게 된다.

 ◆ 치료

 흔히 선천 심장병이 있으면 수술 밖에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는 않다. 다른 복잡 선천 심장병과 달리, 심실중격 결손은 구멍의 크기와 구멍의 위치에 따라 자연 경과가 다르다. 쉽게 설명 드리면 나쁘지 않은 위치에 있는 작은 구멍은 자연 폐쇄되는 경우가 작게는 30%, 많게는 50%에 이른다. 보통 이런 경우는 생후 2세, 즉 24개월 동안에 자연적으로 막힌다. 하지만 큰 구멍인 경우 자연 폐쇄는 흔하지 않고, 또 구멍의 위치에 따라서 자연 폐쇄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여러 가지 다른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을 관찰하면서 수술 시기를 결정하게 된다. 최근에는 근성부의 구멍인 경우, 수술 말고 혈관 조영 시술을 통해서도 기구로 구멍을 막는 치료를 하고 있어 구멍이 막히지 않는다고 무조건 수술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심방중격 결손의 경우 구멍의 크기가 작은 경우에는 평생 구멍은 남아 있지만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도 많다. 어렸을 때 심방중격 결손을 진단받았다 하더라도 1-2세까지는 구멍이 폐쇄되거나 작아질 수 있어 외래에서 경과를 관찰만 하는 경우가 많고 그 이후에는 환자들의 상황에 따라 치료의 시기를 결정한다. 중등도 크기 이상의 심부전 증상이 있는 경우나, 증상이 없더라도 구멍을 통해 새는 피의 양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수술을 하거나 기구를 이용해서 폐쇄술을 하게 된다. 물론 동반된 다른 심장 구조 이상이 있을 때에는 무조건 수술을 하지만 구멍의 크기가 매우 크지 않고 구멍의 위치가 나쁘지 않을 때에는 수술이 아닌 혈관 조영술을 통해 기구로 구멍을 막는 방법이 있다.
 

 ◆ 공영화 교수 “ 꾸준한 관찰과 정기적인 검진 중요”

 심장에 구멍이 나는 심실중격 결손과 심방중격 결손은 심장병 중 비교적 흔한 질환이며, 응급한 진단과 치료가 요구되는 것은 아닙니다.

 구멍의 크기가 작은 경우에는 평생 구멍은 남아 있지만 치료가 필요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렸을 때 심방중격 결손을 진단받았다 하더라도 1-2세까지는 구멍이 폐쇄되거나 작아질 수 있어 외래에서 경과를 관찰만 하는 경우가 많고 그 이후에는 환자들의 상황에 따라 치료의 시기를 결정하기도 합니다.

 심실중격 결손은 제대로 진단하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결정하면 수술의 예후도 굉장히 좋다고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제대로 진단받는 것과 적절한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진단뿐 아니라 정기적으로 추적 관찰하여 다른 합병증이 생기지 않는지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심방중격 결손의 경우는 선천 심장병 중 하나지만 그 병의 특성상 성인이 되어서 발견되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이는 심방중격 결손의 증상이나 심잡음이 심부전이 진행할 때까지 나타나지 않기 때문인데, 발견이 힘든 대신 너무 늦은 시기에 발견된 것이 아니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치료 방법도 다른 심장병보다 간편합니다. 다른 문제가 복합되지 않은 경우, 성인이든 소아든 먼저 기구로 막는 시술을 고려하고 있고 성공률도 매우 높습니다.

김기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