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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적폐 대상은 없는지…
강현직 前전북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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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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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도 이제 10여 일 밖에 남지 않았다. 마지막 남은 올 12월 달력에는 휴일을 알리는 빨간 글씨의 날짜가 2개 있다. 하나는 25일 성탄절이고 또 하나인 20일은 19대 대통령선거일로 되어 있다. 일찍 인쇄돼 미처 고치지 못한 달력엔 어제가 바로 대선일이다. 그러나 새 정부가 들어선지 벌써 6개월이 지났다. 국정농단으로 야기된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조기 대선, 정권이 바뀌고 촛불민심에서 비롯된 적폐청산으로 국가가 요동치고 있다.

 적폐청산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계속되고 있는 핵심기조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마련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의 100대 국정과제 중 첫 번째가 ‘적폐의 철저하고 완전한 청산’이다. 부처별 TFT를 구성 국정농단의 실태를 분석하고 기소된 사건의 공소를 유지하며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대책을 수립한다는 것이다.? 검찰과 경찰은 물론 감사원, 국세청 등 권력기관이 총동원된 이 작업은 많은 사람들을 떨게 하고 있다.

 적폐청산은 전 방위적으로 시도되고 있다. 정치권을 시작으로 국정원, 검찰, 금융권, 언론계, 재계까지 확산하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금융권 전반의 채용비리에 대한 지적이 있자 금융당국과 검찰은 기다렸다는 듯이 움직였다. 검찰이 수사하면서 결국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언론계도 진통을 겪던 MBC가 사장이 바뀌고 새 진용이 짜여졌다.

 국민은 적폐 청산 초기 과거 정권의 오만과 부정을 척결하는 데 통쾌해하며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정치보복이란 물음표와 함께 피로감을 느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쯤 되자 야권에서는 적폐청산은 결국 정치보복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며 부처별 적폐청산TF는 법적 근거가 없고 현재 중앙지검 검사 인력 40% 넘게 투입되고 있으며 망신주기식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정말 적폐청산을 한다면 시스템 개혁이나 제도개선을 통해 적폐를 청산해야 하는데 사람을 구속하는 것을 이 정권은 적폐청산이라고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적폐청산 사건의 ‘연내 수사 마무리’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수사 피로감’과 일부 정치권 반발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되나 이후 청와대나 여권은 ‘중단 없는 수사’를 강조해 애매한 모양새가 됐다. 결국 검찰은 ‘원론적 발언이자 속도감 있게 최선을 다해 수사하라는 주문’이라는 식으로 정리해 일단 봉합했다.

 교수들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을 뽑았다. ‘파사현정’은 불교 삼론종의 기본교의로 ‘그릇된 것을 깨뜨려 없애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다. 삼론종의 중요 논저인 길장의 ‘삼론현의’(三論玄義)에 실린 고사성어로 시민들이 올바름을 구현하기 위해 촛불을 들었고 나라를 바르게 세울 수 있도록 기반도 마련해줬으니 적폐청산이 제대로 이뤄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담고 있다. ?

 중앙의 활발한 움직임과 달리 지역에선 아직 적폐청산의 기운을 감지하기 어렵다. 사실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대표적인 적폐는 무능한 지역 권력, 지역 정치권이라는 지적이 있다. 특히 우리 지역에선 국정농단에 동조했던 세력이 사과도 없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으며 지역 권력은 자신의 아성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이제 우리 주변도 살펴봐야 한다. 지역 권력의 오만함은 없는지, 적폐 청산의 대상은 없는지, 중요한 것은 적폐 대상을 권력의 잣대가 아닌 법치와 현실의 기준으로 봐야 한다.

 강현직<前전북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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