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의 통합 성공 여부를 두고 정치권내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통합의 절차와 당내 여론을 들어 통합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일치하고 있다.
정치권은 일단 안철수 대표 등 통합의 주장대로라면 8월 전당대회에서 확인된 당원 지지 분포를 들어 안 대표의 재신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통합의 변수는 1차적으로 투표 자체가 얼마나 정당성을 확보하느냐, 2차적으로는 양당에서 얼마나 많은 의원이 이탈하느냐가 될 전망이다.
박지원 전 대표는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27일부터 시행하는 국민의당 나쁜 투표 전화 여론조사 끊어 버리세요. 그것이 국민의당 지키는 길”이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통합을 반대하는 지지자들은 박 전 대표 글을 공유하고 ‘전화 오면 전화기를 부숴 버리겠다’는 등의 댓글을 달아 화답하고 있다.
이는 조배숙 의원 등 통합 반대파 의원들이 지난 22일부터 벌이고 있는 ‘보수야합 참 나쁜 투표 거부운동’이다. 이들이 투표 거부운동을 벌이는 것은 투표 결과가 어느 정도 예측되는 상황에서 투표 참가 수를 조금이라도 줄여 신뢰도를 낮추겠다는 생각이다.
투표 결과 발표 뒤 내년 1월 초에는 양당에서 얼마나 많은 의원이 이탈하느냐가 통합의 정당성을 가르게 된다. 안 대표는 지난주 통합선언 기자회견에서 “거취를 분명히 하라”며 통합 반대 의원들의 탈당을 권유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탈당 규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 전 대표, 천정배, 정동영 의원 등 통합 반대파 주요 인사들은 현재로선 ‘탈당은 없다’고 했으며 안 대표 측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대규모 탈당으로 돌아서 안 대표를 궁지에 내몰 수도 있다. 여기에 바른정당 일부 의원들의 탈당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일각에선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강조하는 ‘보수 정체성 훼손 반대’가 복병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 대표가 보수 정체성을 강조하는 것이 추후 중도 개혁정당을 표방하는 국민의당과의 합당 절차에서 갈등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주 귀국한 손학규 상임고문의 역할도 통합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분당 사태를 최소화하기 위해 양당을 오가며 동분서주하고 있다. 손 고문에게도 이번 기회는 평소 신념을 실현하며 정치 일선에 복귀할 수 있는 좋은 명분을 제공한다는 평가다. 손 고문은 지난 22일 유성엽 의원과 오찬, 안 대표와 만찬을 한 데 이어 크리스마스 연휴에는 정동영 의원과 박주선 국회부의장, 김동철 원내대표, 천정배 의원 등을 차례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전형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