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국가예산의 산고
2018년 국가예산의 산고
  • 안호영
  • 승인 2017.12.04 18: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8년 예산안이 법정시한을 넘기며 산고 끝에 통과됐다. 올해는 여당 유일의 호남지역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이자 예산안조정소위 위원으로 참석했기에 마음의 짐은 더욱 컸다. 기한을 지키기 위해 동이트기 전 새벽부터 자정을 지난 새벽까지 회의를 거듭하면서 24시간도 부족한 하루하루를 지냈다.

예산은 정부 정책을 숫자로 표현한 것이다. 2018년 예산안은 새 정부의 첫 예산으로 국가와 사회가 해결해 나가야 할 청사진을 담았다. 재정확대와 함께 재정건전성을 건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원점에서 재조정했다. 외형적 성장이 아닌 국민 삶이 나아지는 실질적 성장을 위해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틀로 잡고 공정경제가 뒷받침할 수 있도록 예산계획을 잡았다.

그러나 여소야대 정국은 예산안 통과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상하게 했다. 그 때문에 매일 아침 6시부터 잠자리에서 일어나 야당의 예산안 반대논리에 대응하기 위한 학습을 했다. 전문가 토론과 동료의원들과 조찬을 겸한 회의도 수시로 진행하면서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노력을 했다. 본격적인 예산안 심사가 진행되자 야당의 공세가 쏟아졌다. 말로는 일자리 확충에 동의하고 새 정부의 성공에 발목을 잡는 일은 없다고 하면서도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가며 청년 일자리 등의 일자리 예산과 주민의 자치역량을 키우는 사업에 대한 삭감을 주장했다. 심지어 전액 삭감을 주장하는 사례까지 벌어졌다.

물론 국회가 예산심의권을 철저히 행사해서 불요불급한 예산을 가려내는 것을 필요하다. 그러나 국민의 뜻에 따라 정부가 구성되었으면 큰 틀에서 정책과 예산을 통해 일을 하게 해주고 그 성과를 가지고 국민이 평가를 하게 하는 것이 민주주의 정신에 부합한다. 하지만, 전액 삭감으로 일을 못하게 하려는 모습을 보면서 답답함을 느껴야 했다.

국회의원회관 10층에 자리한 필자의 의원실에는 두 달 전부터 전북도 국가예산팀이 자리를 잡고 전북예산 확보를 위한 정보를 교환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전북예산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시간과의 사투는 곧바로 전북 발전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최대한 가까이에서 최대한 빨리 정보를 주고받으며 면밀히 대응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 예산 베이스캠프에는 전북도뿐만 아니라 전북지역 시·군의 예산팀도 올라왔고, 전북과 호남지역은 물론 중앙부처의 예산담당자들이 수시로 의원실에 찾아와 예산에 대한 문제를 논의했다. 때문에 의원실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20여명 이상씩 북적이며 장터를 연출하기도 했다. 정세균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백재현 예결위원장, 윤후덕 예결위 간사의 방문이 닳도록 드나들었다.

어떻게 시간이 지난 지도 모르게 여당의 정책예산을 지키고 전북의 발전을 위한 지역예산을 챙기면서 뛰고 또 뛰었다. 2일 법정시한을 넘길 때는 허탈했지만 4일 여야 원내대표가 극적으로 쟁점 예산에 대한 담판을 짓고 협상안을 발표했다. 이제 5일 오전 국회에서 본회의를 통과하면 올해의 예산국회는 마무리된다.

성과를 두고 자화자찬하고 싶지는 않다. 촛불민심이 차가운 광장에서 원하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하며 진력을 다했지만 아쉬운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기 때문이다. 다만, 매 순간 쉬운 길보다 바른길을 선택했음을 기억하고 싶다. 산고 끝에 얻은 결과에 대한 평가는 국민과 도민의 몫이라 생각하며 긴 숨을 들이키고 의원총회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안호영<국회의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