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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새로 시작하기 좋은 때 입니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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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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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6월 순수 한국화에 일평생 혼신을 다해온 백당 윤명호(76) 화백은 크나큰 시련을 겪어야 했다.

 윤 화백의 작업실이었던 100㎡ 남짓의 청우헌(전북 완주군 상관면 내아마을 소재)이 한 순간의 화재로 전소된 것이다.

 화목 보일러에 잡동사니를 넣고 태우는 과정에서 잠금 장치를 소홀히 한 것이 화근이 돼, 윤 화백의 한국화 작품 80여점은 검게 그을려 앙상하게 남아 있었다.
   
▲ 백당 윤명호(76) 화백
 그림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문화 행사를 플루티스트로 활동하는 그의 딸 수연씨와 하려던 꿈도 중단이 됐다.

 그러나 윤 화백은 잿더미 속을 뒤적거리며 “붓이 없으면 손가락으로 땅에 그림이라도 그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1년이란 세월을 버텼다.

 그렇게 그를 견디게 해준 것은 가족들과 주변 지인들의 관심과 성원도 있었지만, 예술이란 본업을 저버릴 수 없었던 화백만의 고집스러운 도전 정신이 있었다.

 “안타깝죠. 무척 안타깝습니다. 마을을 위해서 벽화도 그리고 이런 저런 재능기부도 많이 하셨는데, 그런 고초를 겪다니 안쓰러운 마음이죠.”

 그와 함께 지내던 마을 주민들은 귀촌 후 완주군 역점 사업인 마을공동체 사업과 참살기 좋은 마을 사업 등에 기여한 윤 화백의 노력이 혹여라도 물거품이 될까 걱정도 많았다는 전언이다.
   
▲ 백당 윤명호(76) 화백
 “나는 이곳을 떠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텐트라도 치고 붓을 잡을 겁니다.”

 오직 긍정의 힘과 열정의 노력으로 윤 화백은 지친 마음을 부여 잡고 작업에 열중했다.

 그리고, 자신의 한국화 입문 6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회를 오는 15일까지 전주 전북예술회관 1층에서 진행한다.

 화마로 작업실이었던 청우헌을 잃고 겪어야 했던 상실감을 예술혼으로 승화시켜 신작 32점을 선보인다.

 특히 전시를 통한 수익금은 작업실이 있던 자리에 완주군민을 위한 갤러리로 조성한다. 

 딸 수연 씨는 “남들은 포기할 만한 극한 상황에서 ‘새로 시작하기 좋은 때는 지금부터’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작업에 열중하는 아버지가 존경스럽다”며, “이번 전시가 아버지의 숙원이었던 그림으로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당 윤명호 화백은 국전 6회 입선, 대한민국미술대전 3회 입선, 전라예술제 1회 장려상, 완주군민의 날 문화장 등을 수상했으며, 전북도전 초대작가와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작가, 전남대 예술대학 강사 등을 역임했다.

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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