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사랑의 온도
이웃 사랑의 온도
  • 황 현
  • 승인 2017.12.1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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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해가 저물어 가는 세밑은 나눔과 베풂의 시간이다. 바삐 살다가도 어렵고 소외된 곳을 돌아보게 된다. 올겨울 사랑의 온도탑과 구세군 자선냄비가 등장했다.

 우리 지역도 사랑의 온도탑 제막식과 함께 출발했다. 올해 목표 모금액은 74억6천100만원. 전년도 73억1천500원보다 2.0% 상향된 모금액이다. 전북 사랑의 온도탑은 18년 연속 100도를 달성했다. 무엇보다 개인과 기업 기부 모두 증가했다는 점이다. 모두 어렵다고들 하나 이웃을 향한 온정은 변함없다.

거리모금의 대명사인 구세군 자선냄비 역시 본격적인 모금활동에 들어갔다. 전국 420여 곳에서 연말까지 140억원, 도내에서는 12곳에서 1억원을 목표로 모금활동을 한다. 지난해 우리 지역 자선냄비는 1억 7천500여만 원이 모금됐다.

뿐만 아니라 지역 곳곳에서 김장과 쌀 나누기 운동, 학생들이 용돈을 아껴 연탄을 구입해 영세가정에 직접 배달하는 모습도 보인다. 송년행사를 생략하고 이웃돕기에 나선 모임도 늘고 있다니 우리 사회는 아무리 어렵더라도 낮은 곳에서부터 나눔의 미덕이 빛을 발하는 분위기가 살아 있다. 이처럼 우리 사회도 돈이든 자원봉사나 재능이든 기부문화가 싹트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기부지수는 하위권이다. 국제 자선단체 영국자선지원재단이 발표한 ‘세계기부지수 2017’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기부참여지수 34%를 기록해 OECD 35개국 중 21위, 전체 139개 조사 대상국 중 62위를 차지했다. 2013년 45위였던 것과 비교하면 기부문화가 후퇴하고 있다. 특히 국내 총생산 대비 기부금액이 0.81%로 미국 2.08%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헌데 지난 8월 결손아동 돕기로 유명한 ‘새희망씨앗’ 단체에서 4년간 4만9천명으로부터 128억원을 모금해 실제 불우아동에게는 2억원만 사용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또 딸 치료를 위해 후원받은 13억원의 대부분을 자신의 호화생활로 영위한 이영학 사건까지 가뜩이나 기부문화가 취약한 상황에서 기부에 대한 불신이 더 커지는 것은 아닌지, 온정이 식지는 않을지 걱정도 앞선다.

그렇다면, 기부문화 수준을 올리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나눔 실태와 인식현황을 보니 최근 1년간 기부 경험이 없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기부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에 대해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가 가장 많았고 이어 기부 요청 시설이나 기관, 단체를 믿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자신이 기부한 금액의 사용처를 모른다고 답했다고 한다.

기부문화 정착을 위해선 기부와 후원, 수혜 과정까지 투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이를 위한 정책적 노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연말이 가까워진다. 올해는 지진피해 현장으로 기부금이 몰리거나 기부 악용 사건 발생 등으로 나눔 문화가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십시일반’이란 말이 있다. 넘치고 남아야만 어려운 이들을 돕는 것은 아니다. 기부는 우리나라의 대기업이나 철강왕 카네기, 빌게이츠처럼 갑부들만의 전유물도 아니다. 돈만 기부하는 것도 아니다. 재능과 물품으로 동참할 수 있다. 물론 기부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선진국처럼 사회지도층부터 나서서 ‘오블리스 노블리제’를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흔히들 아무것도 주지 못할 만큼 가난한 사람은 없으며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훨씬 더 크다고 한다. 요즘처럼 힘겹고 어려운 때 서로 나누는 마음에서 행복을 찾는다면 참으로 흐뭇한 일이 아닐까. 올겨울은 그 어느 해보다 혹독한 추위가 자주 찾아온다고 한다. 한 해 아쉬웠던 순간과 힘들었던 기억들을 털어내고 우리 모두 나눔의 미덕을 실천해 보자.

 황현<전라북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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