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한옥 캠퍼스’ 도시에 대한 기대
전북대 ‘한옥 캠퍼스’ 도시에 대한 기대
  • 이춘구
  • 승인 2017.11.29 15: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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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라북도 대표 대학인 전북대학교의 한국적인 ‘한옥 캠퍼스’ 조성 사업을 놓고 온라인과 SNS 상에서 논쟁이 일고 있다. 찬성 쪽은 가장 한국적인 도시를 대표하는 대학인만큼 한옥화 사업을 통해 대학의 브랜드를 구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대쪽은 많은 예산을 들여 한옥 정문을 지을 게 아니라 학생 장학금이나 교육환경 개선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전북대 시설 확충 예산을 장학금이나 교육환경 개선비로 사용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가하다. 전북대가 추진하고 있는 ‘한옥 캠퍼스’ 조성사업은 국립대 시설 확충 사업이기 때문에 정해진 목적 외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북대는 지난해 학생들이 낸 전체 등록금의 67%를 학생 장학금으로 돌려줬다.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시설 보수사업 예산도 2015년 36억 원, 2016년 44억 원, 2017년 45억 원으로 증가추세이다. 기부금으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강의실 100개 구축 사업’도 2년 반 만에 74개를 완성했다.

 이 같은 장학금 지급과 교육환경 개선 등으로 중앙일보 교육여건 평가에서는 2010년 이후 7년 연속 전국 Top 10 안에 들었다. 2017년 학생 1인당 교육비는 1,635만 원으로 거점 국립대 중 두 번째로 많았고, 전국 4년제 대학 평균보다 무려 150여만 원이 많다.

 이번 논쟁을 보면서 세계적인 혁신적 정책과 사업에 대한 사례들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1867년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불과 720만 달러’에 사들인 수어드 미국 국무장관은 당시 ‘바보짓’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30년도 채 되지 않아 알래스카에서 철광석과 석유와 가스, 석탄이 대량으로 채굴되면서 ‘수어드의 얼음창고’는 ‘미국의 보물창고’로 거듭났다. 1889년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파리의 에펠탑도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당시 파리 시민은 예술의 도시와 어울리지 않는 ‘추악한 고철 덩어리’, ‘파리의 수치’라고 비판하며 철거를 주장했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에펠탑은 하루 평균 만 8천명, 1년에 700만 명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다. 에펠탑의 경제적 가치는 무려 600조 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사업추진 당시 비난받았던 결정이 먼 훗날 한 나라의 미래가 되기도 한다. 한국 대학들도 캠퍼스 개발과 관련하여 이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 좁은 부지, 비싼 땅값 등으로 공간 부족에 시달리던 서울지역 대학들은 지하캠퍼스 건설에서 길을 찾았다. 고려대가 2002년 국내 최초의 지하캠퍼스를 조성한 것을 시작으로 이화여대와 서강대, 한국외국어대, 연세대 등이 잇달아 지하캠퍼스를 건설했다. 대부분 대학이 사업 초기 구성원 간 심한 입장 차를 보여 내홍을 겪었지만, 사업이 마무리된 후엔 평가가 달라졌다. 차량 없는 캠퍼스, 보행자 중심의 캠퍼스 등 녹지가 많아지고 자연친화적 캠퍼스로 탈바꿈했다는 긍정적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전북대가 추진하는 ‘한옥 캠퍼스’조성사업은 세계적인 대학도시로 가는 지름길이다. 강의실, 컨벤션홀, 전시실, 식당 등 모두가 구성원을 위한 교육·연구·학술 진흥을 위한 공간들이다. 한옥이라는 지역의 대표 브랜드를 대학에 접목하여 대학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교육여건 개선과 연구·학술 인프라 구축까지 1석 3조인 셈이다. 이런 사업들에 대해 동문과 지역민은 물론이고 지자체들까지 이에 대한 지원을 대폭적으로 늘리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필자는 전북대의 한국적인 캠퍼스 조성사업이 전라북도를 대표하고 더 나아가 한국 대학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사업으로 박수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이춘구 전북대학교 산학협력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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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야 2017-12-25 15:12:03
아니 그러면 시설확충예산을 줄이고 교육환경개선비로 돌리면 되잖아요.
강의실에 제대로 된 빔 프로젝터 하나 없고 천장에서 물 새는 강의실도 있어요.
그리고 구정문 쪽에 해미야미를 한옥으로 바꿨으면 됬지 왜 또 구정문에서 100미터 거리에 한옥카페를 또 지어요. 캠퍼스도 큰데 다른 곳에 지으면 모를까. 그리고 불과 몇년 전에 완공된 학교의 자랑거리인 중앙도서관은 부실공사로 바닥타일 다 깨지고 일어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