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유출과 말산업
인구유출과 말산업
  • 신성욱
  • 승인 2017.12.1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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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보도에 의하면, 작년 한해만도 전북인구는 4,400명이 줄었다. 2005년도부터 매년 수천명씩 줄고 있다. 그 동안 늘고 있던 전주시의 인구도 전년대비 5,400명이 줄었다.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인구문제에 설상가상으로, 교육과 일자리 등에 의한 지속적인 인구유출은 전북혁신도시의 존재의미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문제는 청년과 일자리이다.

 전주의 자매결연도시기도 한 일본의 가나자와에 갔을 때 일이다. 그곳에는 전통공예전수학교가 있었다. 두 가지의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나는 전통공예중 유리공예의 강사는 멕시코 출신이었다. 코 큰 서양인이 일본의 전통공예를 가르치고 있었다. 다른 한 가지는 그 곳으로 전 세계에서 재능있는 청년들이 공부하러 와 있었다. 물론 한국인도 있었다. 놀라운 것은 졸업생중 50%가 인근에 정착한다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창조도시를 꿈꾸는 가나자와는 공예분야에서 예술성과 열정이 있는 인재들을 그렇게 모으고 있었다.

 전북의 특성화된 교육분야중 하나가 말(馬)산업이다. 마사고등학교와 경마축산고등학교가 있고, 대학으로는 기전대 마사과, 농수산대학교 말산업학과가 있다. 또 전북대 수의대가 있다. 전국에서 전북이 말(馬)관련 교육기관이 제일 많다. 그러나 이들은 학교를 입학하는 순간, 절대 다수가 졸업하면 외지로 나가야할 운명이다. 왜냐하면 말을 이용하는 승마, 경마 등의 기업, 기관과 2차 양성기관이 서울, 경기, 부산, 제주 등에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음의 교육과정 및 직장(일)을 찾아 대부분은 농도(農道) 전북을 떠나서 농축업에 기반한 말산업에 종사하게 된다. 교육을 담당하는 모판은 있고 생육하고 열매를 맺을 밭인 일터는 없는 구조이다. 인구유출은 당연한 것이다. 따라서 산업별로 한 사람이 태어나서 자라고, 배우며, 일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고민해야 한다. 또 해당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하여 국내외에서 널리 인재를 모으는 구조와 환경이 되어야 한다. 농도(農道) 전북에 말산업 클러스터 조성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말산업 관련하여서는 280개의 직업이 있다고 한다. 또, 말 세 필당 한 명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한다.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KFC)으로 유명한 미국의 켄터키주는 말산업이 농업분야에서 총수입의 25%를 차지한다. 내년이면 우리나라도 국민소득 3만불이된다고 한다. 국민소득 3만불시대에는 『승마』가 각광받는 레저스포츠라고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후진국 수준이다. 그래서 전북이 이번 말산업특구 국비예산 확보를 계기로 좀 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하여 한국의 말산업의 대표적인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다음의 다섯 가지에 대한 전략적 고민이 있어야 한다.

 첫 번째, 도내 초등학교, 중학교 등을 순회하는 승마체험교실 운영이다. 옛지명 마한(馬韓)의 땅답게, 어린 시절부터 말에 대하여 친근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체험의 프로그램을 운영하여야 한다. 이는 말산업 수요와 말산업 관련 일자리 확대로 생태계의 기초를 놓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알파파, 타모시 등 사료작물 재배이다. 현재 비싼 값으로 수입되는 말 먹이용 작물중 수입대체 재배시 경제성있는 품종에 대해서는 도내 농가에서 다양한 방식의 재배를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세 번째, 말산업 전문인력 2차 양성기관으로 경기 고양에 있는 마사회 경마기수양성소가 전북으로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 그냥 이전이 아니라 말산업 관련 다양한 직업과 기술을 가르치고 인증하는 국제말산업인력양성소가 되어야 한다. 가나자와 공예학교처럼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말산업 관련 공부하러 올 수 있어야 한다.

 네 번째, 마사회 대형동물병원과 도핑검사소의 전북 이전이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말(馬)의료에 대한 인프라는 말산업 전반의 근간이 되는 필수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 마사회 테마파크와 동진강변, 만경강변 승마로 등을 적극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승마, 경마, 재활치료, 휴양 등 말의 이용하는 산업을 다양하게 갖추고 서로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여야 한다.

 미국의 플로리다, 텍사스 등의 말산업은 LA의 헐리우드보다 더 큰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한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전북 말산업 특구사업이 그랜드 디자인을 갖고 하나 하나 채워나간다면, 가까운 장래에 많은 젊은이들에게 찾아오는 매력 넘치는 전북이 될 것이다.

 신성욱<김제말산업클러스터 추진위원장·원광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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