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학생에게 교육은 생명이다
장애학생에게 교육은 생명이다
  • 서거석
  • 승인 2017.12.1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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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애학생을 둔 학부모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무릎을 꿇고 큰절까지 했다. “때리시면 맞겠다”며 특수학교를 설립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장애학생을 뒀다는 이유로 한순간에 ‘죄인’이 된 엄마들의 이야기다.


 얼마 전 장애를 둔 어머니와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고등학교 과정까지는 그래도 학교 교육이 큰 역할을 해서 비교적 걱정이 덜 한 편이라고 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과정을 졸업하는 순간부터 어디로, 어떻게 가야할지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장애학생에게는 졸업이 사회로의 첫발을 내딛는 영광과 축복의 순간이 아니라, 가정으로의 회귀라는 한숨과 눈물의 시간이 된다는 것을 느꼈다.

 전북 역시 특수교육 여건이 그리 밝지 않다고 한다. 법적으로 특수학급 당 학생수가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과밀학급이 존재한다고 한다. 특수학급을 증설하려 해도 학교에서 반대하면 설치할 수 없다는 것이다. 특수교육대상학생에게 지원되는 치료지원비도 현실과 동떨어져서 자비도 부담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장애학생마저도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교육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졸업을 하면 그나마 갈 곳이 더욱 없다고 한다. 취업을 하는 학생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대부분 장애인복지관 등 장애인 관련시설을 찾아 전전한다는 것이다.

 학교는 작은 사회’라는 말이 있다. 다양한 모습을 지닌 학생들이 각자 존재 의미를 가지고 살아가는 곳이 학교인 것이다. 장애를 지닌 학생도 예외일 수는 없다. 하지만, 간혹 이들에게는 학생, 사람이라는 존재감보다는 장애, 특수라는 말이 앞선다. 그 순간 인간의 존엄성과 존재의미라는 말의 무게감은 그저 사치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우리 사회에서 어느 곳보다 정의로워야 할 학교에서부터 차별과 편견이 존재하다면 이 또한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교육은 대상이 장애를 가졌든 그렇지 않던 그 누구이든지 어떠한 경우에도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 특히 장애를 가진 학생에게 있어서 교육이란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장애학생에게 있어서 ‘교육은 생명’인 것이다.

 원거리 통학이나 과밀 특수학급 해소를 위해서 특수학급이 신?증설되어야 한다. 그 절차는 학교장의 판단 여부가 아닌 교육청의 판단에 따라 설치될 수 있어야 한다. 2차 장애 예방을 위한 특수교육관련 지원서비스도 현실화되어야 할 것이다. 장애학생의 취업지원을 위한 유관기관 간 협력 체계의 구조화와 도교육청의 적극적인 정책추진 의지도 새롭게 다질 필요가 있다.

 다행히 최근에 교육부에서 제5차 특수교육 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특수학급 신설, 장애·비장애 학생이 함께 어울려 놀고 공부하는 통합유치원 확충, 장애학생 진로교육과 인권보호 강화, 각급 학교 학생 대상 장애 이해 교육 의무화 등은 우리 지역에서 관심을 가지고 추진할 정책 분야이다.

 예전과 달리 장애학생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지긴 했다. 하지만, 여전히 ‘공부도 안 되는 특수아, 왜 일반학급에 보내 다른 친구들 공부까지 방해하는지 모르겠다!’라는 인식이 존재하는 것도 현실이다. 장애학생이 여느 학생들처럼 살아가도록 지원하고 배려하는 것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명제다. 전북에서 만큼은 부모가 무릎 꿇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서거석 전북대 제15·16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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