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반성 없는 성찰 ‘눈총’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반성 없는 성찰 ‘눈총’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12.15 1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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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전북대에서는 '2017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평가 토론회가 열렸지만, 기념공모전 대상 취소에 대한 언급은 없어 서예계로부터 비판에 직면했다.(김영호 기자)

올해로 11회째를 맞이했던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에 대한 평가 결과 이제는 구색 맞추기에서 벗어나 양 보다는 질적인 측면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혹독한 질타가 나왔다.

매우 저조한 외국 작가들의 참여율도 '세계'라는 명칭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는 등 대회 개최의 당초 취지와도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이번 평가에서는 기념공모전 대상작 취소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와 관련된 아무런 언급이 없어 주최 측이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기에 급급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지난 15일 전북대에서는 '2017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평가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평가 토론회에는 김병기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총감독을 비롯해 정현숙 원광대 서예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장지훈 경기대 서예학과 교수 등이 토론자로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먼저, 정현숙 연구위원은 전시 공간과 작품 수, 출품작 형식 등에 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정 연구위원은 "5점의 작품이 걸리는 공간의 경우 3점 정도만 걸고 나머지는 여백을 둬 각각의 작품이 돋보이게 해야 한다"며, "장방형인 작품이 여백도 없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 작품의 분위기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비엔날레 전시 장소도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예술회관, 강암서예관, 국립전주박물관 등 4곳 모두 너무 떨어져 있어, 효율성 면에서 연계된 행사라는 이미지도 반감됐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외국 작가의 참여율이 10%를 넘긴 때는 1회(24%)와 7회(16%) 등 두 번에 불과해 '세계 서예'라는 대회 명칭에도 걸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장지훈 경기대 교수는 개막행사에서 김병기 총감독이 시필에 나선 것과 관련해 "총감독은 원만한 행사 진행과 전반적인 감독 역할을 하는 것에 충실해야 한다"며, "공연에 적절한 서예가를 사전에 선발하고 준비시켜, 서예인들이 무대에 서도록 기회를 주는 점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줄곧 지적돼 온 작가 섭외에 대해서도 "기존 서단의 인맥이나 지인 추천에는 한계가 있다"며, "조직위에서 국내와 해외를 직접 발로 뛰면서 작가다운 작가를 발굴 섭외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이번 평가 토론회는 기념공모전 대상작 취소라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다루지 않아 반쪽짜리 토론회로 머물고 말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병기 총감독은 당시 낙관의 오자 논란이 불거진 대상작 선정에서 감수를 맡은 책임이 있지만, 이와 관련된 언급 조차 하지 않아 서예계로부터 반성 없는 성찰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이날 한국서예학회는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회로부터 의뢰를 받아 설문조사를 분석해 작성한 평가 보고서를 함께 공개했다.

 박주열 성균관대 동양철학·문화연구소 연구원과 이재우 경기대 동아시아예술연구소 연구원이 내놓은 이번 평가 보고서는, 행사 기간인 10월 21일부터 11월 19일까지 29일간 관람객 총 306명에게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수록했다.

 그 결과, 서예와 관련이 없는 관람객의 비율은 2013년 50.3%에서 2015년 38.6%, 올해에는 28.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 보고서는 일반인들의 참여가 점차 줄게 되면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서예인들만의 축제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잠재돼 있는 관람객 유치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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