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회 전국체전, 체육 강도 만들자
제99회 전국체전, 체육 강도 만들자
  • 남형진 기자
  • 승인 2017.11.2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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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체육의 명성은 과거 전국 어느 시도와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았다. 훌륭한 선수와 지도자, 인프라가 더해지면서 전국적으로도 강력한 전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전북체육의 현주소는 과거에 비하면 그다지 내세울 것이 많치 않다. 선수층은 얇아졌고 인프라는 노후해져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북에서는 내년에 제99회 전국체전이 개최된다.

체육 강도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자 열악한 인프라와 선수층 확보를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전북도와 전북도체육회 등은 내년 99회 전국체전 개최 준비와 선수단 전력 강화 등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제99회 전국체전 준비 상황과 체육 강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필요한 점은 무엇인지 짚어본다.
 

▲제99회 전국체전 경기장 확충 순조롭게 진행.

내년에 익산종합운동장을 중심으로 도내 일원에서 개최될 제99회 전국체전 준비는 지난해부터 총 사업비 633억원이 투입돼 테니스장과 역도 등 3개 경기장을 신설하고 50개소 경기장을 개·보수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전북에서는 지난 2003년 이후 15년만에 개최되는 전국체전이며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이른바 ‘알뜰체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주경기장은 익산종합경기장을 리모델링하는데 총 278억원이 투입되며 지난 3월 착공돼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축구 등 종목별 경기장 개보수 사업에는 323억원이 투입되며 경기장 공·승인 일정을 감안해 모든 공사를 내년 상반기 안에 마무리 한다는 계획으로 추진중이다.

특히 내년 체전 시설 개보수의 중점은 주차장과 경사로, 화장실 등 장애인들의 편익을 최대한 고려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받을 만한 점이다.

▲전국체전 3위 달성 위한 경기력 강화 추진.

전북도는 내년 전북에서 개최되는 제99회 전국체전에서 종합 3위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기초종목 육성 및 도내 실업팀 창단 확대 등 체계적인 전력 강화 계획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도와 시군에서 운영중인 실업팀을 지역 학교 클럽 등 운동부와 연계해 초중고 우수 학생들이 타지역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안정적인 운동 여건을 조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혁신도시 입주기관인 국민연금공단,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공공기관을 비롯해 전북도시가스 등 지역 기업들을 대상으로 종목별 실업팀 창단을 적극 설득하는 방안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도내 지역에서 전주와 군산, 익산을 제외한 나머지 11개 시군이 운영중인 실업팀을 현재 1개 팀에서 2개 이상이 될 수 있도록 지자체들의 추가 실업팀 창단도 독려해 나갈 방침이다.

▲경기력 강화를 위한 필요충분 조건은?

전북 체육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선수들이 마음 놓고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안정적인 여건 조성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올해 충북에서 열린 제98회 전국체전에서도 전북 출신 선수들이 타지역 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거는 순간을 바라보는 전북 체육인들은 씁쓸한 미소를 지을수 밖에 없었다.

고향 후배가 좋은 성적을 냈으니 마음속으로는 좋지만 전북과 경쟁하는 지역 대표로 출전한 것을 보면 마냥 좋아할 수는 없는 것.

우수 선수 유출을 막기 위해서는 더이상 애향심에만 호소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높다.

우리 지역 우수 선수들이 전북을 대표해 마음껏 기량을 펼칠수 있는 멍석을 깔아주지 않고서 고향을 위해 희생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이기심일 뿐이다.

때문에 전국적으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도내 실업팀 운영 상황에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는 정책적인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전북에는 전북도와 14개 시군이 20개 종목에서 23개 팀을 운영중이며 도체육회가 8개 종목(8개팀), 도내 5개 기업체가 4개 종목(5개팀), 재경팀(2개 기관, 3종목, 3개팀) 등 모두 39개 실업팀이 운영되고 있다.

전국체전 때마다 전북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인근 전남은 실업팀이 44개며, 충남 51개, 충북 44개, 강원 51개, 대전 46개 등으로 모두 전북 보다는 많다.

물론 전북 지자체들의 재정적인 상황이 열악하고 기업적인 기반이 미약하다는 점을 고려해도 전북의 실업팀 운영 현황은 전국 최하위권임에 틀림이 없다.

이같은 상황에 대한 변화가 없이는 우수 선수의 유출은 반복될 것이며 전북 체육의 경기력 강화를 위한 노력도 물거품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높다.  

▲지속적인 인프라 확충은 전북 체육의 미래

전북이 체육 강도로서의 면모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수 선수 육성과 안정적인 연건 조성도 필요하지만 기량 향상을 위한 체육 인프라 확충도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전북의 경우 현재 익산 종합경기장을 제외하고는 국제 규격을 충족하는 1종 경기장이 없는 상황이다.

내년 제99회 전국체전의 경우 도내 14개 시군에 있는 기존 시설을 최대한 리모델링해 알뜰 체전으로 치른다는 계획이지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 현재의 시설로는 전북 체육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지적이 높다.

제97회 전국체전이 개최됐던 충남 아산 일원과 제98회 전국체전이 열렸던 충북 충주 등을 보면 전북과는 비교 자체가 안될 정도로 훌륭한 체육 인프라가 즐비하다.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전북 체육인들은 이같은 시설을 마주할 때마다 “참 부럽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북이 체육 강도로서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가 전제돼야 한다. 도내 지자체들의 재정적인 상황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일각에서는 3-4개 시군이 권역을 이뤄 미래를 겨냥한 체육 인프라 확충에 나서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과거 처럼 체육 시설을 지자체장의 치적물로 여길 것이 아니라 전북 체육의 미래를 위한 투자의 개념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록 종목과 개인·단체 및 체급 종목 육성 시급

올해 전국체전에서 거둔 종목별 성적을 보면 전북 체육이 처해있는 문제점을 그대로 대변해주고 있다.

전북은 올해 전국체전에서 기록 종목과 개인·단체, 체급 종목에서 지난해 보다 현저하게 부진함을 보였다.

물론 전국체전의 경우 고등부 경기에서 당일 컨디션과 분위기 등에 따라 변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해도 당초 예상했던 성적에 비해 상당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은 단시일내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며 우수 선수 육성 역시 적어도 2-3년 이상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체육인들의 중론이다.

때문에 종목별로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교에 이르는 저변 확대 시스템이 현재보다 더 확충돼야 하며 대학, 실업팀에 이르는 선수 관리 체계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남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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