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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와 투서
강현직 前전북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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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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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미국 대통령선거를 혼란에 빠트리게 만든 주역으로 가짜뉴스가 있었다. 누구나 쉽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지만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잘못된 정보가 폭발적으로 퍼져 나가 악영향은 그만큼 커진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도날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는 뉴스는 무려 96만 건의 공유를 기록했고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IS)에 무기를 판매했다’는 내용은 79만 건의 공유를 기록하며 트럼프 당선에 영향을 미쳤다.

 가짜뉴스는 실제 뉴스 형식을 갖춘 정교하게 공표된 일종의 사기물 또는 선전물, 허위정보로 과거에는 유언비어란 이름으로 퍼져 나갔지만 요즘은 매체 수가 증가하고 다양한 플랫폼이 늘면서 더욱 양산되고 있다. 가짜뉴스는 오보나 왜곡된 뉴스와는 다르며 언론이 아닌데 언론인 것처럼 포장하고 진짜 뉴스처럼 사람들을 속일 수 있기 때문에 더 우려스러운 면이 있다.

 실제로 독일 라이프리치 한 마을에서 가톨릭신자들이 경건한 마음으로 흰 옷을 입고 세례행사를 하는 사진에 ‘무슬림 난민들이 모여 이슬람국가(IS)를 세우려 한다’고 설명을 붙여 페이스북에 올리자 1주일새 47만 명이 봤다. 독일 정부는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자 세계 최초로 법적 규제를 내놨다. 유포자뿐 아니라 플랫폼 기업까지 규제하는 법을 만들었다. 기업은 플랫폼에 올라온 가짜뉴스, 혐오발언 등을 모니터링하고 명백한 불법정보는 24시간 안에 삭제해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플랫폼 기업에 최대 5,000만 유로, 우리 돈으로 646억 원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가짜뉴스는 정치적 동기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일부는 경제적 이익을 위해 정보를 조작하기도 한다. 또 이들은 이목을 끌기 위해 강렬한 제목을 사용하거나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자극적인 내용을 기사로 내보낸다.

 대중을 상대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여론을 왜곡하는 것이 가짜뉴스라면 특정인이나 특정집단을 상대로 사실을 왜곡하고 악의적 내용을 담아 그들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한 투서가 있다. 투서는 대부분 익명으로 남을 헐뜯거나 의혹을 제기해 조직 사회의 혼란을 부추기고 상처를 준다.

 얼마 전 1920년대 도산 안창호 선생을 공산주의자로 모함하는 투서가 미국 이민국에 접수됐던 사실이 확인됐다. 안창호 선생은 실제로 투서가 접수된 이듬해 이민국 조사를 받았고 다음해인 1926년 미국에서 추방됐다. 최근 지방 한 도시는 ‘카더라식 투서’가 수십건 접수되어 수사기관까지 나서는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투서는 행정력 낭비뿐 아니라 조직사회의 불신을 조장하는 근원이라는 점에서 사라져야 할 구악이며 처벌받아야 마땅하다. 목민심서는 ‘무릇 괘서(掛書)와 투서는 불살라 없애버리거나 조용히 살펴볼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조선시대 현행법과 보통법으로 적용된 중국 명나라의 형률서인 대명률(大明律)에는 ‘무릇 참위서(讖緯書)·요서(妖書)·요언(妖言)을 만들거나 그것을 퍼뜨려 군중을 현혹시키는 자는 참형에 처한다’고 되어 있으며 경국대전 형전에도 ’익명서가 비록 국사에 관계된 것이라 해도 부자간에도 서로 말을 전해서는 안 되며 익명서의 말을 전한 경우나 며칠이 지나도 그것을 태우지 않는 경우 모두 대명률에 의하여 논죄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예부터 가짜 뉴스와 투서는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고 올바른 가치관에 반하는 악행으로 법률적 단죄를 받아왔다. 그러나 가짜뉴스와 투서는 지금도 횡행하고 있다. 공정하고 정당한 사회를 위해서도 여론을 왜곡하고 특정인을 헐뜯어 올바른 의사결정까지 방해하는 행위는 명백히 엄단돼야 한다. 우리 사회에 이런 일들이 얼마나 자행되고 있는지 피해자는 없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강현직<前전북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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