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문학관이여, 안녕!
전북문학관이여, 안녕!
  • 안 도
  • 승인 2017.12.2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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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은 프랑스의 여류작가 당시 나이 19살이었던 사강의 처녀작 <슬픔이여 안녕>을 읽어 보았을 것이다. 이 책은 자유분방한 삶을 즐기는 아버지와 딸의 삶에 이지적인 여성이 끼어들다가 죽음을 맞이하고 부녀는 그녀를 통하여 슬픔이라는 감정을 알게 된다는 내용이다. 우리는 대개 ‘슬픔이여, 안녕’이라고 하면 슬픔이여 Goodbye를 생각하는데 여기서는 슬픔이여, Hello이다. 필자가 쓴 이글도 필자의 임기가 올해까지인 것을 아는 사람들은 문학관을 떠나는 인사 정도일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질 것이다. 그러나 필자도 ‘Goodbye(이별)가 아니라 Hello(환영)’이다.

  우리 문학관은 2012년에 개관하여 그동안 체계적인 전시를 통해서 상고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북문단의 위상과 역사를 바로잡기에 힘썼다. 그리고 도민들과 문학을 향유하기 위해 전북문학관 아카데미를 개설하였고, 문화 소외 지역의 도민들을 위해 <찾아가는 문학관> 사업의 일환으로 낙후 지역에 ‘작은 도서실’을 6곳 설치해주었다. 그리고 <전북문화유산 시집> 발간을 비롯해서 각종 도서를 보급했으며 한국예술위원회 후원을 받아 <문학 사랑방>을 만들어 다양한 강의와 작가와의 만남도 마련했다. 특히 ‘전북문학관’을 복합문화 센터로 정착시키기 위해서 각종 행사를 유치해서 매주 마다 행사가 이어지고 있으며 관람자 수도 배가현상을 보여 10,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그러나 보다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자 했으니 지금까지 매년 1억 원이라는 예산의 한계에 막혀 인간비와 경상비를 제외하면 아주 열약한 경비로 운영하다 보니 필요한 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애로가 많았다. 그런데 1918년도는 우리문학관에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그동안 연중 두 번씩 있는 도의회 업무보고에 가면 질책보다는 항상 적은 예산에 수고했다는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한완수 위원장을 비롯하여 최은희, 박재완 의원과 여러 의원님들, 그리고 전북도청의 송하진 도지사를 비롯해서 김인태 국장, 구형보 과장, 장경운 팀장이 통크게 챙겨 주셔서 우리 문학관 내년도 예산이 100% 증가한 2억 원 시대를 맞이했다.

  이제 이에 힘입어 우리 문학관도 <문학 작품을 창출하는 공간>을 만들어 도민들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세미나 등 여러 방향으로 국내문인들과 해외 문인들과의 교류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문학의 가치를 확산하는 공간>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문학 애호가들의 창조인 문학적 체험과 참여 활동을 위함을 갖추어야 한다.

  그리고 <문학의 현재를 다지는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도민 친화형, 또는 밀착형 문학관으로서 지역 주민의 문화적 삶의 질을 제고하는 데 기여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아울러 <문학의 미래를 여는 공간>을 만들어 가야 한다. 문학의 가치를 미래의 주역들에게 전승하기 위한 문학관으로서, 청소년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미래를 여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이 네 가지의 개념은 어느 한 가지만을 택해야 한다는 의미를 띠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 가지 개념이나 기능을 갖고자 하는 것은 문학관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바람직스럽지 못하며 기능보다는 가치의 배분에 우선순위를 분명히 하여 그 정체성을 확고하게 다져야 할 것이다.

  문학관은 문화적인 삶과 건강하고 쾌적한 여가생활을 제공하는 공간으로서 지역 공동체를 형성하고 통합하는 커뮤니티 시설로서의 주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지역주민들이 문학관의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면서 서로 이해하고 확인할 수 있는 상호작용의 기회를 갖게 되며, 나아가 상호 신뢰와 유대를 형성하게 되어 지방자치의 뿌리인 지역공동체를 형성하는 토대가 된다. 문학관이 지역주민의 커뮤니티 중심거점으로 활용되려면 만남과 휴식이 있는 문학관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지역커뮤니티의 첫걸음은 사람이 모이고 만남과 대화가 있어야 가능하다. 특히 지역민과 함께 만들어 간다는 생각으로 문학관이 운영되어야 하며, 지역민과 함께하는 사업을 생각하고 이를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 지역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데 문학관이 역할을 다한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모두 2018년 전북문학관 위해 손을 들어 ‘안녕!’이라는 인사를 보내자.

 안도<한국문인협회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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