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으로 애플(Apple)이 있다. 애플은 디바이스(D) 기반 회사였다. 애플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자체 플랫폼인 iOS(P)를 구축하고 앱스토어를 통해 콘텐츠(C)를 제공했다. 이를 통해 CPND를 융합하는 데 성공했고 지금은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다. 이처럼 CPND를 성공적으로 융합한 기업에는 대표적으로 구글, 아마존, 바이두, 텐센트 등이 있다.
VR 산업 또한 CPND 생태계형 산업이다. VR 콘텐츠를 소비하려면 일단 ‘오큘러스 리프트’ 또는 ‘HTC 바이브’ 등의 디바이스(D)가 있어야 한다. 네트워크(N)를 통해 스팀(STEAM), 구글 플레이 등의 플랫폼(P)에 접속하면 비로소 콘텐츠(C)를 만날 수 있다. 네 가지 영역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VR 산업이 활성화되려면 CPND 중 어느 하나의 영역도 빠지지 않고 고르게 성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세계적인 기업들은 디바이스는 물론이고 플랫폼과 콘텐츠 모두를 개발/보급하고 있다.
VR의 각 영역별로 신선하고 재미있는 시도를 하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하지만, 이번 회에서는 VR 산업의 CPND 모든 영역을 아우르고 있는 큰 기업들을 위주로 먼저 살펴보려 한다. 특히, 디바이스 중심 기업들이 어떻게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지,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가볍게 훑어보겠다.
구글(Google)은 모바일 VR에 주력했다. 모바일 VR은 VR헤드셋에 스마트폰을 삽입하는 방식이다. 구글은 가장 저렴한 VR 디바이스인 ‘카드보드(Cardboard)’의 설계도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이를 통해 누구든 간단한 재료만 구하면 카드보드를 쉽게 만들 수 있게 되었고, 이는 VR기기의 보급율을 크게 높였다. 카드보드용 VR 콘텐츠는 기존에 구축되어 있는 플랫폼인 구글플레이를 통해 보급함으로써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했다.
이와 유사하게 국내 삼성전자는 오큘러스(Oculus)와 공동으로 모바일 VR 기기인 기어VR을 보급했다. 2014년 첫 디바이스 출시 이후 매년 개선된 기능의 디바이스를 출시하며 세계 VR 시장을 이끌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나아가, 삼성전자의 단점으로 지목되어 왔던 콘텐츠 부족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 VR 콘텐츠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또한, 자체 플랫폼을 지속해서 구축해나가는 노력 등을 통해 CPND 생태계에 발맞춰 앞으로 나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또한 윈도우 MR을 통해 PC VR 시장에 진입했다. 홀로렌즈(Holo Lens)를 통해 MR 디바이스의 시작을 알렸던 MS는 최근 HP, DELL, 삼성전자 등의 PC 제조사들과 함께 보급형 MR 디바이스를 출시했다. 명칭은 MR 디바이스지만 기존 VR 디바이스와 상당 부분 유사해서 서로 경쟁하게 될 것임은 틀림없다. MS는 기존 스팀 VR(STEAM VR) 플랫폼은 물론이고 자체 플랫폼인 윈도우 스토어를 통해 독점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오큘러스, HTC와의 차별성을 제공한다. 인터넷 시대의 강자였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시도가 VR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회는 국내외 디바이스/플랫폼 기업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다음 회에서는 현재 게임, 교육, 오피스 등 VR 산업에서 두드러지는 콘텐츠 분야와 각 분야별 주요 기업들에 대해 다룰 것이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풀어내며 독자들에게 더 가깝게 설명해보려 한다.
야오강 (주)마로마브 공동대표/기획마케터
<필자 소개> 필자 야오강은 중국인으로 전주고 출신인 최문조 대표와 (주)마로마브를 공동 참업했다. (주)마로마브 AR/VR(가상/증강현실) 기획마케터로 활약하고 있는 필자는 고려대에서 디지털경영학(석사)을 졸업한 후 한국에서 카카오 글로벌마케팅 담당했으며 현재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가상/증강현실 세상을 개척하고 있는 청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