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를 아시나요?
감나무를 아시나요?
  • 송상호
  • 승인 2017.11.26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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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사는 인간은 황인종, 백인종, 흑인종도 있고 언어, 종교, 풍속 등의 문화와 사회적인 특성에 따라 여러 민족으로 나뉘며 우리 한민족 내에서도 김씨, 이씨, 박씨 등 수많은 성(姓)과 사람이 있다.

이중 Homo sapiens sapiens Linnaeus로 명명된 종(種)은 누구일까? 길가 던 초등학생에게 물어봐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바로 나와 너 그리고 우리가 모두 호모 사피엔스라는 것을 말이다.

감나무에는 떪은감, 단감도 있고 지역과 향토에 따라 상주둥시, 청도반시, 고종시 등 800여 종의 많은 품종이 있다. 이중에 린네의 이명법에 의하여 Diospyros kaki Thunb.라고 명명된 감나무 학명의 주인공은 어떤 나무일까?

크고 맛있는 홍시가 되는 대봉감의 씨를 땅에 심어 아무리 잘 키워도 여기서 달린 과실은 조그맣고 볼품없는 감이 열린다. “콩 심은 데 콩 나오지만 감 심은데 감 안 나온다.(?)” 인간의 입장으로 보기엔 퇴화한 것처럼 보이지만 감나무 당사자는 크고 단 것 보다는 열매는 작아도 많이 달리는 것이 종 보존 차원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이런 형질이 우성으로 나타난 것으로 ‘Diospyros kaki Thunb.’의 수목 표본인 것이다.

우리는 흔히 감나무를 인간의 이용적 측면에서만 생각하다보니 감나무의 씨를 뿌려 나온 묘목을 흔히 공대(空代)라 하며, 감나무라 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인간의 입장에서 필요한 크고 맛있는 단감을 얻기 위해서 종자에서 얻는 묘목이 아닌 추위나 생명력이 강한 산감나무나 고욤나무 대목에 필요한 품종을 접목하여 감나무 묘목을 얻는다.

감나무에는 수많은 재배품종과 함께 산감나무, 돌감나무, 뾰주리 감나무라고 불리는 Diospyros kaki Thunb var. sylvestris Makino로 명명된 감나무의 한 변종이 있다. 네이버 국어사전에는 “산이나 들에 저절로 나서 자란 감나무. 열매는 잘고 씨가 많으며 품질이 좋지 아니하다.”로 되어 있다.

산감나무는 대봉감 등 재배품종과 달리 산속에 있든 시골 텃밭에 있던 모두다 똑같이 일반감 보다는 작은 열매와 떪은 맛을 가지고 있으며 추위와 병해충에 강해 야산이나 산지에서 잘 자란다. 산감나무는 감나무의 변종으로 ‘변종(Variety)’은 나무의 형태가 변해서 나타나는 경우이며, 그 변한 형태가 다음 세대로 유전되는 것이 특징으로 산감나무를 심으면 산감나무의 감이 달린다.

첫눈이 왔다. 하얀 눈을 뒤집어쓴 홍시가 아름답게 느껴지는 겨울이다. 감나무에게도 木格(?)이 있다면 감은 감이고 감나무에는 산감나무도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송상호 / 전라북도 산림환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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