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지역의 최전선에서_가진 것에 주목하는 힘
분쟁지역의 최전선에서_가진 것에 주목하는 힘
  • 신지휴
  • 승인 2017.12.11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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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신지휴, 내 삶을 만드는 힘을 만나다] <5>
동티모르 수도 딜리, 신지휴(좌)가 현지인의 가정집의 방문해서 침대에 누워 현지인(우)과 웃고 있다.
 “(동티모르에서의 일기 중) 좁은 골목길, 썩은 물, 수 십 마리의 파리 떼, 전기 조명하나 없는 깜깜한 집. 어쨌든 여기 있는 사람들과 나는 동등한 인간이었다. 다만, 내가 가진 것이 조금 더 많은 사람일 뿐이었다.”

 #1. 누구에게나 동등하게 다가오는 과제가 있습니다.

 지난 추석 연휴, 휴식을 위해 들렀던 광주 송정 시장에서는 ‘생존을 위한 변화’라는 문구를 볼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생각을 하거나, 경험을 하거나, 사랑을 나누는 등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행위들은 모두 생존한다는 전제하에서 가능한 것들이었습니다. 당장 생각한들 명확한 해답보다는 한숨이 절로 나오는 ‘생존에 대한 고민’은 비단 저만의 과제는 아닐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우리는 좀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다가오는 내일을 맞이하며 공부를 하거나, 경험을 하거나,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융복합의 시대, AI 시대’ 등이라고도 불리는 이 ‘변화’를 맞이하는 개인의 태도에 관하여, 올 7월 다녀왔던 동티모르에서의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 하려 합니다.

 동티모르는 불과 2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인도네시아로부터 대학살이 일어났던 분쟁지역입니다. 이 흔적들은 일부 번화가들을 제외하고는 고스란히 남아있지요. 지난 상처들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 재건을 위해 변화해야 했던 동티모르에는 ‘티모르 플라자’라는 고층 빌딩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번화가이기도 하지요. 이곳은 동티모르 국가 내에 있지만, 사실 현지인들은 일부 부유층을 제외하고는 이용객이 많지 않습니다. 한 달 매일을 일해서 10~30만원을 버는 현지인들에게, 소비가 결코 자유로울 수는 없을 테니까요. 동티모르는 분명 변화하고 있었습니다. 분쟁의 상처는 치유될 것이고, 경제적으로는 성장하며, 국가는 발전할 것입니다. ‘하지만 국가의 생존과 번영이라는 대의를 위해선 희생해야 하는 것들이 있는 걸까?’ ‘국가와 구성원 모두가 발전하길 바라는 마음은 너무 이상적인 발상인 걸까?’ 저는 발전과정에서 일어나는 양극화를 느꼈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 저는 개인의 생존과 번영이 필수적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 시작은 ‘가진 것에 주목하는 힘’으로부터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동티모르는 카페티모르, 산유국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2006년에는 한국과 계약 후 시추 작업에 들어가기도 하였고, 현재는 국가 수입의 90% 이상을 유명 커피 회사(스×××)에 납품하며 얻지요. 분명, ‘국가’라는 거대한 조직은 가진 것에 주목을 했고, 투자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조직을 구성하는 ‘개인’들은 어떨까요? 수도 딜리의 현지인들의 집에 방문하며 제가 느꼈던 것은 ‘부재(不在)의 공간’이라는 점입니다. 집을 보호해 줄 ‘대문이 없었고’, 변을 처리해줄 ‘화장실이 없었고’, 집을 밝혀줄 ‘전기 조명 하나 없었습니다.’ 저는 현지인에게 양해를 구했고 마치 ‘비온 날 젖은 신발처럼 눅눅한 침대’ 위에 누웠습니다. 이 곳에서 가능성과 기회를 찾기란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 이라는 것이 이런 걸까?’ ‘그렇다면 가진 것이 없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기회와 가능성이 없는 걸까?’ 하지만 저와 같은 것이 딱 하나 있었지요. 사고를 하고, 행동을 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저와 같은 ‘인간’이었습니다. 제가 보았던 그들의 가진 것이었지요. 비록 그들이 맞이해야 할 현실들은 냉혹했지만, 그들의 인간이라는 가치만큼은 그 어떤 것보다도 빛나보였습니다.

 #2. 작은 태도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힘을 주목해보세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양극화는 아주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으니까요. 하지만 저를 포함한 청년, 부모님 세대 분들은 다가올 변화에 앞서서 생존할 길을 찾아야만 하지요. 저는 이 변화를 정면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생존이라는 1차적 욕구에 국한되지 않고, 변화 속에서도 진정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것에 주목하고 그럼에도 할 수 있음을 찾아내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글 = 청년 모험가 신지휴

※청년 모험가 신지휴씨의 글은 격주 화요일자를 통해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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