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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늪에 빠진 안철수
이정덕 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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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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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가 한국 벤처의 멘토로서 그리고 청년의 멘토로서 계속 활동을 해왔다면 대한민국에서 지금보다 훨씬 긍정적인 기여를 했을 것이다. 정치적인 능력이 부족한데 당시의 인기에 편승하여 정치에 잘못 뛰어들어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주변에서 안철수에게 정치를 시작하라고 부추긴 사람들의 잘못도 크지만,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정치에 뛰어든 안철수의 잘못이 가장 크다. 지금이라도 정치를 떠나서 벤처와 청년의 멘토로서 역할을 해주면 더 좋겠다는 생각에 계속 이러한 글을 쓰고 있다.

 내가 안철수가 정치적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자신의 방향을 제대로 설정하지 못해 자신의 지지자들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가며 확장하는 이념을 제시하지 못하며 우왕좌왕했다는 것이다. 안철수가 정치에 입문하기 전에 쌓아온 진정성과 순수함으로 국민의 희망으로 등장하였으며, 안철수가 정치에 참여하며 처음 새정치를 구호로 내세웠을 때 많은 사람들은 기존의 정치를 확 바꾸는 진보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따라서 무언가를 바꾸고 싶어 하는 젊은 세대의 지지가 아주 높았다. 하지만 2012년 대선, 새정치연합 창당, 민주당과의 합당, 민주당 탈당, 국민의당 창당, 현재의 바른정당과의 합당 등의 과정에서 구태적인 모습을 보이자 안철수에게서 새정치 이미지는 많이 약화되었다.

 둘째, 이념이 불명확하다 보니 많은 사람을 끌어들였지만 결국 자기편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 보수파인 윤여준, 이상돈 등이 결합하였다가 떠났고, 진보파인 최장집과 장하성 등이 결합하였다가 떠났고, 측근이었던 송호창, 금태섭 등이 떠났다. 이들은 떠난 정도가 아니라 안철수에 실망하였다거나 배신당했다고 말했다. 안철수가 여러 사람의 다른 노선들을 수용하는 것처럼 말했지만 실제로는 그러지 않았다. 중도라는 애매한 말로 왔다 갔다 하고 있다. 2017년 대선에서는 그동안 지지했던 햇볕정책까지 포기하며 진보와 확실한 선긋기를 하였고, 적폐청산을 비판하면서 중도보수의 성격을 강화하였고, 결국 바른정당과 통합하겠다고 하고 있다.

 셋째, 안철수는 여러 사람의 말을 듣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이 옳다는 생각이 강하여 이를 그대로 밀고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정당을 만들고 통합하고 분당하고 또 통합하면서 제대로 의견을 조율한 적이 없다. 자신이 정하면 그대로 따르라는 성향이 강하다. 민주주의적 의견수렴과 이의 조직화에 대한 능력이 크게 부족하다.

 넷째, 이념이 불명확하다 보니 국민의 지지도 감성에 기반하여 모래성처럼 왔다 갔다 하고 있다. 영호남을 통합하여 보수와 진보를 통합하겠다는 것은 감성적인 호소에 불과할 뿐이지 실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다. 안철수는 이념성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며 애매한 중도라는 말만 되뇌고 있다. 안철수의 정책 방향이 불분명하다 보니 국민들도 애매한 상태로 안철수를 지지하던 거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고 있다. 정치에 입문하기 전의 진정성과 순수함에 대한 추억도 약해지면서 안철수에 대한 지지는 모래성처럼 무너지고 있다.

 한 때 국민의 멘토이자 희망이었던 안철수가 정치의 늪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보니 정말 마음이 아프다. 빨리 정치의 늪에서 빠져 나와서 지금이라도 국민의 멘토로서 역할에 집중하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도 국민을 위해서도 더 좋겠다. 그러나 안철수는 정치를 떠날 마음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너무 많은 아쉬움이 남아서 그럴 것이다.

 이정덕<전북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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