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바울교회 원팔연 목사, 아름다운 퇴임
전주 바울교회 원팔연 목사, 아름다운 퇴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7.11.2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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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원로목사 추대
▲ 내년 4월이 정년이지만 일찌감치 젊은 후임에 바울교회를 맡긴 원팔연 목사가 46년간의 목회 소회를 밝히고 있다. 신상기 기자
전주 바울교회 원팔연 목사가 46년간의 목회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다. 내년 4월이 정년이지만 일찌감치 젊은 후임이 교회를 맡아 변화를 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고, 끊임없이 기도하면서 준비하며 아름다운 뒷모습을 남기게 된 것. 이제, 바울교회의 역사에 오로지 하나님의 사랑과 구원의 은혜를 전하고자 내딛은 원팔연 목사의 순결한 발자취만 남게됐다. 지역사회와 지역민을 섬기고 봉사하면서 성장한 바울교회는 호남지역에서 최대 교회로 손꼽힌다. 선교와 전도에 대한 열정도 남달라 교단(기독교대한성결교회)에서 최초로 성도 1만 명 시대를 열어 주목받았다. 이 같은 바울교회의 성장 뒤에는 원팔연 목사의 뜨거운 눈물이 있다. 오는 26일 주일예배에서 원로목사로 추대되는 원팔연 목사를 만나 그동안의 소회를 들었다.
 

 ▲46년간 목회의 한 길을 걸어오셨습니다. 그동안의 소회를 부탁드립니다.

 “제 나이 24살 때 처음 목회를 시작했습니다. 육군 이등병이었을 당시 경기도 여주의 장풍성결교회에서 전도사 칭호를 들으며 목회를 했죠. 그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습니다. 하나님께 분명한 소명을 받았기에 성도를 천국으로 인도하기 위한 것이 목회라고 생각합니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했듯이 천국에 대한 소망을 심어주고 천국으로 가는 길로 인도하는것이 목회자의 사명입니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만둘 수 없었던 것은 주님과 동행하고 있다는 믿음이 충만했기 때문입니다.”

 ▲바울교회가 호남지역 대표 교회로 성장할 수 있었던 부흥의 비결은 무엇입니까?

 “바울교회는 1982년 일곱 명의 집사가 다가동 8평짜리 지하방에서 ‘전주다락방기도처’라는 현판을 내걸고 예배를 드리면서 시작됐습니다. 제가 처음 바울교회에 부임했을 때에는 어린이까지 합쳐 성도의 숫자가 20여 명 안팎이었습니다. 모두들 사회적 약자였고, 가난하고, 힘겨운 삶을 살고 있던 시절이었죠. 그런데 제가 선교사를 파송하겠다고 하니 모두 의아해 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선교는 대형교회만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시절이었지요. 어떠한 일을 추진할 때 목표를 세우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를 합니다. 매일 강단에서 잠을 자면서 밤을 지샜고 결국 만 5년 만에 사우디와 네팔, 필리핀, 중국에서 선교사를 파송하게 됐습니다. 현재는 바울교회가 세계 곳곳에 선교사 100여 명을 파송하고, 50개 해외교회, 17개 국내 지교회를 세웠습니다. 하나님이 어여삐 여겨 더욱 부흥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이 한 일입니다.” 

 ▲바울교회하면 지역사회와 보폭을 맞추는 교회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이에 대한 특별한 신념이나 철학이 있는 것인지요?

 “지역 내 기독교가 번성을 이룬다는 것은 도시화의 번성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전주가 타 도시에 비해 문화적 수준과 소양이 높은데 이는 기독교의 성장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바울교회는 지역사회 그리고 지역민과 함께하기 위해 경로대학, 문화센터, 호스피스, 재가복지, 어머니학교 등 다양한 사회 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 운영했습니다. 또 바울선교문화센터를 설립해 성도들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항상 개방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문턱을 낮추었습니다. 지역이 있어 교회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지역민을 돕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기도 합니다.”

▲교단 총회장으로도 활동을 하셨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제가 총회장직을 수행할 때 하나님께 세 가지 약속을 했습니다. 교단의 위상을 높이는데 힘쓰고, 절대 다른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는 일에 참여하지 않으며, 누구하고도 싸우지 않을 것입니다. 임기 1년 동안 많은 일을 하는 것보다는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사역을 감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전국 목회자 전도대회를 시작으로 곳곳에서 전도에 대한 열정이 일어나고 큰 부흥을 경험한 것이 큰 보람으로 기억됩니다. 많은 분들이 신뢰와 섬김으로 함께 해주신 덕분에 안정된 사역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과 동행한 46년 동안 교회 안팎에서 많은 사역을 이어오셨습니다. 보람된 사역이 있으신지요?

 “교단과 교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했지만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었던 것은 우간다 쿠미대학의 총장을 섬긴 일로 기억됩니다. 하나님의 뜻에 따라 아프리가 지역의 영혼을 사랑하고 인물을 키웠던 경험은 지금도 다시 생각을 하면 매우 흥분됩니다. 학생들이 자라 청년이 되어 아프리카의 영적 지도자로 성장하는 것을 믿음의 눈으로 지켜볼 수 있었고, 척박한 땅에 미래를 위한 씨앗을 심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필리핀 바울대, 서울신대 이사장 등의 활동도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결국은 ‘사람’이지요. 사람을 바로 세우고 인재를 키우는 일이 참으로 소중하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현재 안팎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교회를 위해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교회의 본질이 충실한 교회가 많아져야만 합니다. 복음에 대한 열정을 회복해야만 합니다. 기독교인들이 세상 사람들과 똑같이 이기적이고, 부를 쫓는데 혈안이 돼있다면 누가 교회를 찾고, 희망을 기대하겠습니다. 기도를 소홀히하고 전도를 하지않고 예배를 등한시한다면 교회는 빛을 잃게 될 것입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교회. 그리고 목회자들이 먼저 삶 속에서 보여줘야할 것입니다.”  
 

 ▲은퇴 후 계획도 궁금합니다.

“후임 목사를 위해 12년 전부터 기도하면서 준비했습니다. 가장 적합한 분을 후임자로 청빙하게 됐으니 목회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울교회를 위해 멀리서 지켜보면서 기도하겠습니다. 현재의 한국 교회가 신뢰를 잃고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은 지도자의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한국교회 목회자 중 한 사람입니다. 빚진자의 마음으로 죽는 날까지 복음을 전하겠습니다. 선교와 인재를 키우는 일에 몸과 마음을 다하겠습니다.”

 김미진 기자

◇원팔연 목사가 걸어온 길

 -성결대학교 신학과 졸업
 -서울신학대학교 목회대학원 졸업
 -미국 리버티신학대학원 목회학박사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 목회연구원 졸업
 -전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전 세계복음화예술선교협의회 총재
 -전 우간다 쿠미대학(종합대학) 초대총장
 -전 서울신학대학교이사장
 -현 국가원로회 부의장
 -현 필리핀 바울대학 이사장
 -현 전북성지화추진위원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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