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도시재생
프랑스 파리의 도시재생
  • 장정철 기자
  • 승인 2017.11.2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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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폐기된 공공건축물의 도시재생 <2>
프랑스 파리의 도시재생은 크게 파리도시설계원(APUR)과 오르세 미술관, 파리 리노베이션 프로젝트 등으로 크게 나뉜다.
 
프랑스 파리의 도시재생은 크게 파리도시설계원(APUR)과 오르세 미술관, 파리 리노베이션 프로젝트 등으로 크게 나뉜다.

파리도시설계원은 50년 된 도시계획 전문 연구분석기관으로 파트너 기관만 무려 25개에 달한다. 각 기관들이 프로그램을 짜서 도시재생에 대한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다.

파리는 지난 1960~70년대 도시개발이 본격화되면서 근대 건축물이 사라지는 아픔을 겪었다. 구도심이 재개발되면서 빈 공공기관마다 재활용 방안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또한 도축장들이 외곽으로 이전하면서 공동화현상으로 텅 비었고, 폐 기차역도 활용방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이런 가운데 건축가들이 중심이 되서 기존건물 활용에 대한 국제공모와 컨퍼런스, 연구개발이 뜨겁게 논의된 가운데 공기업과 사기업들이 잇따라 프로젝트에 뛰어들었고 파리도시설계원의 역할도 더욱 커졌다.

파리 리노베이션 프로젝트는 도시재생을 큰 틀로하되, 시 소유 부지와 시설의 활용도를 최대치로 끌어 올렸다.

파리 10개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빈 공간에 스타트업 신생기업들을 분포시키는 등 도시재생과 공동화현상 방지에 초점을 맞췄다.

▲ 프랑스 파리의 도시재생은 크게 파리도시설계원(APUR)과 오르세 미술관, 파리 리노베이션 프로젝트 등으로 크게 나뉜다.
■옛 오르세역을 재활용한 오르세 미술관 

파리 오르세 미술관은 파리 세느강변에 위치한 국립미술관으로, 루브르 박물관과 튈르리 궁전을 마주하고 있다.

오르세 미술관 건물은 지난 1900년 파리에서 열린 만국박람회를 앞두고 오를레앙 철도회사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건설한 철도역 겸 호텔이었다.

건설 당시 루브르 박물관, 튈르리 궁전과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철도역의 금속 구조물은 모두 석회암으로 가렸다. 117년 전에 지어졌지만 당시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될 만큼 화려하고 아름다운 건축물로 평가받았다.

지난 1900년부터 1930년대 중반까지 실제로 오르세 역은 프랑스 서남부를 잇는 교통요지로 활용됐다.

그러나 오르세 역도 빠르게 발전하는 철도 기반시설에 점차 밀라고 테제베 등 새로운 교통 시스템의 도입으로 플랫폼의 규격이 맞지 않게 되면서 지난 1939년 통근 열차로 그 역할이 축소됐다.

이후 오르세 역은 1945년 죄수 수용소, 1958년 드골 장군의 정계 복귀 선언 장소, 1960년대에는 영화 촬영 장소 등으로 사용되는 등 갈피를 못잡다가 아예 철거 위기까지 맞기도 했다.

이후 은행이나 항공사 건물 등으로 검토되기도 했지만 결국 세계적인 호텔을 건축하는 것으로 방향이 결정됐다. 재개발이나 재활용이 아닌 완전 철거로 결정이 난 것이다.

그러나 파리의 건축정책이 급변하면서 호텔 허가가 나지 않아 겨우 철거위기에서 벗어나지만 역은 1973년 완전히 문을 닫았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정부는 오르세 역의 보존과 활용책을 놓고 검토를 시작했고 뜨거운 감자가 된 끝에 프랑스 정부 소속 박물관 국에서 오르세 역에 미술관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프랑스 정부는 1978년 오르세 역의 건물을 ‘역사 기념물’로 지정했고 이후 파리시위원회가 역 건물을 재활용해 미술관으로 재구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됐다.

우여곡절끝에 1986년 12월 미테랑 당시 대통령이 오르세 미술관의 개관을 선포했고, 대중들에게 개방돼 30년 넘게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오르세 미술관은 문닫은 기차역을 개조한 만큼 내부에 플랫폼이나 기차역 돔 등 옛 모습을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다.

미술관에는 주로 1848년부터 1914년 사이의 다양한 예술작품과 조각품 등이 전시돼 있다.

오르세 미술관은 총 3층 건물로 돼 있다. 1층에는 자연주의 화가인 밀레의 이삭 줍기, 만종, 씨 뿌리는 사람 등 농부들의 일상을 그린 유명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모네의 ‘풀밭 위의 오찬’, 마네의 ‘피리 부는 사나이’ 등도 볼 수 있다.

2층에 올라가면 우리에게 친근한 반 고흐의 자화상, 고갱의 타히티의 여인들을 비롯해 아르누보의 작품 등이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3층에는 마네의 풀밭 위의 오찬, 드가의 발레 수업, 르누아르의 물랭 드 라 갈래트의 무도회 등 인상주의와 후기인상주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파리도시설계원(APUR)

프랑스 국가 기관이자 파리 도시설계를 주관하는 파리도시계획설계원(APUR).

파리 도심 세느강변의 최고층에 자리잡고 있는 이 기관은 중구난방으로 개발되는 도시계획을 통제하고 관리하고 있다.

무분별한 난개발로 파리의 구도심이 고통받자 각 도시의 전통이나 역사 등을 고려한 일관성 있는 계획을 통해 장기적인 안목을 바탕으로 개발이나 보존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파리의 전반적인 도시계획을 담당하는데 건축가, 도시계획가, 지리학자, 경제학자 등으로 구성됐다. 파리의 건물이나 지역에 대한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따져 미래 파리의 모습을 설계하고 연구한다.

대표적인 곳이 라데팡스지구다.

구도심의 팽창에 따라 조성된 신도시로 금융 산업 정보분야 등의 글로벌 기업 본사 10여곳이 자리잡은 업무용 지구다.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골목길 등 전통과 낭만을 고수하는 구도심이 수용할 수 없는 기능을 라데팡스지구가 담당하고 있다. 구도심을 보존하기 위해 도심부 중앙이 아니라 외곽에 형성됐다. 최첨단 신도시로서 구도심과 기능을 분리한 것이다.

    

▲ 크리스티안 블랑코트(파리도시설계원 도시설계 디렉터)
<인터뷰> 크리스티안 블랑코트(파리도시설계원 도시설계 디렉터)

파리는 상당히 오래된 고도로 옛날의 모습을 여전히 보존하고 있습니다.

도시가 급격히 팽창했지만 외곽에 신도시를 조성해 역할을 철저하게 분리한 것이 특징입니다.

파리에는 도시재생에 성공한 여러모델이 있습니다.

지상은 공원녹지, 지하는 행사장으로 사용하는 아트갤러리를 비롯해 폐철길을 12㎞에 이르는 산책로로 조성한 곳도 있습니다. 바스케 12구에서 남동쪽숲까지 산책로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또 프로방프랑테 등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버려진 슬럼가를 활기있는 문화활동 전시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등 외부지원과 참여를 통한 도시재생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문닫힌 항구를 공원으로 만들고 버려진 도축장을 문화복합공간으로 바꾸는 등 기존의 시 소유의 부지나 폐건물을 통한 도시 리모델링, 활성화를 성공적으로 실시해 파리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되돌려주고 있습니다.

대개 사람들은 새 건물이나 신도시를 선호하지만 파리시민들은 전통을 좋아하고 고수합니다. 무조건 옛 것이라고 해서 버리고 허물기보다는 유지와 보수를 하는 것이지요. 어차피 한정된 부지와 공간에서 건물 신축은 한계가 따르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파리 신도시나 구도심을 떠나 균형발전과 도시리모델링, 재건축, 도시재생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파리의 리뉴얼에 나서는 것입니다.

프랑스 파리=장정철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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