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은 전북도립국악원 창극 ‘청년 이성계’
베일 벗은 전북도립국악원 창극 ‘청년 이성계’
  • 김영호 기자
  • 승인 2017.12.10 14:12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전라북도립국악원(원장 신동원)은 창극‘청년 이성계’를 최근 익산과 전주에서 잇달아 공개했다.(제공 전북도립국악원)

 창극으로 만들어진 청년 이성계가 신선했지만 밋밋했다는 반응이다.

 제작진이 전작 ‘이성계 해를 쏘다’에서 드러났던 위험 부담을 줄이기 위함인지 결정적인 한 방도 없었다는 평이다.

 전라북도립국악원(원장 신동원) 창극단은 제50회 정기공연으로 ‘청년 이성계’를 창극으로 만들어 무대 위에 내세웠다.

 내년이면 창단 30주년을 맞게 된 전북도립국악원은 지역 순회 공연의 일환으로 지난달 29일에는 전북 익산예술의전당에서, 8일과 9일에는 전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공연을 펼쳤다.

 피비린내 나는 전장을 떠돌며 도탄에 빠진 세상에 눈을 뜬 꽃도령 이야기를 담은 ‘청년 이성계’.

 새로운 세상을 위해 담대히 나아간 난세의 영웅 이야기를 창극으로 새롭게 무대에 올려 관심을 끌었다.

 총 제작비 2억 4천만원으로 지난 작품 ‘이성계 해를 쏘다’의 2억 7천만원 보다는 예산 면에서도 3천만원이 덜 투입됐다.

 그럼에도 무대가 빈약하다거나 속 빈 강정이란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객원 인력을 줄여 전북도립국악원 순수 인력을 활용해 인건비를 줄인 탓도 있지만, 음향과 조명 등 연출력으로 이를 커버하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뒷심을 발휘했다.

 크디 큰 모악당 무대는 세트가 비교적 안정감 있게 변화를 주면서 식상함을 덜었다.

 하지만, 제작 인력도 줄다 보니 전투신과 같이 실감나게 극 중 포인트를 줄 수 있는 부분에서는 공연의 묘를 되살리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그럼에도 작창과 작곡가를 작품 속 젊은 이성계와 같이 젊은 예술가들이 맡았고, 주요 배역도 신입 단원들로 구성이 이뤄졌기 때문에 더욱 젊어진 창극임을 느끼게 해줬다.

 총 11장으로 구성된 ‘청년 이성계’는 청년 이성계가 원나라 총관부의 지배를 받는 회령부 지배층의 금수저로 태어나 아무런 고민 없이 살다가, 고려인으로서 자각과 각성을 통해 원나라 총관부의 지배를 물리치고 고려 개경의 위기에 거병하는 과정을 담았다.

 극은 대체로 근엄하게 느껴졌던 역사 속 이성계의 모습과 다르게, 소년적이고 모험적인 이성계의 모습을 그려냈다.

 때론 반항심 어린 모습으로 아버지 이자춘에게 대들기도 하지만, 막 이성에 눈을 뜬 사춘기 이성계의 모습은 풋풋하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로 다가왔다.

 이러한 점은 지난 ‘이성계 해를 쏘다’ 보다는 관객들에게 좀 더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는 모티브가 될 수 있었다.

 지난 작품이 같은 인물 이성계를 작품 속에서 다루고 있지만 느낌 상으로는 ‘청년 이성계’가 훨씬 대중적인 창극으로서 한 발 나아간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더욱이 역사적인 사실과 극적 분위기를 위해 픽션을 가미한 부분도 인상 깊었다.

 그렇지만 전작과 마찬가지로 큰 한 방이 없었다는 점은 두고 두고 아쉬운 점으로 남는 대목이다.

 결국 밋밋했다는 평가인데 지역 문화예술인들은 “극 초반에 이성계가 자신의 출신 성분에 대한 정체성과 고민을 아발타와 나누는 부분은 분명 박진감이 있었다”면서도 “끝에 갈수록 작품의 러닝타임을 맞추려고 한 것 인지 다소 극의 전개가 늘어지면서 쳐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전북도립국악원 관계자는 “이번 창극은 객원 멤버를 대폭 줄이고 도립국악원의 차세대 소리꾼 배우들과 중견 배우들이 한데 어울려 만들었다”며, “이번 작품을 앞으로도 계속 무대에 올릴 지에 대해서는 전체적인 평가를 들어 보고 결정할 사안이다”라고 밝혔다.

김영호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고나령 2017-12-11 10:44:58
기자님이 직접 공연관람하시고 적으신 기사 맞나요? 기사내용이 넘 안타깝습니다!ㅠㅠ 도립국악원 공연을 해마다 봐 온 도민의 한사람으로서 이번 작품은 정말 전북도립국악원 공연역사에 길이 남을 최대작이라는 생각이 들고 큰 감동을 받았다지요! 진심 도립국악원 공연 중 첨 느껴보는 그야말로 완벽한 공연이었습니다! 아쉬우셨던 분들은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